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기도회 유감-강 경 신 목사
2014-06-05 14:31 l 교회연합기자 epnnews@empal.com

세월호 참사 기도회 유감



지난 1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유족들을 위로하는 범기독교적인 기도회가 명일동에 소재한한 대형교회에서 열렸다. ‘세월호 참사 위로와 회복을 위한 한국교회 연합기도회’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모여 드린 이날 기도회에는 내 노라 하는 유명한 교회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거기에 박근혜 대통령도 참석하였다. 이만하면 과히 국가적 차원의 기도회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곳에 모인 교회지도자들은 성도들과 함께 무릎을 꿇고 눈물로 회개하는 기도를 간절히 드렸다.
그런데 그 기도회 이후 말이 더 무성해졌다. 이 소식을 접한 일반인들이나 네티즌들의 반응이 싸늘하다. 뿐만 아니라 기독교인들 중에도 의아하게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필자도 마찬가지다. ‘세월호 참사 위로와 회복’이라는 분명한 기도제목을 가지고 모였지만, 정작 그곳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유가족들과 실종자 가족들은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필자는 기도회를 주최한 분들에게 묻고 싶다. 도대체 누구를 위로하기 위한 기도회인지, 무엇을 회복하고자 모였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거창한 이름의 기도회와는 달리 기도회의 성격과 내용이 불분명하고 아리송하기만 하다. 그동안 세월호 참사이후 국민들의 온갖 비난을 감수해야 했던, 그래서 마침내 눈물을 흘리면서 사과한 대통령을 위로하자는 것인지, 아니면, 세월호 참사로 억장이 무너져버린 국민들을 위로하자는 것인지, 무엇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이전에 불교계와 천주교계의 모임에 대통령이 참석하였으니, 우리 기독교도 뒤질세라 속히 기도회를 열어 대통령을 꼭 모시자고 했던 것인지 그것도 모르겠다.
지난 해 10월 부산에서 열렸던 제10차 WCC 총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던 대통령을 이 기도회에 모셨으니 대단한(?) 기도회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 기도회가 과연 국민들의 눈에는 어떻게 비쳐졌을까? 이 기도회를 통하여 세월호 참사 유족들이 얼마나 위로를 받았을까? 이 기도회를 통하여 땅에 떨어진 한국교회의 신뢰를 얼마나 회복하였을까?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그 평가가 다양할 수가 있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이 기도회는 일반인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하나의 행사로만 끝난 것 같아서 안쓰럽기 그지없다.   
왜 오늘날 교회지도자들은 걸핏하면 회개를 말하고 마치 뒷북을 치듯이 대규모기도회를 여는 것일까? 누구를 위해 기도회를 하며, 무엇을 위해 그토록 요란하게 기도하는 것일까? 이번 세월호 참사가 정말로 ‘내 탓이요’라고 여긴다면,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가 아니라, 은밀하신 하나님 앞에서 조용히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통회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지 않다면 차라리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려야 하는 것이 아닌가. 기도회에 대통령을 모시기보다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을 모셔야 했던 것이 아닌가. 
이 기도회에서 “세속적 가치를 추구하고, 개인의 도덕적 상실과 분열을 거듭해 온 것을 회개하자”고 선포하였다고 한다. 물론 이번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한국교회 전체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을 회개하고 새롭게 거듭나기를 바라는 지극히 당연한 선언이다. 하지만 이와같은 회개의 구호와 선언은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식상하게 들린다. 참으로 안타깝게도 그동안 회개를 소리쳐 말하고 연합을 크게 외치던 교회지도자들이 도덕적 파행과 교회분열의 중심에 서 있었다는 것을 그들은 아는가 모르는가. 
그동안 한국교회는 너무 쉽게 회개를 말했다. 필자는 7년 전 상암경기장에서 열렸던 기도회를 지금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10만명이 넘는 성도들이 참여해서 “이놈이 죄인입니다”라고 부르짖던 고 옥한흠목사님의 설교에 모두가 눈물을 흘리며 가슴을 치며 기도하였다. 1907년 평양에서의 회개운동이 일백 년 만에 다시 재현되는 듯싶었다. 그래서 모두가 감격했다. 그러나 7년이 지난 지금 교회는 여전히 세상 사람들에게 비난과 조소의 대상이 되고 있다. 혹자가 말했듯이 교회가 세상을 걱정해야 하는데, 이제 교회가 세상을 걱정하게 되었다. 백년의 회개도 부족해서인가 여전히 한국교회는 그때 했던 회개의 레퍼토리를 지금도 그대로 되풀이하고 있다. 모두가 회개를 말하는 이 때에 참 회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디에서 진실한 회개를 해야 하는지 골방에서 조용히 하나님께 물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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