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리에서 먼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우리나라 역사에서의 기독교의 역할과 기여, 헌신적 노력을 언급했으며, 예배와 기도에 대한 종교적 가치와 중요성을 강조했다. 결코 현 정부가 반기독교적 정책을 편다거나, 기독교의 공로를 폄하하고 있는 것이 아님을 어필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저는 기도의 힘을 믿는다. 기독교는 대한민국 최대 종교다. 기도의 힘 속에 기독교인들의 기도가 가장 많이 들어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저 개인도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의 힘으로 여기까지 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고 말했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른 비대면 예배조치는 불가피한 선택임을 이해해줄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예배가 기독교계에 얼마나 중요한지, 거의 핵심이고 생명 같은 것이라는 점을 잘 안다. 그래서 비대면 예배나 다른 방식이 교회와 교인에게 곤혹감을 주는 것, 충분히 이해한다”며 “그러나 코로나 확진자의 상당수가 교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집단감염에 있어 교회만큼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 없다. 그것이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종교의 자유 자체, 신앙의 자유 자체, 하나님에 대한 신앙, 예수님에 대한 신앙은 누구도 간섭할 수 없는 절대적 권리다. 그러나 불가피한 경우에는 규제할 수 있도록 감염병예방법상 제도화되어 있다. 그런 객관적 상황만큼은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정부와 교회가 상시적으로 대화하며, 방안을 강구하는 ‘정부와 교회의 협력기구’를 제안했다. 또한 ‘방역인증’을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하는 교회가 모범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안도 제시했다.
이에 문 대통령 역시 공감하며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일방통행식은 안된다. 정부와 교회 간의 긴밀한 협의가 있으면 좋겠다”며 “협의체를 만드는 것은 아주 좋은 방안이다. 기독교만이 아니라 여러 종교도 함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이 꼭 반영되도록 해주시면 좋겠다”고 답했다. 다만 ‘방역 인증’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음을 이해해줄 것을 부탁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이 최고의 고비다. 이 고비를 막지 못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가면 아마도 교회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거의 멈추다시피 해야 한다”며 “국민의 삶이 무너지는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한번 멈추고 나면 다시 되돌리는 데 굉장히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재차 당부했다.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정부-교회 간 협력기구’를 처음으로 제안했던 소강석 목사는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을 향해 한국교회의 순수한 신앙과 예배에 대한 열정을 이해해 줄 것을 요청키도 했다. 소 목사는 “대통령께서는 한국교회가 생명과도 같은 예배를 지켜야 하는 것과 국민보건에 앞장서야 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느라 이중고 삼중고의 고통에 있다는 것도 알아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현장예배 강행으로 논란이 됐던 몇몇 교회와 목회자들을 대변해 “반정부적이고 반사회적인 이유가 아닌 순수한 신앙 양심과 종교의 자유를 지키려고 하는 동기였다”고 강조했다.
또한 “종교의 근본적인 자유를 훼손하거나 폄훼하는 듯한 언어를 사용하면 기독교인들뿐만 아니라 종교인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따뜻한 언어를 사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코로나19와 별개로 문 대통령은 최근 급격히 경색된 남북관계의 회복을 위해 한국교회가 적극 협력해 줄 것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는 그간 기독교계가 큰 역할을 해주셨다. (지금도) 막혀 있는 길을 다시 열기 위해 노력해 주고 계신다”며 “교회나 교단 차원에서 이뤄지는 남북 협력 노력에 대해 정부가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이영훈 목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추진하고 있는 대북 지원과 평양심장병원 건립을 설명하며, 남북관계 회복의 중요성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