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경북 산불 피해 교회 방문해 격려금 전달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고경환 목사)가 지난 4월 17일 역대 최악의 산불 피해를 입은 경북 지역 교회들을 방문해 관계자를 격려하고, 소정의 성금을 전달했다. 한기총은 까맣게 무너진 예배당 터 위에서 하나님의 공의가 피해자들의 상처를 따뜻이 위로하기를 기도했다.
이른 오전부터 시작된 현장 격려는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경북 청송군, 영덕군, 의성군, 안동시 등으로 이어졌다. 일정을 함께한 고경환 대표회장과 김정환 사무총장, 이의현 비서실장은 청송군 목계교회(담임 이상춘 목사), 영덕군 새벧엘교회(담임 신성희 목사), 의성군 하화교회(담임 김진웅 목사) 등을 직접 둘러보고 관계자로부터 피해상황을 보고받은 뒤, 지원 규모를 검토했다.
화마가 지나간 현장은 한참이 지났음에도 그 끔찍했던 상흔은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검게 그을려 바닥에 주저앉아 버린 예배당들은 예전에 교회였다고 믿기 어려울 만큼 처참함이 가득했다.
고경환 대표회장을 비롯한 방문단은 그 끔찍한 모습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으며, 안타까운 마음에 현장 곳곳에 무너진 자재들을 어루만지며 그 날의 악몽같은 기억들을 함께 되짚었다.
고경환 대표회장이 피해 현장을 방문해 한기총의 성금을 전달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영덕군기독교연합회, 새벧엘교회, 의성군기독교연합회, 청송군기독교연합회
영덕군기독교연합회 회장 이충연 목사는 "시뻘건 화마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집어삼킨 것도 모자라 하늘에서 불덩이를 쏟아냈다. 우리는 불 끄는 것은 고사하고, 피하기조차 여력이 부족했다"며 "아마 우리 지역이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을 것이다. 총 12곳의 교회가 피해를 입었는데 그 중 7곳이 완전 전소됐다. 성도들의 피해도 컸는데 총 103가정의 주택이 전소 됐다"고 전했다.
의성군기독교연합회 회장 김규 목사는 "교회와 성도들의 피해가 상당하다. 5곳 교회가 결코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고, 성도들의 주택은 26채나 전소됐다"며 "특히 120년된 하화교회가 전소되는 너무도 가슴 아픈 사고가 발생했다. 1904년 설립된 하화교회는 한국 기독교의 초창기 역사를 간직한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은 교회인데, 참으로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날 한기총이 찾은 하화교회 피해 현장은 모든 것이 불에 탄 채 지난 2007년 세운 '창립 100주년 기념비'만 덩그러니 무사해 더 큰 안타까움을 선사했다.
역시 전소 피해를 입은 한기총 소속의 경북 영덕 새벧엘교회(담임 신성희 목사)도 방문했다. 신성희 목사와 일가족 4인은 이번 화재 당시 큰 화를 당할 위기에 처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간신히 목숨을 구했다.
신 목사는 “그 날의 끔찍한 상황을 떠올리지 않으려 몸부림치며, 우리를 살려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고백으로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다. 현재 임시처소에서 예배를 드리며 도움을 강구하던 중 하나님의 응답으로 오늘 한기총을 만나게 됐다”며 “모든 목회 터전을 잃고 빈털터리 된 우리에게 오늘 한기총의 방문은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케 하셨다. 망연자실한 그날을 잊고 다시 일어서겠다”고 약속했다.
새벽부터 늦은 저녁까지 강행군을 펼친 고경환 대표회장은 “너무도 큰 피해 앞에 감히 위로의 말씀도 쉽게 건네지 못하겠다.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었다는 좌절감이 얼마나 크시겠나?”라며 “허나 우리는 모든 것을 다 잃었어도 하나님의 은혜는 가슴에 품고 있지 않나? 한기총이 여러분의 고난을 함께 견디고 기도하겠다”고 위로했다.
이어 “이번 피해 복구를 위해 힘쓰시는 지자체 관계자와 소방당국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여러분들의 노고에 어려운 시기 다시 한 번 국민들이 힘을 얻는다”며 “하나님의 변치 않는 공의가 산불로 피해 입은 모든 이들의 상처 위에 오롯이 내려 앉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전했다.
한편, 한기총은 이번 산불 재난 직후 긴급 임원회를 열고 구호 모금에 돌입한 바 있다. 고경환 대표회장이 1,000만원을 낸 것을 비롯해 많은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모금에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