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 40년> 고 바이츠제커 독일 대통령의 연설문
2015-02-06 10:50 l 교회연합기자 epnnews@empal.com

<광야 40년> 고 바이츠제커 독일 대통령의 연설문



지난 1월 31일, “과거에 눈을 감는 사람은 현재도 볼 수 없다”는 연설로 세계를 감동케 했던 전 독일대통령 바이츠제커(Richard Karl Freiherr von Weizs둩ker, 1920-2015)가 94년의 일생을 마쳤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그의 연설문을 프린터로 출력했다. 10p로 6매 남짓 되는 전문. 1985년, 5월 8일, 독일이 패전 40주년을 맞아, 바이츠제커 대통령이 연방의회에서 행한 명 연설문을 다시 음미해보기 위해서...   
이름으로 짐작할 수 있듯, 그는 독일 귀족(남작) 출신. 육군 장교가 되어 나치가 이끄는 독일군에 참여했었다. 종전 후에는 CDU(그리스도교민주동맹)에 소속, 서베를린 시장을 거쳐, 6대 연방대통령(1984-1994)직을 역임했다.
연설은 이렇게 시작한다. “5월 8일은 마음에 새기기 위한 날입니다. 마음에 새긴다는 것은 어떤 일이 스스로의 내면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성실하고 순수하게 회상하는 일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에게는 진실을 추구하는 작업이 요구되는 것입니다.”
부끄러운 과거사에 대해서도 짧은 연설이 허용하는 한도를 넘게 진솔해서, 그리스도인다운 회개의 자세를 가늠하게 한다.     
“과거에 적이었던 이들이 화해하고자 하는 마음이 되기까지, 자신을 극복하는 일이 얼마나 힘들었을까하는 사실을 잊은 채, 5월 8일을 되새긴다는 노릇이 우리에게 허락될 수 없습니다. 바르샤바의 게토에서 또 체코에서 학살된 희생자들(1942년, 나치의 고관을 암살한 일에 대한 보복으로 프라하 근교의 이 마을을 완전히 파괴했다), 그들에게 우리는 진정으로 가족의 마음이 될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합니다.”
“...강제수용소에서 목숨을 잃은 6백만의 유대인...소련, 네덜란드에서 죽임을 당한 이들, 학살된 집시들, 동성애자들, 정신병환자들, 종교나 정치상의 신념 때문에 죽지 않으면 안 되었던 이들...”을 모두 열거한다.  
“인간의 일생이나 민족의 운명에 있어서 40년이란 세월은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당시 책임 있는 위치에 있었던 아버지 세대가 완전히 교체되기까지 40년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광야 40년”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민수기 32:13> “주께서는 이렇게 이스라엘에게 진노하셔서, 주께서 보시는 앞에서 못된 짓을 한 그 세대 전체가 다 죽을 때까지, 40년 동안이나 광야에서 떠돌게 하셨소”와 <사사기 3:11-12> “...사십 년 동안 전쟁이 없이 평온하였다. 이스라엘 자손이 다시 주님께서 보시기에 악한 일을 저질렀다... 주께서는 모압왕 에글론을 강적이 되게 하여서 이스라엘을 대적하게 하셨다”는 기록이 바탕에 깔려 있다.
말은 이어진다. “연장자들에게는 젊은이의 꿈을 실현해 주어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우리의 의무는 솔직해지는 것입니다. 마음에 새긴다는 노릇이 왜 중요한가를 젊은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 않으면 안됩니다. 유토피아적 구원론으로 도피하거나, 도덕적인 교만에 빠지지 않고, 역사의 진실을 냉철하게 그리고 공평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젊은이를 돕겠다고 다짐하는 말입니다...인간의 죄는 드러난 것도 있고 감춰진 것도 있습니다. 고백한 죄도 있지만 부인해서 묻혀버린 죄도 있습니다. 충분히 자각해서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은 각자가 어떻게 관여해왔는지를 조용하게 자문해주시기 바랍니다...죄의 유무, 늙고 젊고를 떠나서, 우리들 모두가 과거를 받아드리지 않으면 안 됩니다.”
“... 훗날이 되어 지난날의 일을 바꾸거나 일어나지 않은 일로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과거에 눈을 감는 사람은 결국 현재에도 눈을 감게 됩니다. 비인간적인 행위를 마음에 새기지 않으려는 자는 다시 그와 같은 위험에 빠지기 마련입니다.”       
“도덕에 궁극적 완성이 있을 수는 없습니다. 그 어떤 인간이라 할지라도, 그 어떤 곳에서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인간으로서 학습해왔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인간으로서의 위험에 노출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위험을 극복할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에게 부탁합니다. 적의와 증오에 매달리지 맙시다. 러시아사람이나 미국사람이나, 유대인이나 터키인이나, 변화를 주장하는 이나 보수주의자나, 흑인과 백인, 이들에 대한 적의와 증오에 내몰리지 않아야 합니다...자유를 존중합시다. 평화를 위해 노력합시다. 공의를 의지합시다. 정의에 대해서는 내면의 규범을 따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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