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끝난 <벌거벗은 임금> 이야기
2015-01-16 16:15 l 교회연합기자 epnnews@empal.com

덜 끝난 <벌거벗은 임금> 이야기


어느 나라에 욕심 많은 임금이 있었다. 거짓말쟁이 재봉사 일당이 임금을 찾아와서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옷을 만들어 주겠노라고 제안한다. 그러면서, 그 옷은 그 옷을 입을 자격이 없고 어리석은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특별한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이는 바람에 귀가 솔깃해진 임금은 얼른 그들을 위해 작업실을 마련해주는가 하면 신하들로 하여금 각별히 그들을 보살펴주도록 당부하는 일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신하들이 눈을 닦아가며 살펴보아도 그들의 눈에는 옷을 만들고 있다는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날마다 재촉하는 임금에게는 멋진 옷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거짓으로 보고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자신들의 어리석음이 드러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 재봉사가 임금에게 옷이 완성 되었다며 입어보라고 했다. 임금의 눈에도 옷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임금 역시 자신의 어리석음을 감추자면 옷이 보이는 척 할 수밖에 없었다.
임금은 입을 자격이 없고 어리석은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다는 그 새 옷을 입고 거리행진을 나서게 된다. 소문을 듣고 길가에 늘어선 많은 사람들은 옷이 매우 훌륭하다고들 칭송했다. 그런데 마침 그 모습을 본 한 어린아이가 “임금님이 벌거벗었다!”하고 소리치는 것이었다. 그제야 모두 속은 것을 알아차리게 됐다는 <벌거벗은 임금> 이이야기는 현실에서는 여기에서 끝이 나지 않는다. 원작자 안데르센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현실이 그러니 어쩔 수 없다.
재봉사와 그의 일당, 아니 지금은 훌륭한 디자이너와 예술가로 변신한 일당이 다시 임금을 부추기고 나선 것이다. 임금님은 벌거벗은 것이 아니라 아주 멋진 옷을 입고 있는 것이라면서. 거짓말은 한 것은 그들이 아니라,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아이라 했다. 게다가 그 어린아이의 부모의 출신 성분이 좋지 않다는 사실도 보고했다. 수사당국이 조사해본 결과 그 부모가 아이에게 초콜릿을 사주며 임금님이 벌거벗었다고 소리치도록 부추겼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또 출신성분이 나쁜 어린아이의 부모의 친척들이 늘 임금님을 헐뜯고 성가시게 구는 이웃 나라로 도망해서 거기에서도 임금은 벌거벗었다며 계속 거짓선전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일당은 임금에게 해결책을 내놓겠노라며, 외국으로부터 눈이 밝은 인사를 초청해오자고 요청했다. 그들로 하여금 임금님은 벌거벗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멋진 옷을 입고 있다는 사실을 백성들에게는 물론 널리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도 알려야한다고 역설했다.   
제안은 받아들여져서 곧 잘 사는 선진국에서 눈이 밝다는 사람들을 데려온다. 그들은 융숭한 대접을 받아가며 이곳저곳을 살펴 본 후에 그들의 소견을 공표한다. 임금님이 벌거벗었다고 말한 아이의 주장은 거짓임이 드러났다는 것. 그 이유로 벌거벗은 임금님이 다스리는 나라백성이 이렇게 행복하게 살 수는 없기 때문이라는 소견도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눈이 밝은이들을 임금에게 늘 성가시게 구는 이웃나라로 보내서 그들이 직접 목격한 사실을 그 곳 사람에게 알려주기로 했다. 눈이 밝다는 사람들은 이웃나라로 가서 강연도 하고 책도 썼다. 적잖은 사람들이 듣고 읽은 소감을 말했다. 그러면 그렇지 백성을 위해 자신의 건강을 돌보지도 않고 뚱뚱해지려 애쓰며 깍두기 머리에 눈썹까지 밀고 나서는 임금을 벌거벗었다 말하는 사람들의 속내를 알 수 없다고 했다. 책은 곧 우수도서로 선정되어 전국의 도서관에 배포했다.
지식인과 종교인도 더러 거들고 나섰다. 그들은 ‘경계선상의 논리’니, ‘내재적 가치’니 하며 웬만큼 공부한 사람도 알아들을 수 없는 어려운 말을 동원해가며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벌거벗은 임금에 대한 정보는 날조된 것이거나 철학과 예술을 모르는 무식한 자들의 오해에서 온 것이라 했다.  
옛날, 나치스라는 일당이 유대인을 죽이고 이웃 나라를 공격할 때에 하이데거라는 위대한 철학자는, 이를 비판하거나 망명 하는 속빈 예술가나 학자들과는 달리, 신중한 자세로 히틀러는 벌거벗지 않았음을 입증했던 일을 상기하자고도 했다. 나치의 선전 장관 요제프 괴벨스에게서 배우자고도 했다. 괴벨스는 말하지 않았던가. “큰 거짓말도 목청을 높이면 믿게 된다.” “대중이란 거짓말에 대해서 처음에는 부정하고 다음에는 의심하지만 되풀이하면 결국엔 믿게 된다.” 하고.           enoin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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