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간만에 고조된 통합 분위기에 ‘찬물’… 교계 실망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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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이 드디어 한교연과의 이단논쟁에 칼을 빼들었다. 한교연 대표회장 조일래 목사가 지난 예장 대신(백석)측의 제101회 총회에서 한 한기총 이단 발언에 대해 한기총이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당시 조일래 목사는 “한기총에 이단들이 너무 뿌리 내리고 있어 그 이단들과 하나가 되고 싶지 않다”면서 통합 거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이는 당시 조일래 목사가 한기총-한교연 통합 기자회견을 연지 고작 일주일이 지난 시점으로 180도 달라진 조 목사의 발언에 교계 관계자들은 어리둥절 할 수 밖에 없었다. 더구나 조 목사는 통합 거부의 이유에 케케묵은 한기총의 이단 문제를 재차 거론하며, 간만에 고조된 양 기관 통합 분위기를 한방에 무너뜨려 버렸다.

통합 완전 무산
당시 조일래 목사의 발언에 대해 한교연은 개인의 의견일 뿐이라며, 일축하며, 한교연의 공식입장과 선을 그었다. 더 나아가 한교연은 통합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한 것부터 한교연의 입장이 아니라며, 애초에 통합 발표를 한 것 자체가 한교연과 전혀 관련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도 그럴 것이 조일래 목사는 통합 발표 당시에도 한교연 바수위 일부 위원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치는 등 결코 순탄치 않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대표회장은 그 단체의 모든 것을 대변한다. 그 단체의 의견과 방향과 입장을 대변하기에 대표의 권한을 준 것이다. 그렇기에 조일래 목사의 행보에 대해 단지 개인의 의견일 뿐이라고 치부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더구나 그 사안이 한교연과 한기총의 통합이라는 온 교계의 시선이 쏠린 문제라면 말이다.
이런 상황에 조일래 목사에 의해 난데없이 또다시 ‘이단 집합소’라는 멍에를 쓴 한기총의 반응에 교계의 관심이 쏠렸으나 일단 자중하는 분위기였다. 그도 그럴 것이 통합 기자회견까지 열고 주요 교단 대표들과 함께 통합 추진을 위한 위원회까지 결성한 마당에 이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자칫 통합 논의 자체가 깨질 위험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최근 한교연이 임원회를 열고 통합 논의가 원점으로 회귀했음을 확인하자, 한기총은 조일래 목사의 ‘한기총 이단 집합소’ 발언에 대한 진위여부를 파악하겠다고 나섰다.

제3의 단체는 또 다른 분열일 뿐
조일래 목사는 한기총 이단 발언을 하면서 제3의 단체 출범을 예고하기까지 했다. 특히 당시의 통합 기자회견이 양 단체의 통합이 아니라 사실상의 ‘헤쳐모여’를 통해 제3의 단체를 만들겠다는 계획까지 밝혔다.
한때 교회의 진정한 하나됨을 위해 진보와 보수로 대표되던 교회협과 한기총의 통합을 진지하게 얘기하던 한국교회는 난데없이 한기총 분열이라는 어이없는 아픔을 목도했다. 교단을 넘어 연합단체마저 둘로 쪼개지자 한국교회의 대표성은 온데간데 사라졌고, 대사회적 목소리에 힘을 완전히 잃었다.
그런 와중에 이제는 제3의 단체까지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제3의 단체의 출범은 또 다른 분열일 뿐, 결코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헤쳐모여를 통해 제3의 단체가 출범한다고 해도 한기총과 한교연은 결코 없어지지 않는다. 말 그대로 한기총, 한교연과 함께 또다른 단체로 세워질 뿐이다.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입지 회복 시급
이로써 한기총과 한교연의 통합 논의는 무산된 게 확실하다. 전 한국교회의 기대를 모은 양 기관의 통합 논의가 너무도 어이없게 끝나고 말았다.
그렇다면 이제는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 이를 단순히 개인의 의견으로 치부하거나, 실수라고 하기에는 그 사안이 너무나 크고 명백하다. 그냥 넘어가기에는 한국교회를 우롱한 죄가 너무도 크다.
특히 한교연은 이번 사태에 대해 교계를 향한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자기 단체의 대표가 통합을 논의하던 상대를 향해 ‘이단’을 운운했다는 것은 가벼이 여길 문제가 아니다.
또한 한기총은 한교연과 통합을 하고자 한다면 이제는 더 이상 이단문제가 발목을 잡지 못하도록 이 문제를 완전히 마무리 지을 수 있어야 한다. 한기총과 한교연이 서로 분열하는 동안 한국교회는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이제는 하루라도 빨리 양 단체가 통합해 기독교의 대사회적 입지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차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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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한기총-한교연 통합 논의 완전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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