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우리는 그리스도의 탄생에 대해서 설명할 때 주로 복음서 저자들의 증언을 중심으로 그리스도의 성육신(incarnation)이나 그리스도의 겸손( humiliation)을 강조하며, 이를 우리의 삶에 적용하는 데 역점을 둔다. 그러나 바울은 이들과 다른 관점에서 그리스도의 탄생에 대하여 신학적 의미를 찾고 가르치는 것을 볼 수 있다. 갈라디아서 4:4-5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러나 때가 찼을 때에 하나님께서 자기 아들을 보내셔서 여자에게 나게 하시고 율법 아래 나게 하셨으니, 이는 율법아래 자들을 속량하시고, 우리로 아들의 신분을 얻게 하시려는 것이었다.” (4:4-5)
 
이 구절은 그리스도께서 성육신하신 목적을 죄인들을 위한 속량과 하나님 아들로의 입양을 가르치고 있다. 말하자면 그리스도의 오심이 우리에게 그의 아들의 신분을 얻게 하려함이라는 것이다. 바울은 로마서 8:19에서 피조물은 하나님의 아들들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 데 이는 인간의 범죄로 말미암아 그와 언약적 연대성을 갖는 피조물이 본의 아니게 하나님의 아들들을 섬기기는 커녕 썩어 없어질 죄인들의 종노릇을 하게 되었기 때문에 그들은 하나님의 아들들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고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궁극적인 구원은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다 하나님의 아들들이 되고, 만물이 하나님의 아들들의 통치 아래서 하나님의 아들들을 섬기는 세상, 곧 창조 질서의 회복이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는 이 일을 어떻게 이루시는가? 우리 죄인이들이 어떻게 하나님의 아들들이 되고, 만물이 하나님의 아들들을 섬김으로 하나님의 자녀들의 영광스러운 자유에 이르게 되는 것일까? 문제는 죄의 종노릇하는 인간들이 이 자유를 얻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이를 위하여 이스라엘이라는 노예들을 해방시켜 아들을 삼는 일을 먼저 시작하신다. 고대 세계에서는 자식이 없을 때는 입양하는 경우가 흔하였다. 바빌로니아의 니푸르에서 출토된 문헌들아나 하무라비 법전 (185, 186)에는 입양에 관한 규정이 자세하게 나타나 있다. 한국 사람들이 대를 이을 자식이 없을 때, 친족들 가운데 장자를 입양하는 것과 달리 이들은 노예들 가운데 자기 마음에 맞는 자를 입양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스라엘에서는 입양의 경우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집트에서 노예생활하는 이스라엘을 자기 아들로 삼으신 것이다. 여호와께서 모세를 바로에게 보내시며 이스라엘은 내 아들, 내 맏아들이다. 내 아들을 보내어 나를 섬기게 하라.” (4:22, 23) 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이들을 이집트에서 해방시켜 시내산에 데리고 와서 고대 바빌로니아 사람들이 입양할 때 문서를 작성하고, 언약을 맺어 입양아를 그의 상속자로 받아들인 것과 같이, 여호와께서도 시내산에서 이스라엘을 그의 아들로 삼고,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을 주어 이들을 그의 상속의 백성, 곧 유업의 백성으로 삼으신다. 그리하여 이스라엘은 여호와의 아들이요, 상속자가 된 것이다. 개역성경에서 기업이라고 번역하고 있는 히브리어 나할라”( נחלה) 는 말은 유산혹은 유업이라는 말로 당시에는 을 의미하였다. 여호와께서는 땅이 내것이다”(25:23)라고 말씀하시며, 시편 기자는 땅과 거기에 가득한 모든 것과 세상과 그 안에 사람들은 다 여호와의 것이다.”(24:1)라고 선언하신다. 여호와께서 모든 땅의 주인이시다. 그가 이스라엘을 그의 아들이요 상속자로 삼으셨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을 암 나할라” (עמ נחלה), “유산의 백성혹은 유업의 백성이라고 부른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여호와의 아들답게 살지 못하였다. 그의 이름을 영화롭게 하지 못하였고, 이방신을 섬기며 옛날의 노예 생활로 돌아가버렸다. 그래서 여호와께서는 고대의 풍습대로 이스라엘을 아시리아나 바빌로니아의 종이 되게 하시고, 그들에게 주신 유산의 땅을 빼앗고 그곳으로부터 쫓아내버렸다. 입양을 철회한 것이다.
그런데 때가 찼을 때, 하나님께서는 그의 아들을 여자의 몸에 나게 하셨다. 예수님을 마리아를 통하여 이 땅에 보내신 것이다. 죄의 종노릇한 우리를 그의 아들로 삼기 위한 것이었다. 죄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 되기 위해서는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3:3,5).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은 성령으로 잉태하여 여자로부터 낳아 우리와 같은 육신이 되셨지만, 우리는 위로부터 낳아야 예수님과 같은 하나님의 아들이 될 수 있다. 이것은 오로지 성령을 통하여 될 일이다. 예수께서 죽고 부활하신 것은 우리에게 성령을 주시고, 우리가 새롭게 하나님의 아들로 태어나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하나님 나라를 유업으로 받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래서 바울은 성령을 그 아들의 영”(4:6)이라고 말하고, “양자의 영”(8:15)이라고 부른다. 이 영은 죄의 종된 우리 인생들을 하나님의 양자가 되게 하며, 이 양자의 양이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아바, 아버지라고 부르게 하며,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임을 증거한다는 것이다(8:16, 4:6).
이같은 성경의 가르침을 정리해볼 때, 그리스도께서 오신 성탄절은 성육신이나 우리 같은 죄인들의 죄를 대속하기 위한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같은 죄의 종들을 해방시켜 하나님의 아들이 되게 하고 예수 그리스도와 더불어 하나님 나라의 상속자가 되게 하는 것이다(25:34; 요일 3:1-2; 21:7). 크리스마스는 그런 의미에서 예수님에게서는 땅에서 여자에게 나신 날이지만, 우리에게는 위로부터 나서 예수님과 함께 한 하나님의 아들들이 되는 날이다. 하나님은 말씀하신다. “나는 그의 하나님이 되고, 그는 내 아들이 될 것이다.”(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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