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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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는 전쟁을 지지하는가? 아니다. 기독교는 본질적으로 평화의 종교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아니라,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핍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악한 자를 대적치 말라 네 오른빰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대라." "네 속옷을 가지고자 하는 자에게 네 겉옷까지도 가지게 하라."고 사랑과 용서를 가르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기 기독교인들 가운데는 '나는  기독교인의 양심으로 군인이 될 수 없다'며 평화주의에 따라 군대를 떠난 사람들도 있었다. 그 면면이 오늘날까지 기독교의 일부 교파에서 제기되고 있는 평화주의를 표방한 '양심적 병역 거부'라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에 제기되는 양심적 병역 거부는 단순히 종교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윤리적, 철학적, 정치적 동기 등으로 인해 형성된 개인의 양심상의 결정에 따라서 병역이나 집총을 거부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는 양심의 자유권이다.
◇그러나 중세 기독교 국가들은 십자군 전쟁 외에도 많은 전쟁을 했다. 전쟁의 불기피성을 인식하고 있는 신학자들은 그래서 '정당한 전쟁'이라는 개념을 정립했다. 정당한 전쟁이란 전통적으로 공격이 아니라 방어하는 전쟁, 상대방의 공격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자가 그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 벌이는 전쟁을 이르는 말이다. 그래서 기독교는 "방어적이며 불의를 바로 잡는 전쟁",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공적인 인물이 수행하는 전쟁", 독재자나 해적 등으로부터 "참된 정의를 구현하고 평화를 세우기 위한 전쟁"을 정당한 전쟁으로 규정했다. 예컨대 식인종, 해적, 양민 학살자, 반인륜적인 자식들은 자연법에 의해서도 처벌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에 의해 정당한 전쟁은 '정의로운 전쟁'으로 진화해나갔다. 오늘날에는 이를 '합법적 전쟁'이라고 부른다.
◇기독교는 종교개혁 시대에 수많은 종교전쟁을 겪었다. 스위스에서는 가톨릭측과 개혁파 간의 내란으로 1529년과 1531년  2차에 걸친 전쟁이 있었다. 카펠 전투라고 불리우는 이 전쟁에서 양측은 많은 희생을 내었고, 1531년 11월 제2차 카펠 평화조약을 맺음으로 끝났다. 또 프랑스에서의 종교전쟁은 1562년 바시 학살로 시작되어 1598년 낭트 칙령으로 종결될 때까지 여덟 차례의 전쟁을 치루었다. 그들은 프랑스는 가톨릭 국가라는 확고한 신념 아래 가톨릭 이외에는 모두 '이단'으로 보고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프랑스 내의 개신교도들을 근절하려 했다. 그리고 네델란드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그러니 거기에 맞서 생명과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  개신교도들도 전쟁에 나설 수 밖에 없었다.
◇로마서 12장 21절에는 “악에게 지지말고 선으로 아가을 이기라”고 말한다. 남의 국토와 재산을 빼앗기 위한 침략전쟁은 반대해야 하지만, 폭력과 불의로부터 신의 영광, 양심의 자유, 국가의 평안, 재산과 생명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전쟁을 할 수 밖에 없는 불가피 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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