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순수한 교단 화합 위한 모임인가, 정치적 목적 위한 모임인가?
교단 교류 표방하지만, 이면에 다른 포석 있다는 의혹 제기돼


사무총장 출신이 통합 증경총회장단 실무위원에 참여해 구설
연합단체 망가진 상태기에 증경총회장들의 행보에 관심 쏠려


예장합동(총회장 안명환목사) 교단과 예장통합(총회장 김동엽목사) 교단의 증경총회장 50여 명은 지난달 30일 서울 장충동 앰배서더호텔에서 모임을 갖고 ‘예장합동·통합 증경총회장 연합예배’를 드리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참석자들은 양 교단의 일치와 협력을 위해 힘쓸 것을 다짐하며, 그 일환으로 오는 8월 10일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담임목사 오정현)에서 연합기도회를 개최할 계획을 밝혔다.

겉으로 보면 양 교단이 연합과 일치를 이루려는 좋은 시도처럼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이 모임의 이면에 다른 포석이 있을 수 있다며 의혹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제기되고 있는 의혹 중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은 모임의 궁극적 목적이 한기총과 한교연을 배제한 새로운 제3의 연합단체를 만들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양 교단 증경총회장 모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김순권목사(예장통합)는 “새로운 연합단체를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 모임은 양 교단 간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추진된 것으로 나와 김삼환목사가 1년 전부터 합동측과 이야기 해오던 것이 발전한 것”이라며 “교단 간 교류를 위해 시작된 것이지 연합단체 구도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목적으로 모인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다른 기독교계 연합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사는 “한기총과 한교연이 나눠진 과정을 보라. 당시 통합교단은 한기총의 회복을 위해 활동하겠다면서 절대 다른 단체를 만들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 한교연을 만들었고 그 중심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며 “증경총회장단 모임의 경과보고에도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정상화’라는 내용이 들어있다. 이를 보면 이들이 무엇을 추구하는지 짐작할 수 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한기총과 한교연에 대한 통합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태고, 두 단체 모두 교계 안팎에서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단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증경총회장들이 움직이니 이와 관련해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사무총장 출신인 조성기목사(예장통합)가 증경총회장단 모임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하는 것도 구설에 오르고 있다. 조목사는 8월 10일 열리는 연합기도회의 통합측 실무위원 3인 중 한 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실무위원에 합동측은 서기행 김동권 홍정이 증경총회장으로 구성된 세 사람의 대표자가 활동하고 있고, 통합측은 김순권 김삼환 증경총회장에 사무총장 출신인 조성기목사가 참여하고 있다.

증경총회장들의 모임에 아무런 연관이 없는 조성기목사가 실무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에 대해 외부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사자인 조목사에게 무슨 이유로 증경총회장단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지 문의했지만 그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실무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다른 증경총회장에게 어떻게 된 것인지 물으니, 그는 “조성기목사는 단순히 심부름 역할을 하기 위해 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 기독교계 인사는 “증경총회장들의 모임에 사무총장 출신인 조성기목사가 증경총회장들과 동등하게 실무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은 누가 봐도 격에 맞지 않는 부분”이라며 “조목사가 심부름꾼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면 간사 직함으로 활동해도 되는데 통합교단의 증경총회장단을 대표하는 3인 실무위원에 이름을 올린 것은 어색하기 짝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그는 “증경총회장들이 심부름 역할을 할 사람이 필요해 조성기목사를 실무위원에 참여시켰다고 해도, 조목사가 스스로 사양하고 낮은 자리에서 일하겠다고 해야 정상”이라며 “그런데도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증경총회장들과 나란히 올린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연합단체 관계자는 “조성기목사는 WCC부산총회 한국준비위원회에서 사무총장을 맡았던 인사로, WCC부산총회에 약 80억 원을 쏟아 부어 WCC 역사상 최대의 돈 잔치를 벌였다는 오명을 쓰게 만든 주역 중 한 명”이라며 “합동과 통합 교단이 역사적으로 재회해 중요한 기도회를 하는데 이런 사람이 교단을 대표하는 실무 위원으로 활동하는 것 자체가 문제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양 교단의 일치와 협력을 위한 모임을 교단장이 아닌 증경총회장들이 나서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도 말이 나오고 있다. 교단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일은 교단을 대표하는 이들이 수행하는 것이 순리인데 증경총회장들이 이 일을 추진하는 것은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예장통합 증경총회장 김순권목사는 “현직 총회장이 양 교단의 연합을 위한 계획을 추진하려면 승인 받아야 하는 과정을 포함해 여러 제약이 따르기에, 이런 문제에서 자유로운 증경총회장들이 나서게 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송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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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구설에 오른 예장합동·통합 증경총회장단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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