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중에 한 분이 웨버 대령이었습니다. 웨버 대령은 지난 번 KBS 다큐를 제작하기 위하여 미국에 갔을 때 만났는데, 한국전쟁 당시 강원도 원주 근방에서 전투를 벌이다 수류탄에 오른팔과 오른다리를 잃은 분입니다. 저는 그 잘려진 다리와 팔을 붙들고 울컥한 가슴으로 기도해 드렸습니다. 그 분은 그런 불구의 몸으로 워싱턴에 있는 한국전 기념공원 내에 추모의 벽을 세우는 운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상황이 이러니 올해는 참전용사 초청행사를 못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TV조선의 ‘미스터 트롯’ 영상 준비팀의 도움으로 이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행사 당일에 프라미스홀에 가로 18m, 세로 4m짜리 대형 LED 스크린을 설치하여 백 오십여 명의 참전용사와 가족들을 화상으로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행사가 끝나고 나니까 정말 아쉬운 일이 있었습니다. 저는 설교 중 화상으로나마 참전 용사와 가족들에게 다정한 안부를 묻고 싶었습니다. “♪ 오늘 하루 어떤가요. 밤새 안녕하신가요”라는 노래를 한 소절이라도 불러드리고 싶었습니다.
우리 성도라면 이 노래가 가수 이선희가 최근 발표한 ‘안부’라는 노래인 것을 잘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런데 김종대 장로님이 예배가 한 시간 반이 넘어갈 것 같다고 해서 저라도 시간을 단축하려고 할당된 설교 시간 10분을 5분 내외로 확 줄여 버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안부라는 노래를 못 불렀고, 그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노래를 영어로 번역해서 참전용사들에게 편지를 보내드리려고 합니다. 올해는 대한민국의 어느 단체도 이런 행사를 하지 못했습니다. 아니, 정부조차도 하지 못한 행사였습니다.
오늘도 참전용사들과 마음에 빚진 모든 분들에게 마음의 편지를 띄웁니다.
“오늘 하루 어떤가요 / 밤새 안녕하신가요? / 하루가 멀다 일들이 있어 / 그대 안위에 맘이 쓰였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