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기본으로 돌아가자 ㉖ 학원선교
2018/11/16 17:2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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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화의 물결이 학원선교의 터전 흔들고 있다”
오늘의 한국교회가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는 우려들이 팽배해 있다. 이런 위기에서 어떻게 탈출할 것인가라는 심각한 문제가 제기된다. 여러 가지 방안이 제시될 수 있으나 가장 원시적인 대답으로. 김남식 박사의 “기본으로 돌아가자”를 특별기획으로 싣는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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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온 초대 선교사들은 교회와 학교 그리고 병원을 세워 입체적 사역을 하였다. 그래서 지역마다 미션스쿨(Mission School)이라 불리는 각급 학교를 세웠고, 이 학교들이 한국 교육의 현대화를 이끌어 나갔다.
지금도 전국 각지에 기독교 계통 학교들이 있으나 지금의 교육 환경은 옛날과 달라졌다.
 
문제의 탐색
오늘의 기독교 계통의 학교들이 그 설립 이념에 따라 바른 교육을 할 수 있느냐? 란 문제가 제기된다.
교육 환경의 변화와 정부의 교육정책 등이 기독교 학교들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위한 사역 즉 학원선교를 어떻게 할 것이냐 라는 문제에 우리의 관심을 모을 필요가 있다.
 
사례의 탐구
많은 학교중 한 학교를 찾는다. 미국 남장로교 선교부가 설립한 전통있는 전주 신흥고등학교의 교목실장 박용화 목사를 만나 이야기를 듣는다.
김남식(이하 김): 어려운 여건 속에서 학원선교 사역을 하느라고 수고한다. 오늘날 학생들이 일반적 경향이 어떠한가?
박용화(이하 박): 우리는 종종 한 나라의 미래는 그 나라 청소년들에게 달려 있다는 말을 한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비행이나 폭력성 경향은 결코 간과할 수준이 아니다. 어느 나라에서나 청소년문제를 가장 잘 대변해 주는 지표는 이들의 흡연과 음주실태다. 그것은 어느 나라에서나 청소년들의 음주나 흡연이 다른 비행의 시작이 되는 소위 ‘게이트웨이(Gateway)’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계 최고 수준의 청소년 흡연율을 비롯해서 술집이나 윤락가에까지 드나드는 나이 어린 청소년들, 그리고 날로 증가하는 청소년들의 성범죄와 소비와 향락을 위한 각종 범죄 행위, 또한 학폭은 물론이고 따돌림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으로 인해 신체적, 정신적으로 우리 사회는 중병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거기에다 세계 제1의 청소년 자살률에, 인터넷과 스마트폰 중독, 게임중독 실태는 참으로 심각한 수준이다.
김: 이런 상황 속에서 학원선교의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다. 지금의 현실이 어떠한가?
박: 오늘의 상황을 초래한 원인에 대해서 학자나 전문가 마다 여러 가지로 진단하고 있으나 대체로 세 가지로 대별할 수 있다. 첫째는 정부정책의 일관성 결여이고, 둘째는 청소년들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해치는 각종 유해환경이며, 셋째는 입시위주의 학교교육의 문제다.
먼저, 입시위주의 학교교육 문화는 기독교학교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사실, ‘기독교학교’는 ‘기독교’와 ‘학교’라는 두 명사의 합성어이다. 따라서 ‘기독교’를 앞세우면 자율성에, ‘학교’를 강조하면 공공성을 강조하는 면이 강하다. 즉 기독교학교는 복음을 전수하고 성서적 세계관에 근거한 복음을 전파하며 선교적 사명을 실천해야할 자율성과 학교로서의 학문과 지식을 전수하고 가르쳐야 하는 공적인 책임성을 가진다. 그런데 대부분의 한국의 기독교학교는 ‘자율성의 상실’과 ‘공공성의 약화’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며 신음하고 있다.
거기다가 기독교학교의 가장 큰 버팀목이자 지지대인 한국교회도 선교적 관심이 ‘삶의 발아시기’로 선교의 황금어장인 중고등학교보다는 ‘장병 몇 명에게 세례 주었다’는 성과주의와 맞아떨어지면서 교단마다 군선교에 치중하고 있는 실정이다. 젊은 장병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군선교는 참으로 중요하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는 것이다. 군선교에 앞서 가정과 교회가 아닌 처음으로 복음을 접하는 청소년들이 있는 기독교학교에 좀 더 관심을 가진다면 한국교회는 청소년들과 젊은이들의 활기찬 발걸음으로 넘쳐 날 것이다.
신자본주의는 학교를 무한경쟁으로 몰아가고 있는 거대한 공룡이다. 공립학교는 국가적 지원을 받지만, 교회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하는 기독교학교들은 이 경쟁에서 낙오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 재정적 위기는 기독교학교의 생존과 교육의 ‘질’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기독교학교는 이념적으로, 재정적 구조면에서도 사회의 흐름을 모방하면서 예배, 성경 수업, 신앙 활동을 장애물로 여기거나 축소시키고 오직 ‘좋은 대학 진학률’에 목을 매고 있는 현실이다. 전인교육과 신앙교육을 추구한다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사실 기독교학교가 추구하는 바도 대단히 세속적이다. 명문대학을 진학을 통해 학생들이 정치계, 법조계, 의료계, 금융계로 진출하여 사회에 영향력을 과시하게 하고, 이를 통해 다시 학교의 명성을 더욱 드높이자는 논리이다. 무한경쟁의 시대에 ‘어쩔 수 없다’는 논리를 펴며 기독교학교도 사실상 이 길을 선택하고 있지만, 기독교학교마저 이렇게 세속화되고 나면 ‘누가 이 세속 문화를 수정해 갈 수 있는 영적인, 정신적인, 도덕문화를 창출해 낼 것인가’라는 질문이 제기된다. 따라서 기독교학교가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교회가 울타리가 되어주고, 교육과정에 관해서 정부와의 협상은 물론이고 재정적 지원도 충분히 해야 하는 시점이다.
김: 교육부의 교육정책이 기독교계 학교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고 있다. 현장 실무자로서 보고 있는 상황은 어떠한가?
박: ‘기독교 종립학교라 할지라도 어떤 특정 종교만을 강조하거나 강요하지 말라’는 정부 교육당국자들의 교육행정 방침이다. 이러한 지침은 갑자기 뛰쳐나온 것이 아니라 역사적 흐름이 있다. 중학교 무시험제 실시(1969년)와 고교평준화(1973년) 이후 끊임없이 기독교계 사립학교에서의 채플과 성경수업에 대한 문제가 부각되어 왔다. 정부와 교육당국은 기독교학교의 정관을 무시한 채 일체의 신앙교육 행위를 비정규 과목으로 전환하도록 강요하고, 통제의 수단으로 ‘예산’이라는 칼자루를 사용하며, 최근에는 반기독교 연대로 뭉친 일부 시민단체들을 등에 업고 ‘학생인권조례’까지 들이대고 있는 실정이다. 제7차 교육과정이든 2015 개정교육과정이든 간에 정부의 미션스쿨에 대한 통제 정책은 결국 기독교학교의 존재 이유와 존재 양식에 심각한 훼손을 주며 기독교학교의 정체성을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정교분리(政敎分離)라는 헌법에도 위배되는 국가 정책인 것이다. 그러면서 자유로운 선교활동은 꿈도 꾸지 못하는 실정이다. 심하게 표현하면, 기독교학교라는 명칭만 달고 겨우 ‘연명’에 가까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현실이다.
김: 어려운 여건 속에서 기독교 학교들과 학원선교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란 심각한 문제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현장에서 이것을 어떻게 생각하나?
박: 이러한 시대적 정황과 현실 앞에 놓여 있는 기독교 학교는 ‘기독교학교만이 수행해야 할 역할은 무엇인가?’를 정립하고 설립목적에 맞게 정체성을 다시 확인하고 선교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학교 행사 때마다 예배를 드리고, 매주 채플이 있으며, 수업에 성경과목이 있고, 기독교적 교훈이 있으며, 교직원이 기독교인이라는 것만으로는 결코 해답이 될 수 없는, 보다 근원적인 자기 정체성의 문제에 대한 답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기독교학교의 건학 이념에서 핵심 중에 핵심은 바로 ‘성경적 세계관’에 부합하는 인물을 배출하는 데 있다. 즉, 기독교학교의 존재 이유는 세상이 요구하는 무한 경쟁자들을 배출하는 것이 아니라 죄인으로서의 자신의 실체를 알고, 하나님을 경외하며 이웃과 함께 하는, 그리고 생명존중과 인간사랑, 이타심과 자기 긍정을 가지고 학문과 신앙을 통합한 성품과 인격을 갖추고 세상을 보다 아름답도록 돌보고 가꾸는 청지기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배우고 가르치는 것이다. 세상적인 성공(sucess)이 아니라 섬김(service)의 종(servant)으로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데 있는 것이다. 점차 비인간화가 속도를 더하고, 세계는 기계화되어 가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하나님, 그분의 섭리, 그리고 역사와 진리를 지켜야 할 지성과 신앙양심의 보루가 되는 일꾼을 세우는데 기독교학교의 선교적 사명과 방향성이 있는 것이다.
 
기본에의 회귀
세속화의 물결이 학원선교의 터전을 흔들고 있다. 이러한 때일수록 우리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가르쳐 지키게 하라’ 하신 지상명령을 감당하기 위해 청소년들의 가슴에 복음 씨앗을 뿌리는 일에 우리 모두 힘을 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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