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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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우리사회는 서울과 부산시장을 새롭게 뽑는 보궐선거를 치르면서 시민들의 분노라는 표현을 통한 표심이 드러났다고 말한다.

 

분노는 언어적 차이, 문화적 차이, 감각의 차이 등 문화에 따라 다르게 경험된다는 것은 많은 문화적 연구들에 의해 밝혀진 바 있다. 특히 서구 문화와 한국 문화는 매우 다른 문화권에 속한다. 집합주의 문화와 개인주의 문화에서 분노를 경험하고 표현하는 것이 많은 차이를 보여준다. 문화는 한 개인의 사회적 학습의 과정에서 가장 기본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서구인과 한국인의 기본적 가치관, 신념 및 태도의 차이를 결과하는 근원적인 변인이 된다.

 

다양한 사회문화 간에 보편적으로 공통적인 것들도 있지만, 그 사회만의 독특한 기준이나 규범, 관습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부분들이 서로 다른 사회문화마다 서로 다른 내용의 인지적 평가체계들을 구성하고, 이는 분노의 원인과 표현 방식 등에 중요한 변수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 사회가 분노를 언어적 수단으로 표현하는 것을 지지해주는 사회라면, 이 사회의 사회적 규범은 사회 구성원들의 분노표현이 건전한 방법으로 처리되는 데에 도움을 주게 된다. 그러나 폭력적 행위를 강화시켜주는 규범을 가진 문화라면 분노를 물리적이고 파괴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조장하게 되는 것이다.

 

개인마다 다양한 분노의 경험과 표현을 설명해주는 가장 핵심적인 변인이다. 어린 시절 양육 환경은 한 개인의 성격 특성과 인지구조의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핵심적인 변인이다. 부모나 중요한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분노에 관한 학습이 이루어지고, 심리적 외상이 발생하면, 이것은 그 개인의 가장 중요한 분노의 원인이 된다. 또한 아동은 부모로부터 분노의 내용과 표현 방법에 대한 기본적 각본을 학습한다. 또한 부모의 양육태도가 강압적이고 제한적일 경우 아동은 보다 더 강도 높고 빈번한 분노를 경험한다.

 

어린 시절의 양육환경은 복합적으로 한 개인이 인지구조의 형성에 영향을 미쳐서 분노에 취약한 비합리적 신념 및 태도를 결과한다. 대상관계이론은 이것을 이마고이론으로 설명한다. 어린 시절의 분노 관련 기억과 이미지는 분노 유발의 인지 내용을 구성하고 있는 핵심적 원인이 된다. 이것이 환경으로부터 오는 외적 자극에 의해 촉발될 때, 분노는 과거의 해결하지 못한 정서와 관련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어릴 때 언어적 학대를 받은 성인이 상사의 충고에 몹시 화를 내는 경우가 있고, 또 자녀에게 습관적으로 분노를 표현하는 엄마는 어려서부터 자신의 부모가 자기에게 습관적으로 퍼붓던 분노를 학습한 결과, 자신의 자녀에게 자기도 모르게 분노를 쏟고 있는 것일 수 있다.

 

사회학습이론은 폭력행위가 왜 세대에 걸쳐서 나타나는지에 대해서도 적절히 설명해준다. 폭력적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자신의 욕구 충족의 수단 가운데 하나로서 폭력이 있을 수 있음을 보고 배운다. 가정 안에서 아버지의 폭력에 노출되어서 성장한 아들이 의식적으로는 폭력 행위에 대해 미워하면서도 막상 결혼해서 자신의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사례 역시 이들의 이론에 의해서 아주 잘 설명된다.

 

분노의 문화적 요인으로는 서로 다른 문화의 사람들은 서로 다른 사건을 보고 분노하며 다른 방식으로 분노를 표출한다. 이것은 민족과 사회 경제적 집단들과 지역에 따라 각자 다르다. 예를 들어, 분노를 표현함에 있어 여자아이들은 보다 적게 표출하도록 학습되는 반면, 남자아이들은 공격성이 남성다움이라고 배운다. 특히 한국 문화는 유교적 관습에 의해서 여자는 참는 것이 미덕이라고 여겨왔기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한을 쌓아 두면서 살아왔다.

 

모든 문화는 감정이 어떻게 통제되고 표현되는 가에 대한 가치와 규칙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이런 분노가 소극적으로 누적되어 분(忿), 또는 한()의 개념으로 발달 하였는데, 이것은 죽어서도 풀어야 한다는 독특한 전설을 갖고 있다. 이것은 한편으로 권선징악, 인과응보의 강렬한 윤리 의식이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반면에 다른 한편으로는 억울한 것이 죽어서 귀신이란 힘 있는 존재로 나타나 그 원한을 푸는 것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다분히 권위주의적이며 타계적, 도피적, 소극적인 성격을 띤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우리 성도들은 사회적 문화적 분노를 사랑으로 바꾸는 작업이 선교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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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칼럼] 조귀삼 교수의 ‘분노의 사회문화적 요인 극복의 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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