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강릉 연가 4

이 성 교

어딘지 모르게
시원한 물이 흐르는 곳

대관령 산줄기가 쭉 뻗치고있어
힘이 절로 솟았다

누가 강릉을 하늘에 올려놓고
제일강산 이라 하였는가

때로 가다 날이 흐리면
햇빛을 불러 따스하게 하고
바다를 불러
마음 파랗게 한다

강릉은
생명의 바람을 일게 하는 곳
영원히 안식을 찾아 눈감게 하는 곳

한여름이 서둘러 온 듯 부드러운 연초록의 신록도 짙은 푸르름으로 변신을 해 가고 있다. 이 여름은 무더위가 만만치 않을 것 같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第一江山이라니, 입이 떡 벌어질 수밖에__ 경치가 좋기로 첫째갈 만한 곳이 강릉이라고 옛 선인들이 일컬어 왔으니, 청량하고 생명력이 넘치는 계절 앞에 ‘강릉 연가’의 시 전문은 새롭게 다가오고 있다. 가장 대표적 시인의, 서정적 향토색 짙은 노래는 많은 독자들게 감명을 주고 있음을 명징하게 보여주고 있다.
어떤 시적 장치도 배제한 시의 全文에서 보여지 듯 모든 불순물이 제거된, 그러나 도도하게 흐르는 물줄기다. 절제된 시어에서 그 행간을 넉넉하게 오가며 함께 思惟하게 된다. 배낭에 책 한 권 넣고 대관령을 넘는 기차나 버스를 타지 않아도 詩 한 편은 대관령을 넘어 동해안에서 바다와 바람과 솔향기와 순박하고 정감 넘치는 사람들을 만나고 있지 않을까, 그러나 권태로운 일상을 벗어 놓고 江陵으로 떠나고 싶은 계절 앞에 와 있다. 햇볕으로 마음을 따스하게 하고 파랗고 때 묻지 않은 하늘과 바다를 마음에 담고 동해안 해안 도로에 도열한 해송을 만나고 남쪽으로 내려가면 시인이 노래한 ‘영일만을 바라보며’에서 길게 돌아간 그 해안의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는 시인의 고향이며 안식이 있는 곳, 일상에서 쌓이는 내적 갈등이나 고뇌도 시인의 즉물적 현상인 산과 강, 때 묻지 않은 자연과 일체되어 창조적 비의를 캐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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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현수)강릉 연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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