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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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첨예한 찬반 여론 속에 조심스레 시작된 종교인 과세가 시행 5년째를 맞은 가운데, 이에 대한 평가와 향후 보완 과제를 모색하는 시간이 진행됐다.

 

한국교회법학회(이사장 소강석 목사, 학회장 서헌제 교수)는 한국교회세무재정연합(공동대표 김영근 회계사, 이상복 목사(세무사))과 함께 지난 630,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1층 그레이스홀에서 '종교인과세 시행 5년 평가와 과제'를 주제로 공동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종교인 과세는 목회자를 비롯한 종교인들에게도 '조세평등'을 실현함으로 국민적 이미지 개선과 재정운용의 투명성 확보라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기는 했지만, 반면 아직도 종교인 과세 제도에 대한 정확한 파악을 하지 못해 피해를 호소하는 목회자들이 있다.

 

인사를 전한 한국교회법학회 학회장 서헌제 교수는 교회는 하나님의 법이 통치한다. 동시에 현실 사회에서 움직이는 단체로서 국가의 법도 지켜야 한다. 이 두 영역이 부딪히는 영역 중 하나가 세금 문제라며 교회가 세금을 내는 것은 좋지만 국가가 교회를 사찰하고 간섭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가 목소리를 내고 함께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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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한국교회법학회는 2017종교인과세 한국교회공동TF’에 참여하여 종교인과세가 정교분리원칙에 위반하여 교회에 대한 통제수단이 되지 않도록 시행령을 마련하는데 힘썼다다행스럽게도 종교인과세가 잘 정착되고 있는 분위기다"고 평가했다.

 

종교인과세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를 냉철히 돌아보고 이를 개선하고자 열린 이번 세미나에는 홍순원 교수(협성대, 기독교윤리)'종교인 과세의 신학적 평가' , 김영근 회계사(회계법인 늘봄)'종교인 과세의 실증적 평가' , 이석규 세무사(세무법인 삼도)'종교인 과세제도의 재설계', 이상복 목사(세무사, 한세연 공동대표)'세무조사와 교회 재정 운용'을 주제로 발제를 펼쳤다.

 

홍순원 교수 "종교인 80%는 사회적 약자, 납세의 의무 뿐 아닌 복지 고려해야"

 

홍순원 교수는 종교인 과세의 정당성에 대해 "교회와 국가는 구분되지만 나누어질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홍 교수는 "예수는 납세문제에 대한 유대인들의 질문에 대해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라는 대답으로 양자택일이 아닌 제3의 길을 제시했다""가이사의 것이 하나님의 것이 될 수 없고, 하나님의 것이 가이사의 것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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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하나님의 법은 교회 안에서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직접적으로 적용되지만, 국가질서 안에서는 사회법을 통해 간접적으로 하나님의 지배와 통치를 나타낸다""이러한 의미에서 교회는 사회법을 무시하거나 적대시해도 안되지만, 사회법을 하나님의 법과 동일시해서도 안된다"고 조언했다.

 

또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시민법, 도덕법, 종교법 등 법의 3단계 구분을 바탕으로 "과세제도는 시민법에 속해 있으며, 교회법은 그보다 상위개념인 도덕법 내지, 종교법에 속한다""상위개념은 하위개념을 포괄, 보완하는 기능을 수행하는데 이러한 의미에서 과세제도를 종교영역에서 일방적으로 획일화해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봤다.

 

이런 관점에서 종교인 과세를 좁은 의미에서 납세의 의무에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종교인 전체의 80%를 차지하는 사회, 경제적 소외자들의 인권과 복지를 현실화 하는 방향으로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석규 세무사 "종교인 과세, 갓 쓰고 양복 입은 듯 어색해"

 

이석규 세무사는 종교인 과세제도에 대해 갓쓰고 양복입은 어색한 모양이라고 평가했다. 개선이 절실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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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무사는 하나의 종교단체에서 종교인별로 근로소득으로 선택하여 신고해도 되고, 종교인소득으로 선택하여 신고해도 되고, 과세기간별로 소득의 종류를 달리 선택해도 된다. 아울러 원천징수시에는 종교인소득을 선택했더라도 연말정산이나 확정신고시에는 근로소득으로 선택할 수 있고, 원천징수시에는 근로소득을 선택했더라도 연말정산이나 확정신고시에는 종교인소득을 선택하여 신고할 수 있다면서 이러한 종교인소득 과세제도를 다른 과세제도에 비추어 보면 조세법체계나 조세법이론에 비해 많이 어색하고 낯설다고 지적했다.

 

또한 세금의 종류를 납세자가 선택하게 함은 옳지 않다. 세금납부 시기를 납세자가 선택하게 하면 안 된다. 종교활동비 규정은 전체적으로 재정비가 필요하다면서 종교인소득 과세제도가 시행된지 5년째다. 빨리 시행해야 한다는 정치적 목적 때문에 사전준비가 많이 미흡한 상태에서 출발하다보니 갓 쓰고 양복 입은 것처럼 어색한 모양이 됐다. 종교계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해줄테니 신고납부만 해달라는 모양처럼 됐다고 말했다.

 

이 세무사는 종교계의 바람은 단순하고 명확하다. 일반인에 비해 다른 혜택을 달라고 하지도 않고 그러고 싶은 생각도 없다. 국가에 대해서도 납세의무를 이행할 생각도 있고 종교관련 종사자를 특별대우하라는 것도 아니다라며 이러한 어색함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머리를 맞대고 서로의 질문을 한 책상에 올려놓고 하나의 통일된 답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복 목사 "교회재정 투명성 확보 우선"

 

한세연 공동대표 이상복 목사는 교회 재정운영의 투명성을 강조했다. 과세 제도 내에서는 혹여 교회와 목회자가 세무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 매우 불합리한 일이 발생할 지 모르지만, 교회 재정이 투명성을 담보하고 있다면 굳이 문제될 것도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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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목사는 "종교인과세가 전격 실시되면서 이제 교회가 세법에 의한 원천징수 납세의무자가 되었으며, 이는 그 납세의무를 성실하게 수행하지 못할 경우네는 세무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며 교회와 목회자가 세무조사를 받는다는 것은 거의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는데 이제는 그 일이 쉽게 다가올 수 있는 되어버렸다"고 평가했다.

 

교회에 대해서는 세무조사를 실시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어쩔 수 없이 이를 실시해야 한다면, 그것이 '정교분리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부터 일단 심각히 고려해야 하며, 그 방법에 있어서도 과세관청은 확실한 입장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가장 확실한 것은 교회 스스로 재정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교회도 이제는 과거의 재정 장부 운용 구습에서 벗어나 새롭게 되어야 할 것이다. 새롭게 된다는 것은 재정운용을 투명하게 하는 것으로 그것 자체가 세무조사에 대한 가장 좋은 대응방안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세미나에 앞서 드려진 예배는 황영복 목사(상임이사)의 인도로 권태진 목사(군포제일교회)가 마태복음 1615~18, 23절을 본문으로 설교말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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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목사는 베드로는 예수님으로부터 반석 위에 교회를 세우리라는 말씀을 듣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사단아 물러가라는 말도 들는다교회를 세우는 일에 힘쓴답시고 교회를 허무는 일에 앞장서게 될 수도 있다. 사람의 일을 생각하게 되면 진리를 거스르게 된다. 하나님의 일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나님의 말씀에 우선순위를 두고, 세상의 모든 것은 후순위로 두어야 한다. 교회를 세우기 위한 목표로 나아가야 한다. 하나님의 교회를 위해 진리를 세우고 예배를 지키며 나아가자고 말했다.

 

한편, ‘한국교회법학회2018년 종교인 과세가 시행되기 전, 20177월에 당시 연합기관과 전국17개광역시도기독교연합회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한국교회 종교인 과세 공동 TF’에 공동 참여하여 종교인 과세가 국가의 교회와 목회자에 대한 과도한 통제 수단이 되지 않도록 종교계 견해를 전달하여 합리적인 시행령을 마련하는 데 전문적인 도움을 주고, 교회 형편에 알맞은 종교인 과세 안내 자료 제공과 세미나를 실시하는 등 선구적 역할을 감당하였다.

 

한국교회세무제정연합은 기독인 세무사와 회계사 및 법학과 행정가들로 구성된 교회세무 전문단체로서 종교인 과세 시행에 발맞춰 교단과 교회와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상시 세무 상담과 종교인과세 책자 제공 및 교육세미나 등을 열어 한국교회를 섬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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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 과세 시행 5년, 조세평등·재정 투명성 실현 "잘 정착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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