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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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조국 교수를 언론을 통한 것 외에는 알지 못한다. 그의 인성과 학문과 종교에 이르기까지 알고 있는 것이 없다. 그런 그가 청와대 수석을 하든, 법무장관을 하든 필자에게는 별로 의미있는 일은 아니다. 그러나 필자도 오랜 교수 생활을 거친 터라서 젊은이들의 미숙함과 어설픔도 알고 있지만, 그 속에 있는 순수함과 가능성이 대학 교육의 동기가 됨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이 불쑥불쑥 내미는 우격다짐 같은 것들이 교수에게 소중한 것도 바로 그것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우리의 민주화 역사에서도 이런 순수함과 가능성에 근거한 청년들의 몸부림이 미친 영향은 거의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그들이 촛불을 들고 길거리로 뛰어나온 것이 정유라라고 하는 무지 무례하기 짝이 없는 인물로 인한 분노였고, 그 분노는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리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그들은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호소에 열광했고, 그를 이 나라의 대통령으로 세웠다. 그 과정에서 옳고 바른 말만 골라서 상대를 향하여 융단폭격하듯 했던 조국이라는 인물은 어느 새 이 정권의 상징적인 인물로 부각했고, 그는 초대 정무수석에 들어가 정권의 핵심에 자리 잡았다.
서울대가 갖는 이 나라 대학가의 상징성과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들은 한 때 스스로 “조국(祖國)의 미래를 보려거는 눈을 들어 관악을 보라!”라고 말했다. 다른 대학과 학생들이 보기에는 교만함이 묻어있는 캐치프레이즈였지만 그들 스스로 나라에 대한 책임의식과 사명감을 표현한 자신감이라면 탓할 수 있다. 그것이 국립 서울대학교의 위상인 것을 누가 부정하겠는가? 하물며 거기에서 그것도 법대 교수라면!
지금 이런 대학의 교수요 정무수석 출신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국(曺國)! 그를 향하여 지금 바로 서울 대학과 고려대, 부산대 그리고 영남권 대학들을 포함하여 각 대학의 학생들이 참다못하여 ㅤㅊㅗㅈ불을 들고 내리는 비를 맞으며 그를 성토하고 있다. 본인이야 절대로 관여한 적이 없고, 직접 행한 것도 아니고, 가족과 주변인들의 문제라고 강변하지만, 그 변명 역시 얼마나 비난받을 말인지를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만일 지금도 그가 서울대 교수로 있었다면 SNS를 통하여 날려 보냈을 그 엄청난 문자의 내용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감정과 법적 판단과 다를 수 있다. 당사자로서는 억울하고 분하겠지만, 일반인에게는 아무 문제가 아닌 것이 장관 후보자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 자신에게 법적 하자가 없고 주변의 문제요 가족을 잘 관리하지 못한 탓이라고 변명한다면, 그는 이 시대를 책임질 관리자가 될 수 없다. 실제로 지금까지 후보자에서 낙마한 분들 중에 법정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 국민은 비록 자신들은 허물이 있을지라도 지도층만은 그렇지 않아야 한다는 패러독스적인 신념이 있다. 이를 나무라는 것은 옳지 않다.
조 교수는 이 시점에서 청문회가 시작되기 전에 결단해야 한다. 특수부 검사들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관련자들 출국금지를 당했기 때문이 아니다. 본인과 청와대 법무부 그리고 좌불안석의 민주당에게서까지 느껴지는 당혹감이 그가 결정을 해야 할 방향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다. 특수부의 역할과 실력, 그리고 사람에게는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석렬이라고 하는 럭비공 같은 검찰총장 때문도 아니며, 야당의 치열한 정치 공세 때문은 더더욱 아니다.
그도 교수라면 자신에게서 민주사회의 도리와 원칙을 배우며, 사회적 문제와 허물 많은 인사들을 향하여 명쾌하고 속시원한 사자후를 토할 때마다 존경하며 따랐던 후배요 제자들이 촛불을 들고 이제는 내려오라는 말을 가슴으로 들어야 한다. 그 젊은이들이 비를 맞으며 ‘명령’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부르짖었다. 스스로 양심적인 지식인이요 진보학자라고 자부하며 부끄럽지 않는 선생이라 여긴다면, 이들의 요구 앞에 자신을 내려놓은 것이 올바른 처신이다. 지금 필자는 ‘조국(曺國)의 미래를 보려고 눈을 들어 관악을 보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지금도 관악에 모여 울부짖고 있는 그의 제자와 후배들의 외침을 경청하며 조 교수의 발걸음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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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曺國)의 미래를 보려거는 눈을 들어 관악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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