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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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0일 ‘제8회 장로교의 날’ 행사가 한장총 23개 회원교단의 교회지도자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졌다.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한국교회의 분열에 대한 회개를 이구동성으로 말하며, 연합과 일치를 한결 같이 기원하였다.
한국교회, 그 중에서 특히 장로교회는 그동안 교회의 연합과 일치운동을 나름대로 꾸준히 노력해 왔다. 특히, 칼뱅 탄생 500주년인 지난 2009년에는 ‘장로교의 날’을 제정하여 매년 칼뱅의 출생일인 7월 10일에 장로교의 날 행사를 개최해왔다. 매년 행사 때마다 장로교의 연합과 일치를 제창하며, 장로교의 분열에 대한 통렬한 회개를 촉구하였다. 특별히 내년은 ‘종교개혁 500주년’의 해이기에, 올해는 여러 면에서 더욱 신경을 써서 준비하였다. 그 결과 나름대로의 시대적인 인식과 교회의 선교방향 등을 잘 제시하였다고 평가받을 만하다.   
그동안 한국의 장로교는 불과 60여년만에 한 교단에서 3백여 개의 교단으로 분열하였다. 한때 한국교회의 성장과 부흥이 세계교회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고 한다면, 마찬가지로 한국장로교의 급속한 분열은 세계교회사상 유래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었다. 그러다가 한국장로교는 21세기를 맞이하면서 교회연합과 일치를 선교적 과제로 인식하며, 지금까지 이 일을 힘써 왔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대규모 연합행사와 연합예배, 강단교류, 신학심포지움과 세미나 등 나름대로 뜻 깊은 일들이 전개되었다. 이러한 일들은 일치와 연합을 위한 ‘의미 있는 전진’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과연 한국장로교는 그 구호에 맞게, 연합과 일치를 위한 과감하고도 개혁적인 일들을 하고 있는가? 입만 열면 연합과 일치를 말하고, 그 필요성과 당위성은 이구동성으로 외치지만, 여전히 구호는 구호로만, 행사는 행사에 그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많다.
표면적으로 교회지도자들은 연합과 일치를 위하여 앞장선다고 하면서도, 정작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개혁들을 하는 일에는 주저하거나 외면해 버린다. 한국장로교가 정말로 연합과 일치를 이루어 가고자 한다면, 각 교단들이 가지는 신앙과 신학, 교리와 전통에 대한 넓은 이해와 포용이 있어야 한다. ‘다름이 틀림이 아니다’라는 말이 먼저 교회지도자들에 의해 수용되어져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신앙을 보수와 진보로 구분하고, 신학을 정통과 자유주의로 구분하면서 자신의 기준과 잣대로 남을 비판하는 일에 너무 익숙했었다. 특히, 일부 한국교회지도자들이 마치 ‘보수신앙이 대세이다“라는 식의 굳은 신앙관을 갖고 분열에 앞장선 것도 사실이다. 이는 소위 성공한(?) 목회자들이 갖는 지극히 독선적이고 주관적인 사고이다. 세계의 변화와 역사의 흐름에 민감하기보다도 자기 교회의 부흥에만 천착하는 지극히 좁고 편협한 신앙관이다. 우리가 이것을 알아야 한다. ’교단 정체성‘이라는 이름으로 타 교단에 대해 신학적인 편견이나 그릇된 선입견을 고수하는 것은 결코 연합과 일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진보신앙과 자유주의 신학에 대한 경계심과 거부감을 강하게 갖고 있으면서 교회의 일치와 연합에 앞장서는 것은 표리부동하다. 이래서는 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이룰 수는 없다. 여전히 한국장로교는 여러 가지 점에서 독선과 아집과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과감하게 깨뜨리고자 하는 변화와 개혁의 의지도 별로 없어 보인다.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교회부흥에만 매달려 개교회주의와 성장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교회지도자들은 교회가 새로워져야 한다고 하면서, 그 변화와 개혁을 항상 교회부흥과 축복에 귀결한다. 그러다보니 기복신앙이 여전히 교회들마다 활개를 친다. 그러면서 우리가 어떻게 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이룰 수가 있을까? 교회의 연합과 일치는 교회의 성장과 부흥운동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십자가 운동이 되어야 한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모든 교회와 성도들이 고난의 연대를 할 때 진정 교회의 연합과 일치가 이루어진다. 주님께서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막 8:34)고 말씀하셨듯이, 모든 교회들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하나 되고, 세상을 향하여 고난의 연대를 할 때에 진정 한국교회가 새로워질 것이다. 
이번 ‘장로교의 날’에서 ‘한국교회가 연합하여 국민출애굽하자’고 선언을 하였다. 지극히 옳은 말이다. 마땅히 그래야 한다. 출애굽은 광야로 가는 것을 말한다. 마찬가지로 한국교회는 ‘광야의 교회’가 되어야 한다. 광야에서 하나님을 새롭게 만나야 한다. 그래서 광야에서 하나님의 백성으로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 올해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이었던 영화 ‘곡성’에서 주인공 경찰의 딸이 악을 쓰면서 아버지에게 소리쳤던 말이 사회적 유행어가 되었다. “중한거? 그것이 뭐가 중한디. 뭐가 중한지도 모름서” 부디 한국교회가 근본적으로 무엇이 중한지를 알며, 본질적으로 무엇을 개혁해야 할지를 깨달아, 연합과 일치를 이루어 가게 되기를 소망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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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과 일치에 대한 단상-강 경 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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