브람스와 교육환경
2003-07-11 16:46 l 관리자기자 epnnews@empal.com



얼마 전, 서울의 교육 특구로 일컬어지는 한 지역을 걸어보는 기회를 가졌다. 강남의 압구정 역을 나와서 겔러리아 백화점 언저리에 있는 한 레스트랑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강남구청 역까지 걸어 본 것이다.
이 골목 저 골목을 누비며 찬찬히 살펴보았는데도, 왜 이 지역이 자녀들을 교육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 되고 있는지 그 까닭을 알 수 없었다. 시야에 들어오는 그 어떤 시설이나 구조물도 결코 좋은 교육과 관계 지을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것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비교육적인 환경만이 득실거리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만약에, 오늘 날 서울의 이 지역에 맹모(孟母)가 살게 된다면, 설사 많은 비용이 든다고 하드라도, 아들의 교육을 위해서는 그 지역을 떠나갔을 법한 그런 환경이 분명한데, 오늘 서울의 맹렬한 어머니 맹모(猛母)들은 기를 쓰고 이 지역으로 몰려들어 집값을 천정부지로 올려놓는다고 하니, 알다가도 모를 노릇이 아닌가?
현대 물질문명이 만들어 내는 부정적인 요소들이 한 자리에 어울려 독버섯 같은 꽃을 피우고 있는 이 지역이 아닌가? 기적을 이루었다는 이 지역의 대형교회들 때문에? 그러나 그 목회자들의 행태들이 결코 교육적일 수는 없다는 소문들이 무성한데도 말인가?
하긴 같은 양복을 입고 있는 사람이 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듯, 교육 환경이란 겉보기에 달린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문득 위대한 작곡가 브람스가 자란 환경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브람스의 전기 작가 K. 가이링거에 의하면, 브람스가 태어나서 자란 북부 독일의 함부르크의 항구 주변은, 도대체 음악이니 예술이니를 말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다고 한다. 허름한 목조 아파트가 들어차 있어 햇빛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음산한 슬럼가에서 위대한 작곡가 브람스는 태어났고, 그 곳에서 브람스는 유년기에서 소년기를 거쳐 청년기를 보낸다.
그러나 그런 환경에 둘러싸였어도, 그의 가정만은 결코 음산하다거나 비참했던 것은 아니었단다. 그것은 헌신적으로 남편과 아들을 보살피는 어머니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가이링거는 이렇게 쓴다. “대체적으로 말한다면, 평화와 기쁨이 브람스의 가정을 지배하고 있었다.”
아버지 야콥은 일류 연주가를 꿈꾸고 홀스타인의 작은 마을에서 대도시 함부르크로 나아온 콘트라베이스 주자였다. 이 곳에서 17세 연상인 크리스티아네를 만나고 곧 결혼해서 일녀 이남을 낳는다. 크리스티아네는 귀족 출신이었다고 한다. 엄청난 연령과 출신계급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가정이 화목할 수 있었던 것은 음악에 전념하는 젊은 남편을 어머니와 같이 따뜻한 자세로 돌보는 아내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전기 작가에 의하면, 오하네스 브람스의 어머니 크리스티아네는 타자를 위해서 봉사하는 것을 더 없는 보람으로 여기는 여성이었다고 한다. “자신을 위해서만 살며, 다른 사람을 위해 살지 않는 사람은 인생의 반쪽만을 사는 셈이지요.” 이렇게 한 편지에서 쓰고 있다.
훗날 브람스는 스승이자 친구인 슈만의 아내 클라라를 사랑하게 된다. 그녀는 브람스보다 14세 연상이었고 일곱 자녀의 어머니였다. 슈만이 정신병으로 죽게 되어 둘이 합할 수 있는 조건이 다가왔을 때, 브람스는 오히려 그 꿈을 던져 버렸다. 그러나 클라라와의 사랑은 40년이나 지속되었다. 그리고 브람스는 클라라가 죽은 이듬해에 그 뒤를 따르듯 이 세상을 하직했다.
아버지 야콥은 늙은 아내가 죽자 곧 18세나 연하인 카로리네와 결혼한다. 당시 야콥의 나이 59세였고 새 아내는 41세였다. 그러나 아버지에 대한 브람스의 사랑은 변하지 않았다. 그는 다시 행복해하는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서 빈으로 초청하고, 스위스여행에도 동행한다. 그러면서 자신은 일생을 독신으로 보냈다.
브람스는 한 음악가로서 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도 다른 사람들이 우러러 보게 하는 삶을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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