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전도자 서 상 륜(1848-1921)
2006-03-22 15:59 l 관리자기자
치료비 대신 받은 성경




백홍준과 이응찬 등이 만주 잉쿠에서 매킨타이어 선교사에게 세례를 받았던 1879년에 또 다른 조선인 장사꾼이 잉쿠를 방문했다. 한국 초대교회사에서 개척자의 한 사람으로 이름을 올리게 될 서상륜(徐相崙)이다. 그 역시 의주의 가난한 ‘몰락 양반’ 가문에서 출생하여 열네 살 때 부모를 모두 잃고 사업을 벌였다가 가산을 탕진하는 실패를 겪은 후 한 때 방탕한 생활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던 중 마음을 다잡고 고향 친구들과 함께 중국 무역에 종사하였는데 1879년 홍삼 장사를 하러 잉쿠까지 갔다가 거기서 돌연 병에 걸려 ‘거의 죽을 지경’에 이르렀다. 마침 그 무렵 잉쿠에서 성경을 우리말로 번역하고 있던 이응찬과 최성균, 이익세, 김진기 등 의주 출신들이 고향 친구 서상륜의 딱한 사정을 알고 매킨타이어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로스는 안식년 휴가를 얻어 영국에 가 있었다). 매킨타이어는 즉시 서상륜을 자기 집으로 옮기고 친구 의사에게 부탁하여 치료하도록 했다. 서상륜은 영국인 의사의 왕진 치료를 받고 살아났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 서상륜은 그 때 일을 다음과 같이 증언하였다.
“내가 이십 칠년 전에 대청국 광동성 우장지방 영구라 하는 항구에 여간 사소한 장사를 갔다가 뜻밖에 신병이 나서 거의 죽을 지경에 당하였나이다. (나의 사랑하는 형제들이여) 그 때에 감사하신 그리스도께서 그곳에 있어 전도하시는 대영국 목사 마근태 씨에게 감동하사 나를 객점에서 자기 집으로 옮기고 동국 의사를 청하여 매일 이 삼차씩 진병하매 거의 두 주일 동안에 회생하였나이다. (나의 사랑한 형제들이여) 그 때에 나는 알지 못하였으나 감사하신 그리스도도께서 그 때부터 나를 부르셨나이다. 그 때 처음 마근태 목사에게 그리스도 예수씨 복음을 듣고 성경책도 열어 보았나이다.”
‘마근태’(馬勤泰)는 매킨타이어 선교사의 한자 이름이다. 죽을 줄 알았던 서상륜은 매킨타이어의 집에서 치료 받은 지 두 주일 만에 살아났다. 그 집에서 생명만 건진 것은 아니다. ‘새로운’ 종교도 만났다. 매킨타이어 목사는 물론이고 그 집에 함께 있던 ‘의주 출신’ 교인들과 중국인 교인들은 모두 ‘예수교’를 하는 사람들이었다. 매킨타이어는 치료 중인 서상륜을 찾아와 한문 성경책을 주고 읽어보라 하였지만 그는 마음을 열지 않았다. 대원군 통치가 아직 끝나지 않던 당시 상황에서 예수교를 한다는 것은 목숨을 담보로 하는 위험한 ‘모험’이었다. 비록 가난한 장사꾼이 되었지만 뿌리 깊은 ‘양반 의식’이 남아 있던 서상륜은 선뜻 예수교를 할 의사도, 용기도 없었다. 치료비를 정산할 때가 되었을 때 돈을 낼 처지가 못 되었던 서상륜은 “고맙다.”고만 할 뿐이었는데 그런 그에게 매킨타이어는 “고마운 마음이 들면 성경을 읽으라.” 하였다. 서상륜은 미안한 마음에 선교사가 준 성경책을 읽어보겠다는 약속을 하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치료비 대신 성경책을 갖고 온 것이다.
고향으로 돌아온 서상륜은 다시 장사 일에 손을 댔으나 하는 일마다 실패였다. 결국 ‘고향에는 몸을 의탁할 곳이 없을 지경’까지 되었다. 그제서야 선교사에게 받아온 성경을 읽기 시작했고 예수교에 대한 생각도 차츰 바뀌었다. 그는 2년 만에 다시 압록강을 건넜다. 마침 그 무렵 안식년 휴가를 마치고 잉쿠로 돌아온 로스가 그를 반갑게 맞아 새 종교에 대한 그의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그렇게 로스에게 성경과 교리를 배우는 과정에서 허례와 가식만 남은 유교와 달리 기독교는 사랑을 실천하는 은혜의 종교라는 점을 깨달았고 동시에 “외모로는 공맹의 도를 숭봉하며 문벌을 자뢰(藉賴)하고 안으로는 교만과 궤휼과 거짓과 간음과 탐냄을 품어 남의 생명을 해하고 재물을 속이며 남을 업수히 보았던”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다. 그리고 마침내 1881년 5월 로스 선교사에게 세례를 받았다. 이후 그는 로스와 함께 심양으로 자리를 옮겨 성경 번역에 참여하였고 1882년 백홍준과 함께 한국인 최초 매서인이 되어 그 해 심양에서 인쇄한 <누가복음>과 <요한복음>을 갖고 압록강을 건넜다. 마음으로 믿는 복음을 가슴에 안고 돌아온 것이다.
서상륜은 1848년 의주 양분가문에서 출생, 1879년 만주 영구에서 스코틀랜드 선교사 매킨타이어를 만나 개종을 결심, 1881년 로스에게서 세례를 받고 성경번역에 참가, 1887년 9월 서울 정동에서 최초 조직교회(현 새문안교회)를 설립, 이후 전도인으로 서울과 지방에서 활약하다 1921년 소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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