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 한국교회 연합운동 희망은 있는가? 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2020/01/17 09:32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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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한국교회 대표성 완전히 ‘상실’
법과 원칙 무시된 ‘난장판’ 전락… 미래 불투명

한기총의 대표성 상실로 한국교회의
건강한 보수와 진보의 균형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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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벽두에서 한국교회의 한 해를 기대하는 중심에는 언제나 연합운동이 있다. 십수년 전부터 계속된 교단 분열의 아픔이 오늘날 300개 교단 시대라는 처참한 현실을 만들어 낸 상황에, 한국교회가 기대할 것은 오직 연합과 일치를 위한 에큐메니칼운동에 있기 때문이다.

 

그 연합운동의 중심에는 바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가 있다. 한국교회라는 거대한 수레의 양 축을 맡아온 두 단체는 각각 보수와 진보를 이끌며, 서로간의 적당한 견제와 협력을 통해 건강한 발전을 도모해 왔다.

 

하지만 한기총의 몰락 이후 이러한 균형이 완전히 깨져버렸다. 한기총은 정치적 이권을 앞세운 구태의연한 이단시비로 한교연과 갈라진 이후, 끝 모르는 추락을 지속하다가 오늘에 이르렀다.

 

그런 중에 겪은 지난 2019년은 한기총에 있어 역사상 최악의 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년 전 정기총회에서 전광훈 목사라는 희대의 트러블 메이커를 대표회장에 선출할 때 이미 어느 정도의 혼란은 예상이 됐으나, 그 결과는 예상을 완전히 뛰어넘을 정도로 더욱 처참했다.

 

전광훈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에 오른 직후, 그 취임식을 일반 청중들까지 동원해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대대적으로 가지며, 자신의 정치적 행보를 예고했다. 기독당의 국회 입성을 위해 20204월 총선을 겨냥한 행사라는 의심이 짙었지만, 전 목사는 이에 아랑곳 없이 자신의 취임식을 유튜브로 생중계하며, 원색적인 정치적 발언을 펼쳤다.

 

그리고 이어진 삼일절 행사에서 전 목사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하야 요구와 노골적인 욕설을 내뱉으며, 단숨에 극보수 진영의 관심을 샀고, 이러한 인기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에서 정점을 찍으며, 현재는 웬만한 정치인 이상의 영향력을 갖는 거물 인사가 됐다.

 

하지만 전 목사가 개인적으로 이러한 엄청난 한 해를 누리는 동안 한기총은 그야말로 난장판 그 자체가 됐다. 대표회장 재임 초기부터 법과 원칙을 무시한 전광훈 목사의 운영과 이후 한기총을 내버려둔 방관은 한기총을 대립과 갈등, 혼란 그 자체로 몰아넣었다.

 

가뜩이나 군소교단들의 집단으로 몰락한 한기총을 그나마 버텨주던 기하성 여의도측(대표 총회장 이영훈 목사)이 행정보류를 선언해, 사실상 한기총은 군소교단 연합체로 전락했고, 내부의 인원들은 전광훈 목사를 지지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으로 갈려 끊이지 않는 잡음이 계속됐다.

 

여기에 전 목사는 자기를 반대하는 인사들을 거침없이 제명, 징계했을 뿐 아니라, 소속 교단에 특정 인사에 대해 목사 면직을 하라는 압력을 넣으며, 한기총이 교단들의 연합기관이 아닌 소속교단들 위에 군림하는 교단으로 전락하게 만들었다.

 

전 목사는 애초 정치적 행보를 시작할 때 한기총이라는 이름을 전면에 앞세워, 1000만 한국교회가 한기총과 함께하고 있다고 홍보했지만, 정작 교계 내부에서는 한기총이 한국교회의 대표성을 갖지 못한다는 비난은 물론이고, 더 이상 기독교를 욕먹이지 말고 당장 해체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요구에 직면하기도 했다.

 

재정난은 더욱 심각했다. 애초 재정이 부실한 군소교단들의 단체로 전락하다 보니, 걷히는 회비가 극히 미비했고, 과거에 들어오던 한기총의 후원금은 끊어진지 오래가 됐다. 그나마 전 목사는 한기총의 이름으로 주최하는 행사의 후원금마저 자기가 총재로 있는 타 단체로 걷어들이며, 고발까지 당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와중에 정상적인 운영이 가능할리 만무했다. 한기총은 지난 1년 간 정치적 보수 집회나 세미나 외에 기존에 이어오던 신학적, 교회적 활동은 아예 할 수 없었다. 수개월 동안 사무실 월세가 밀린 것은 물론이고, 직원들의 월급도 주지 못했다. 결국 한기총은 현재 단 한명의 직원을 제외하고, 모든 직원을 권고 사직시키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그마저도 올해는 한기총의 사무실을 전광훈 목사가 시무하는 사랑제일교회 내부로 이전할 것이라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어, 앞으로 정상적인 교계 연합기관으로서의 한기총의 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한기총 대표회장에 당선되어, 개인의 건강이나 신상에 특별한 문제가 없음에도, 자신의 정치적, 외부 활동을 위해 직무대행을 세우는 초유의 발상은 한때 교계 대표기관으로 군림했던 한기총을 식물단체로 만들어버렸다.

 

애초 대표회장의 유고라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직무대행을 세워, 대표회장과 직무대행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직무대행의 권한이라는 것이 존재할리 만무했고, 결국 이도 저도 하지 않은 1년이 지나가게 됐다.

 

특히 현재 직무대행인 박중선 목사는 한기총의 사무총장까지 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직원의 범주에 속하는 사무총장이 임원회를 주도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까지 만들어버렸다.

 

이미 한기총은 끝났다고 보는 시선이 강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래도 한국교회의 보수가 한기총이라는 이름 아래 다시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강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한기총의 미래는 없다고 보는 비관론이 훨씬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이런 상황에 전광훈 목사가 다시 한 번 한기총의 대표회장 후보에 단독으로 올랐다.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당선이 확실시 되기에, 교계의 우려는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물론 집행유예 중인 전 목사를 선관위가 도덕성을 문제 삼아 후보에서 탈락시킬 것이라는 예측도 있지만, 현 선관위원장이 전 목사를 적극 지지하고 있는 길자연 목사라는 점을 감안할 때, 딱히 이를 기대키는 어려워 보인다.

 

오는 4월은 전 목사가 그토록 기대하고 고대하던 총선이다. 만약 전 목사가 대표회장 연임에 성공하게 된다면, 한기총의 이름은 지난해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정치적 다툼에 휘말릴 것이다. <차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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