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교단지도자들의 에큐메니칼 지도력 부재로 연합과 일치 실종
한국교회의 분열, 합동측과 통합측의 책임 가볍지 않아



 한국기독교는 미국의 교파주의 교회의 전통을 받아들여 다양한 교파가 있고, 또 그들 교파에서 나누어진 교단의 분열이 심각하다. 한국교회의 분열에는 미국교회의 분열이 한몫하고 있다. 특히 세계교회 가운데 소수 교파에 속하는 장로교회가 한국에서는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3만3천여 개의 장로교회가 300여 개의 교단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런 교회 구조에서 ‘하나의 기독교’로의 지향은 연합과 일치라는 에큐메니칼운동 밖에 없다. 각 교단들이 의기투합하여 국가와 사회에 대해 교회의 존재 목적을 공동으로 수행하는 일이 그것이다.
지금 한국교회에는 이런 목적으로 구성된 연합체가 여럿 있다. 대표적 기관으로, 이미 그 역사가 70여 년에 이르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가 있고, 20여 년이 지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있으며, 금년에 한기총에서 분열해 새로 태어난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이 있다. 이외에도 한국기독교교단협의회, 한국기독교보수교단협의회, 한국기독교개혁교단협의회 등이 있다.
또 장로교 끼리만 모인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연합회 등 목적과 사업이 비슷한 기관들이 이름을 달리 내걸고 연합과 일치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 기관들이 분열하면서 내세우는 명분 역시 연합과 일치이다.

에큐메니칼운동의 분열
그런데 한국기독교는 개교회나 교단만 분열하는 것이 아니다. 연합과 일치를 지향하는 에큐메니칼운동 자체도 분열하고 있다. 이는 보수주의 교회의 고질병이다. 교회의 전통과 신앙을 보수하는 것은 좋은데, 대체로 보수주의자 가운데는 자기의 신앙과 신학은 옳고, 상대의 것은 틀렸거나 의심스러운 것이라고 믿는 자들이 많다. 그 결과로 ‘당신은 나와 다르다’며 딴살림을 차려 분열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명분없는 분열도 예사로 이루어진다. 이는 사탄의 속성이다.
금번 한교연의 분열은 매우 안타깝다. 분열의 구실은 분명히 현 한기총 집행부에 있지만, 그래도 끝까지 한기총을 개혁해 함께 가야 하는 것이 옳은 일인데 끝내 갈라서고 말았다.
특히 지금 한국기독교는 수많은 공격자들로 둘러쌓여 있다. 불교를 비롯한 특정종파들과 안티기독교 세력들이 호시탐탐 공격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들은 기독교 내부의 문제나 약점을 침소봉대하여 인터넷공간을 통해 무작위로 공격하고 있다. 여기에 정치적 좌파들도 한몫 끼어든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교회는 적전(敵前) 분열을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그 중심에 에큐메니칼 교단인 예장통합측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통합측은 교계언론이 수없이 지적해 왔음에도 교계에서 매월 수천만원씩의 ‘이단대책비’를 거두어 먹는 직업적 이단감별사를 앞세워 무리한 이단시비를 중단하지 않고, 매년 이단을 양산한다. 여기에다가 정당하게 비판하는 교계언론은 ‘이단옹호언론’으로 규정해 재갈을 물린다. 한국교회의 에큐메니칼운동의 분열은 통합측에 그 책임의 일단이 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되어가고 있다.

에큐메니칼운동 지도자들의 지도력 부재

한국교회의 에큐메니칼운동은 오랫동안 교회협(NCCK)을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80년대 말 이전에는 보수주의 교단에서는 에큐메니칼운동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보수교단협의회니, 개신교단협의회 등이 있었으나, 1989년 한기총이 창립됨으로써 비로소 보수교단들도 본격적인 에큐메니칼운동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보수교단 지도자들 가운데서 교회의 연합과 일치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진 지도자들을 찾기 어렵다. 따라서 에큐메니칼 진영에서 이 점을 이해하고 보수주의자들을 상대해야 하는데, 에큐메니칼 진영조차 교단이기주의라는 자존심을 앞세우다 보니 상대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던 것이 결국 한기총을 가르는 원인이 되었다. 이는 에큐메니칼 지도자들의 지도력 부재라고 밖에 달리 표현할 수 없다.
또한 교단의 원로들이나 임원들도 마찬가지이다. 너무 단견이다. 그 머리통에 교단이기심만 가득하다. 앞을 내다보는 예지(叡智)가 부족하다. 그 결과 한국교회의 에큐메니칼운동을 20년 전으로 되돌렸다. 교회와 민족의 미래를 생각했다면 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이렇게 졸속으로 깰 수는 없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한국교회의 에큐메니칼 지도력이 약화된 것은 확실하다. 그것은 교회협을 중심으로 한 교단들이 WCC 부산총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났고, 한기총을 중심으로 한 보수교단들의 WEA 한국총회 준비에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한국교회는 2013년 WCC 부산총회와 2014년 WEA 한국총회를 치루고 나면 세계교회에 뚜렷이 그 지도력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인데, 비판과 견제만 난무한 형편이다. 이는 모두 에큐메니칼 지도자들의 지도력의 부재가 원인이다. 딱히 내세울만한 신뢰받는 인물이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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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한국교회 에큐메니칼운동 어디로 가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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