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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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지난주에 제주도에 가서 쉬려는 계획을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월요일에 총회 선관위 워크숍이 있고 저녁에는 오산리기도원에서 집회를 인도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다음날 오전에 비행기로 제주도로 가서 목요일 저녁에 크루즈로 인천으로 오려고 했습니다. 사실은 오산리 집회만 아니었으면 월요일에 크루즈로 갔다가 목요일에 크루즈로 오는 것이 계획이었는데요, 월요일에 종일토록 총회 선관위 워크숍을 인도하고 저녁에 오산리 집회를 인도한 후, 돌아오는 길에 이어령 전 장관님의 조문소를 방문하였습니다.

 

그날 무리를 해서 그런지 이상하게 몸이 으슬으슬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집에 오니까 식은땀도 나고 몸살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이거 혹시 오미크론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 자가진단키트를 해 보았더니 음성으로 나온 것입니다. 다음날, 선 목사님에게 산이나 갈까?”라고 물었더니 가자는 것입니다. “몸살 기운이 있으시면 쉬시죠했으면 쉬었을 텐데 가게 되었습니다. 그날은 시간이 좀 여유가 있어서 교회 뒷산인 한성산이 아니라 불곡산으로 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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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오르는데 땀이 비 오듯 쏟아졌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땀을 닦으면서 올라갔습니다. 육신적으로는 쉬는 게 훨씬 더 좋았던 것 같은데, 그래도 산이 좋아서 올라갔습니다. 몸살 기운이 오는데도 산에 올라가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였기 때문이고 등반가 엄홍길 씨의 말마따나 산이 허락했기 때문에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몸이 좀 부대끼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땀을 비 오듯 쏟으며 올라갔습니다. 그것은 바로 저와의 싸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사실은 불곡산 중턱까지만 갔다 오고 싶은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거기서 머무르면 저와의 싸움에서 스스로 포기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숨이 차고 땀이 비 오듯 쏟아졌지만 가고자하는 목적지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목적을 달성했다는 보람과 무언가를 해냈다고 하는 성취감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은 수요일인데 오전에 온몸이 땅 속으로 들어가는 듯했습니다. 정신력으로 이기고 수요오전예배를 인도했습니다. 그리고나서 드디어 꿈나라로 가 버렸습니다. 일어나니까 저녁 9시 반이었습니다. 제 평생에 이런 적은 없었습니다. 그만큼 저는 무리하게 살고 고단한 삶을 연속해 왔다는 증거죠. 제가 워낙 곤히 자고 있으니까 비서실에서 저를 깨우지도 않고 오전에 했던 설교를 영상으로 방영해 주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비서실 직원들에게 이 사람들아 왜 나를 깨우지 안 깨웠느냐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너무 곤하게 주무셔서 차마 깨울 수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수면제도 안 먹었는데 이렇게 깊은 잠을 잔 것입니다. 아마 화요일에 등산을 했기 때문에 수요일 오후에 깊은 잠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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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수요저녁예배에 나가지 못한 것을 생각하니 너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비서실 직원들에게 이놈, 저놈하면서 왜 나를 깨우지 않았냐고 했습니다. 그렇게 나무랐던 모습도 일종의 저의 투지였을 것입니다. 투지가 없었으면 산에도 안 올라갔을 것이고 엄살이나 부리며 아무런 의미 없이 그냥 누워 있었겠지요. 그러나 저는 몸살 중에도 산행을 하였고 계획된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월요일에 하루종일 선관위 워크숍을 하고 오산리에서 너무 진을 뺐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오산리기도원에 가서 그렇게 진을 빼며 말씀을 전함으로 말미암아 거기 모인 목사님들이 엄청나게 은혜를 받고 말씀에 꼬꾸라지는 것을 경험하였습니다.

 

그래도 다시 한 번 깨달은 것은, 투지도 중요하지만 절제도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왜냐면 제가 그날 임계점을 넘을 정도로 체력을 소진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절대로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또 하나 깨달은 것은, 투지와 절제가 조화를 이루는 지혜도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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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투지와 절제가 조화를 이루는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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