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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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진 목사(수원중앙침례교회)


본고는 지난 5월 8일 한국복음주의협의회가 충무성결교회에서 개최한 5월 월례회 중 고명진 목사가 발제한 ‘건강한 가정 회복 방안’의 일부를 발췌 편집한 것이다. <편집자 주>


가정에 대한 현대인들의 인식
가정문제의 가장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인가? 여러 요인들이 있겠지만 가정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변화가 가장 큰 요인이라 할 수 있다. 2018년 보건사회연구원에서 전국 미혼 남녀(22~44세) 2,464명을 대상으로 한 통계 결과에 의하면, ‘반드시 결혼을 해야 한다’라는 생각이 2015년에는 남성의 경우 65%였는데, 2017년에는 50%까지 감소했다. 여성의 경우에는 2015년 40%에서 2018년에는 29%까지 감소했다. 지난 몇 년 사이에 결혼 필요성/의향이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현재 우리나라 미혼 남녀들은 결혼의 필요성에 대해 그다지 높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나타낸다. 2018년에 있었던 보건사회연구원의 통계 조사에 의하면(50~69세, 2022명) 일명 신중년이라 불리는 50~60대에서 황혼이혼에 대해 41%가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었다. 5명 중 2명이 황혼 이혼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이다. 결혼을 유지하면서 별거 생활을 하는 이른바 ‘졸혼’에 대한 입장도 42%가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가정의 문제와 해결방안
위에서 이야기한 내용 외에도 현대 가정을 위협하는 요인은 너무도 많다. 가정의 문제는 반드시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게 되어 있다. 가족학의 권위자인 ‘버지니아 사티어’(Virginia Satir) 박사는 그의 저서 <사람 만들기>에서 가정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자동차는 자동차 공장에서 만들고, TV는 TV 공장에서 만든다. 자동차 공장에서 불량 자동차를 만들면 불량 자동차가 시가지를 달리게 되고, TV공장에서 불량 TV를 만들면 가정으로 불량 TV가 배달된다. 그렇다면 불량 청소년, 불량 남편, 불량 아내는 어디서 만들어 지는가? 바로 가정이다. 사람은 가정에서 만들어지기에 가정이 건강하면 그 가정의 가족들이 건강케 되고, 가정이 건전치 못하면 그 가정에 속한 가족들의 정신세계가 건강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 사회에 당장 해야 할 일들이 많지만 가장 중요한 일은 건강한 가정을 만드는 일이다. 건강한 가정에서 건강한 사람을 만들어 사회에 배출하게 되면 이 사회와 겨레는 건강하게 될 것이다.”
건강한 가정이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 UN에서도 변화하는 현 세계에서 가정의 역할과 책임의 중요성에 대해 정부와 민간의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5월 15일 세계가정의 날’을 제정 했다. 가정이 기초이며, 모든 문제는 가정에서부터 해결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현대 가정의 위기를 극복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필자는 절대 불변의 기준 성경에서 그 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가정을 만드신 하나님
가정은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실 때 제정하신 가장 기초적인 사회적 공동체이다. 하나님이 가정을 세우신 목적은 3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는 생육하고 번성하게 하시기 위함이고(창 1:28), 둘째는 독처하지 않고 서로 돕게 하시기 위함이며(창 2:18), 셋째는 희생적 사랑으로 상호 헌신하게 하시기 위함이다(창 2:24).
그런데 여기서 생육하고 번성하게 하신다는 말은 단순하게 자녀를 생산해 낸다는 의미를 넘어서, 하나님의 백성들을 만들어내는 것을 가리킨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들을 이 땅에 보내실 때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태어나게 하신다. 그리고 그 안에서 하나님에 대한 지식과 그분의 백성으로서의 삶의 태도 등을 배우고 훈련함으로써 하나님의 사람으로 성장하게 하신다.
또한 하나님께서 가정을 세우신 것은 그 안에서 가족구성원들이 서로 교제하고 돕기 위함이다. 하나님의 백성으로 이 세상을 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수많은 유혹과 시험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들이 이 세상에서 믿음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게 하시기 위해 가정을 세우셨다. 그리고 그 안에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들을 감당하기 위해 필요한 힘과 격려와 위안을 얻게 하셨다.
그런가하면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인으로서 마땅히 갖춰야 할 희생적 사랑과 헌신을 배우게 하시기 위해 가정을 만드셨다. 부부가 한 몸이 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자녀를 양육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그 과정 속에서 가족구성원들은 서로를 향한 희생적 사랑과 헌신을 배움으로서 그리스도의 형상을 닮아가게 된다.

역기능 가정과 역기능 세대
가정에서의 신앙교육이 절실한 이유는 하나님께서는 가정을 통해 부모의 신앙이 자녀에게 잘 계승되는 것을 원하시기 때문이다. 그러나 엘리의 가문처럼 가정에서의 신앙교육에 실패하게 되면, 그 가정은 신앙적 역기능 가정이 된다. 더 큰 문제는 역기능 가정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역기능 세대가 되어버릴 수 있다는 점이다. 사사기의 말씀이 그것을 아주 선명하게 보여준다.
“그 세대의 사람도 다 그 조상들에게로 돌아갔고 그 후에 일어난 다른 세대는 여호와를 알지못하며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행하신 일도 알지 못하였더라”(삿 2:10)
 아주 중요한 표현이 나온다. ‘그 세대와 다른 세대’이다. ‘그 세대’는 하나님을 섬겼던 세대이다. 그 세대의 사람들은 애굽에서 나온 사람들이 아니라, 광야에서 태어난 사람들이다. 애굽에 임한 10가지 재앙, 출애굽, 홍해 도하, 마라와 엘림, 르비딤, 만나와 메추라기, 아말렉 전투, 시내산의 십계명 사건 등을 전혀 경험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세대의 사람들은 하나님이 행하신 큰 일을 알고 하나님을 섬겼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는가? 가정에서 여호와 하나님에 대해 철저하게 교육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다른 세대’는 어떤 세대인가? 여호와를 알지 못하며,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행하신 일도 알지 못하는 세대이다. 여호와 하나님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하여, 하나님 없이 살아온 세대를 의미한다. 여호와 하나님에 대한 교육, 신앙교육에 실패하였다. 신앙교육의 실패는 결국 하나님을 알지 못하고, 그분이 행하신 일도 알지 못하는 ‘다른 세대’를 만들어 냈다.

건강한 가정 회복 방안
건강한 세대는 건강한 가정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필자는 확신한다. 오늘 날 사회문제의 대부분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라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가정이 무너지면 사회가 무너지고, 무너진 사회는 국가의 위기를 초래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건강한 가정을 만드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필자는 3가지로 건강한 가정 회복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성경을 통한 가정의 중요성 교육
서론의 통계를 통해 오늘 날 젊은 세대의 대부분이 가정에 대한 소중함을 인식하지 못한 채 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런 경향은 대학생들에게서도 보여 진다. 2017년 학원복음화협의회에서 대학생의 결혼 의향에 대한 조사 결과가 이를 입증한다. 대학생의 결혼 의향이 2012년 56%에서 2017년에는 37%로 19% 가량 감소했다. 결혼하지 않겠다는 의향은 4%에서 14%로 증가했다.
 그런데 이 조사에서 한 가지 주목할 점은, 개신교 학생과 비 개신교 학생 간에 결혼 의향에 차이가 있었다는 점이다. 설문에 응답한 학생들 중 개신교 종교를 가진 학생들은 결혼 의향률이 54%에 이르렀고, 비 개신교 학생들의 결혼 의향률은 34%에 불과했다. 이는 개신교가 가정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보여주는 희망적인 결과라 할 수 있다.
 성경은 가정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한다. 십계명 중 5계명부터 10계명까지는 인간과의 관계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내용이다. 그 중 가장 먼저 나오는 내용이 바로 가정에 관한 계명이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 (출 20:12)
시편 기자는 자식이 ‘여호와의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라고 말하며(시 127:3), ‘네 아내는 결실한 포도나무 같으며 네 식탁에 둘러 앉은 자식들은 어린 감람나무 같을 것’이라고 말한다(시 128:3). 바울도 에베소서 5, 6장에서 아내와 남편, 자녀와 부모를 이야기하며 가정에 대해 강조한다.
건강한 가정을 회복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가정을 향한 하나님의 말씀을 바로 아는 것이다. 성경을 통해 가정을 소중히 여기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될 때 비로소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가정을 세워가기 위한 노력을 경주할 수 있을 것이다.

성경을 통한 가족 구성원의 역할 교육
가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대부분 가족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바른 역할과 모습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서 발생한다. 건강한 가정이 되려면 무엇보다 가정을 이루고 있는 구성원 각자가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기대하는 모습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대로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시 말해, 남편은 남편다움을, 아내는 아내다움을, 자녀는 자녀다움을, 부모는 부모다움을 바로 알고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가 시무하는 교회에서 ‘마더와이즈’라는 사역이 있다. 이 사역의 가장 큰 유익은 엄마(아내)들이 말씀 안에서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정체성을 발견하고, 엄마(아내)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말씀 속에서 지혜를 발견하게 해준다는 점이다.
 ‘마더와이즈’ 사역을 통해, 가족의 구성원들이 말씀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바로 알고 행할 때 가정이 바로 서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말씀교육의 장소로서의 가정 이해    
건강한 가정의 회복을 위해 필요한 것은 가정을 말씀교육의 장소로 이해하는 것이다. 오늘날 많은 가정이 자녀의 신앙교육을 교회에 의존한다. 물론 교회는 다음세대에 신앙을 전수해줘야 하는 중요한 책임이 있지만, 필자는 자녀의 신앙교육의 일차적인 책임은 가정에 있다고 주장한다.
신명기 6:4-9은 ‘쉐마’의 말씀으로 잘 알려져 있다. ‘쉐마’는 ‘너희는 들으라’라는 뜻으로써, 히브리인들의 신앙고백이요 교육지침이 된 말이다. 모세는 신명기 6:4-5에서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에 근거해 하나님을 사랑하라고 명하고, 이어서 그것을 대대로 자녀들에게 가르치라고 명한다. 이 때 가르침의 주체는 부모가 된다. 신앙교육의 장소는 우선적으로 가정이 되어야 하며, 주체는 부모가 되어야 하고, 내용은 하나님의 말씀이며, 방법은 반복적으로 꾸준하게 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앙교육은 자녀들이 어렸을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
“또 어려서부터 성경을 알았나니 성경은 능히 너로 하여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에 이르는 지혜가 있게 하느니라” (딤후 3:15)
부모는 아이가 태중에 있을 때부터 말씀을 들려주며, 말씀으로 교감을 나눠야 한다. 어린 시절 가장 좋은 성경교육은 암송이다. 어렸을 때 외운 말씀은 평생 잊혀 지지 않고 머릿속에 남기 때문이다. 필자의 교회는 성경 500구절을 암송하는 ‘바이블 러버스’라는 사역이 있다. 500구절을 암송한 아이들에게는 대학 입학 시 장학금(500만원)이 수여되는데, 벌써 4명의 아이들이 성공했고 30여명의 아이들이 도전을 진행 중에 있다. 놀라운 사실은 아직 말도 서툰 3살짜리 아이가 수십 구절의 말씀을 암송한다는 점이다. 아이들이 암송을 도전함에 따라 부모도 자연스럽게 말씀과 가까이 할 수밖에 없고, 가정이 하나님의 말씀을 암송하는 신앙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하나님의 말씀이 살아있는 가정들로부터 아름다운 간증이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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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한국복음주의협의회 5월 월례회 ‘해체되어가는 가정체계, 한국교회의 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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