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기독교방송 CBS가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기념 메달’을 발매한다고 발표했다. 이 기념 메달은 금메달과 은메달 그리고 금은 메달세트로 제작된다고 한다. 순금 99.9퍼센트(31.1그람)인 금메달은 250만원, 순은(31.1그람)으로 제작된 은메달은 11만원, 금은 메달 세트는 265만원으로 세 종류가 출시되어 전국 NH농협은행과 KEB하나은행 창구에서 예약 접수할 수 있고, 조폐공사 쇼핑몰에서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기념 메달 수익금은 CBS의 ‘통일비전센터’ 건립기금 및 통일선교 기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그런데 금메달의 경우 200만원이 훨씬 넘어 보통 서민들이 구입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이 기념 메달이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여 발매된다는 것이 참으로 묘하다. 대체로 이 메달의 구입자는 기독교인일 터인데, 하필 종교개혁을 내세워 교인들에게 장사를 하려 한다는 발상이 묘하다는 말이다.
종교개혁의 500주년 메달을 만들어 기념하고자 하는 것은 좋으나, 이것을 돈을 모으기 위한 수단으로 내놓은 상품이라는 것이 종교개혁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중세 루터의 종교개혁은 당시 가톨릭교회가 교인들의 돈을 끌어모으기 위해 ‘면죄부’라는 희안한 상품을 만들어 장사하는 것을 비판한 데서 비롯된 운동이다. 그들의 명분도 그 이익금으로 로마에 베드로 대성당을 짓는데 있었다.
CBS가 통일비전센터가 필요하고, 통일선교기금을 조성하는 것은 CBS의 사업에서는 중요한 일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모금운동이나 수익창출을 위한 방법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CBS 같은 언론이 왜 하필 종교개혁 500주년을 이런 장사에 이용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교회는 민족복음화라는 이름의 상업주의가 판을 쳐, 교회 안에 물신이 또아리를 틀고 앉은 지가 이미 오래인데, CBS도 이런 분위기에 편승하고 있는 듯하여 유감이 아닐 수 없다. CBS측은 기독교인들이 이 기념 메달을 한두 개씩 소장해서 그 의미를 되새기면서 신앙을 새롭게 결단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 기념 메달은 교인들을 상대로 장사하려는 것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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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의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메달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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