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심령과 마음이 가난한 복

예수께서는 당시 자신이 살던 유대 사회의 수많은 고정관념을 버리게 함에 주목한다. 부자가 되려는 속성을 가진 자들을 향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다”고 말씀하신다. 복음서에서 예수께서는 “가난한 자가 복이 있나니 장차 부자가 될 것이다”라 말씀하지 않으시고, 가난하기 때문에 복이 있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하나님의 나라가 너희 것이라” 했다.
마태복음에 “심령이 가난한 자에게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 5:8 “마음이 청결한 자에게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을 볼 것임이요”라고 하였는데, 여기서 ‘심령’이라는 말과 ‘마음’이라는 말은 같으나 어떤 차이가 있는가?
먼저 영역 성경(NIV, NKJV, NASB, TEV)에는 모두 이 둘이 각각 ‘spirit’(심령)과 ‘heart’(마음)로 번역되어 있다. 공동번역과 표준새번역에는 모두 ‘마음’으로 번역한다. 성서의 영역본에 나오는 심령은 ‘spirit,’이나 ‘마음’을 ‘heart’나 ‘mind’로서 가슴에서 나오는 마음을 ‘heart’로 말하고, ‘mind’는 머리에서 나오는 마음으로 구별한다. 예를 들면 시편 51:17 “하나님께서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하지 아니하시리로다.” 여기에 절규는 다윗이 밧세바와 동침한 후 선지자 나단이 그에게 왔을 때 심령으로 통회하는 것은 밧세바와의 간음을 그 마음에 두었기에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하는 단계에서 구원의 즐거움이 자기 심령에서 사라지는 것을 알게 된다. 예수께서는 가난한 자가 마음이 가난하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지금 우리 현대사회가 주문처럼 말하고 있는 것은 경제적 세계화와 그로 인한 전 세계적 양극화, 지구온난화와 그로 인한 기후변화, 테러와 끝없는 폭력의 악순환, 핵무기와 원자력발전으로 인한 방사능의 위험. 이런 것들은 우리를 행복하기위해 만들어졌지만 그것으로 인해 인류를 파멸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모두가 당부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알게 한다.
예컨대 이러한 현상들의 배후를 들여다보면 거기에는 항상 GNP, 경제성장에 대한 신화가 깔려 있다. 경제성장이라는 목적을 위해서는 전쟁이나 환경파괴를 비롯한 온갖 폭력과 비인간적인 행위가 정당화 된다는 것이다. 전쟁도, 자연파괴도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경제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개인적인 차원에서라면 도저히 용납하기 어려운 엽기적이고 폭력적인 일들을 경제적 확보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행복에 대한 우리의 생각은 절대적으로 경제적인 풍요와 관련되어 있다. 물질적 풍요인 부자가 행복을 보장해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행복의 필수조건은 가난이 아니라 부자 되세요! 인사하고 산다. 실로 우리는 보기는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듣기는 들어도 듣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은 무엇인가? 미국의 정치학자이며 시민운동가인 더글러스 러미스(C,Douglas Lummis)는 “경제성장이 안 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라는 책에서 근대세계를 지배하는 정신에 대해 “타이타닉호 현실주의”를 말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타이타닉 현실주의”라는 것은 맹목적인 경제성장주의에 매몰되어 파국으로 치닫는 근대세계에 대한 비유이다.
배가 빙산에 부딪힐 것이라는 경고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지만, 오히려 거기에 너무 익숙해져서 사람들은 실감을 못한다. 대신 눈에 보이는 것은 배 안의 현실뿐이다. 결국은 침몰할 배 안에서 사람들은 분주하게 일하고 열심히 먹고 마시고 즐긴다. 배안의 모든 사람들은 각자 일상사를 가지고 있고, 그 일을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해나가는 것을 현실주의라고 하는 반면, “누군가 ‘엔진을 멈추어야 한다’고 말하면 그것은 비상식, 비현실주의적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타이타닉호라는 배는 전진하도록 되어 있고, 전진하지 않으면 저마다의 일거리가 없어져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전진하며 여행 즐기는 것이 타이타닉호의 특징이다. 그래서 전진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러미스는 이것이 타이타닉호의 논리, 타이타닉 현실주의라고 말하고, 오늘의 우리 시대가 현실주의의 현대라는 것이다.
성서는 ‘가난’에 대하여, 사도들도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가난하게 생활했으며, 부자들에게 경고하며 자선을 베풀 것을 강조하고, 가진 바를 이웃과 나누라고 가르친다(마태 25:35-46). 사회적이고 물질적 결핍의 가난으로서 인간들이 공동으로 노력하여 극복해야 할 인간조건임을 알게 한다. 즉 공동선을 추구하고 사회정의를 이룩하며 자선으로 가진 바를 나누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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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령과 마음이 가난한 복 - 배성산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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