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역사를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이처럼 총회와 협의회가 과오를 범해 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한국교회도 여러 차례 역사적 과오를 범했다. 그 중에 몇 가지 사례를 들면, 1934년 조선예수교장로회 제23회 총회는 “여자는 교회 안에서 잠잠하라는 바울의 말은 2000년 전의 일개 지방교회의 교훈과 풍습이요, 만고불변의 진리는 아니다”라는 김춘배 목사의 소위 ‘교회 내 여권 문제’가 이단설로 심각히 대두되었다. 총회는 연구위원회를 구성하여 이듬해 제24회 총회에 그 연구 결과를 보고했다. “성경은 여자의 교권을 불허한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여권운동이 대두하는 현시대 사조에 영합하기 위하여 성경을 자유롭게 해석하는 것은 그 정신 태도가 파괴적 성경비판의 정신 태도와 다름이 없다. 그런 교훈을 하거든 노회가 그 교역자를 권징조례 제6장 제42조와 제43조에 의하여 처리케 할 것이다”라고 했다. 그런데 통합측은 1994년 9월 12일 제79회 총회에서 정반대로 여성안수를 통과시켰다. 그러면 어느쪽 총회가 옳은 것인가?
◇또 1938년 제27회 총회에서 “우리는 신사(神社)가 종교가 아니요 기독교 교리에 위반되지 않는 본의(本意)를 이해하고 신사참배가 애국적 국가의식임을 자각하며 또 이어 신사참배를 솔선여행하고 추이 국민정신 총동원에 참가하여 비상 시국하에서 총후 황국신민(銃後 皇國臣民)으로서 적성(赤誠)을 다하기로 기함”이라고 결의했다. 이 결의로 인해 신사참배를 반대하던 교역자들은 “총회의 결의를 경멸하는 행동일 뿐 아니라 주님의 뜻에 위배되는 유감천만의 행동”이라고 하여 교회에서 모두 쫓겨났다. 그러나 1946년 예장 남부대회와 제34회 총회는 신사참배 결의를 불법으로 규정하여 취소했다. 이 또한 제27회 총회와 제34회 총회 중 어느쪽이 옳은 것인가?
◇그런데 한국교회는 이같은 교회사를 배웠다는 사람들조차 총회의 결의를 앞세워 타인을 정죄하는데 앞장 선다. 이는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총회의 결의에는 이처럼 과오가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고, 무조건 “우리 총회가 그같이 결의했다”는 것을 앞세워 어떤 사람을 이단으로 정죄하거나 타인을 비난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 총회의 결의는 규범이나 진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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