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스스로 수습못하면 한국교회 신뢰도와 지도력 타격
예장통합, 임원회와 원로들간 의견도 갈라져



지난 1월20일 제22회 총회에서 정회파와 반정회파로 갈라져 이전투구를 하고 있는 한기총 사태를 누군가는 화해와 합의로 이끌어 수습해야 할 것인데, 어느 쪽도 이런 노력을 하는 세력을 찾기 어렵다. 양쪽이 두 개의 레일 위를 달리는 기차처럼 제길을 간다고 선언하고 있다.
정회파는 이번 한기총 사태가 길자연목사를 중심한 반정회파의 불법 타락선거에 사태의 원인이 있다며, 한기총을 이번 기회에 학실히 개혁해야 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개혁세력임을 자처하고 있고, 반정회파는 정회파가 선거에서의 패배감에서 억지를 부리고 있다며, 이미 대세가 기울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정회파가 협력하지 않으려면 아예 한기총을 떠나라고 압박하고 있다. 반정회파는 실제로 정회파 인사들이 있는 교단을 임의로 회원 명단에서 삭제하기도 했다. 이런 사이 한기총 사태는 이제 법원으로 넘어갔다.
그런데도 한기총 내 원로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명예회장단도, 회원교단의 대표들로 구성된 공동회장이나 부회장단 어느 쪽도 수습 노력을 찾아볼 수 없다.
특히 한기총의 최고 주주교단이라 할 수 있는 합동측과 통합측 인사들조차 서로의 인식을 달리하며 오불관언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합동측은 이번 한기총 사태의 장본인격임으로 운신의 폭이 쉽지 않다 하더라도, 통합측은 나설 수 있다. 그러나 통합측마저 일부 임원들과 교단 원로들의 의견이 갈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예장통합측의 입장
통합측은 지난 18일 롯데호텔에서 총회 임원회와 증경총회장들이 모여 한기총 사태를 논의했다. 거기에서 총회장 김정서목사는 ‘이번 한기총 사태는 우리 교단과 상관없는 이광선목사의 개인적인 행동’이라고 규정하고 이미 다수가 길자연목사측에 합류하여 사실상 이광선목사는 한기총에 대한 동력을 잃은 상황이므로 우리 교단도 대세에 따라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개진했다. 김 총회장은 통합측이 강하게 나가면 2013년 WCC 부산총회에도 지장이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표시했다. 일부 증경총회장들이 이에 공감하는 사람도 있었으나, 대부분 소위 ‘지금 대세라고 하는 사람들이 금권 타락선거를 주도하고 총회를 불법적으로 속회해 대표회장 인준을 감행함으로써 한기총을 이 꼴로 만들었는데, 우리 교단이 그저 대세라는 이유로 따르자는 말은 현 한기총 사태의 상황을 잘못 파악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상황이 이러니 통합측도 섣불리 나설 수가 없는 일이다.
한기총 문제는 한기총 내부의 원로들에 의해 수습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즉 한기총에는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원로들이 모두 모여있는데, 그들이 나서면 가능하다는 희망적 견해이다. 통합측의 경우 한기총 원로그룹에 명예회장으로 방지일 림인식 안영로 박종순 목사가 활동하고 있고, 공동회장에는 김삼환 지용수 김정서 목사가 들어있다. 그러나 교단 내부의 통일된 의견이 모아지지 않았으므로 어느 누구도 선뜻 나서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이다.
한편 예장통합측 정치부(부장 이정환목사)는 이번 한기총 사태를 야기한 당사자들의 전원퇴진과 새로운 조직을 촉구하며,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한기총에 대한 행정보류를 총회장에게 요청했다. 그러나 정치부의 이 요청은 총회장의 인식과 거리가 먼 것이므로 총회 임원회가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어렵다. 그러나 9월 총회전까지 이번 한기총 사태가 수습국면을 찾지 못하면 이 문제가 다시 정치부에 의해 총회에 헌의될 가능성은 높다.

‘개혁 대 반개혁’의 구도
정회파의 중심에 있는 이광선목사는 이번 한기총 사태를 “개혁 대 반개혁의 싸움”으로 규정하고, 한국교회의 사령탑인 한기총이 개혁을 이루지 못하면 교회가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할 수 있다며, 한기총 사태를 개인의 세력 다툼이나 교권싸움, 또는 합동측과 통합측간의 갈등으로 보지 말고 한기총에 새살이 돋아나오기 위한 진통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사실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된 한기총의 돈선거는 지난 10여년간 끊임없이 지적되고 시정이 요구되어 왔다. 그런데도 ‘꿩 잡는 것이 매’라는 타락한 생각을 가진 일부 인사들에 의해 이런 지적은 번번히 외면되었다. 불법과 불만이 쌓여온 결과가 어떤 계기로 밖으로 표출된 것이 이번 한기총 사태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기총 개혁은 오래전부터 요구되어 왔다. 정회파에 속한 비대위 교단총무들이 개혁의 깃발을 달고 선봉에 서서 개혁운동에 동참을 호소하고 있는 것도 원로들이 수습국면에 쉽게 나설 수 없는 명분으로 작용되고 있다. 그대로는 더이상 안된다는 여론과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계의 원로들이나 뜻있는 인사들에 의해 한기총 사태를 수습할 수 없다면, 결국 비대위측이 요구한 사법부에 판단이 맡겨질 수 밖에 없다. 한기총 문제를 교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세속 사법부의 손을 빌려서 정리할 수 밖에 없다면, 한국교회에 대한 신뢰도와 지도력은 더욱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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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한기총 사태 수습할 세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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