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5(목)
 

“신교와 구교의 장단점 비교하며 수정해 나가야”
혜암신학연구소 공개강연회, 가톨릭과 개신교 공존 모색



 
한국교회의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기 위해 출범한 혜암신학연구소(소장 이장식 박사)의 두 번째 공개강연회가 지난 1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열렸다. ‘가톨릭 신앙과 개신교 신앙-교황방한의 의미’란 주제로 열린 이날 강연회는 김명혁 목사(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와 함세웅 신부(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고문)이 강연자로 나섰으며, 강근환 박사(자문위원)과 김균진 박사(자문위원)가 논평했다.
이날 ‘천주교와 개신교의 차이와 바람직한 관계’란 주제로 발제한 김명혁 목사는 가톨릭과 동방정교회, 개신교로 나눠지는 세 개의 기독교를 서로 이단이라고 정죄할 것이 아니라, 각 교파의 장단점들을 비교하면서 배우고 수정하면서 보다 온전한 기독교의 모습을 지니도록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세상에 완전한 교회와 신학은 없다고 생각한다. 어거스틴, 아퀴나스, 루터, 칼빈, 웨슬레의 신학도 완전한 신학은 아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 목사는 가톨릭과 개신교의 특징을 비교했다. 김목사는 가톨릭의 특징으로 △수도원 제도 △교황권의 확대 △십자군 운동 △스콜라주의 형성 등 네 가지를 들었으며, 개신교에 관하여서 루터의 이신득의를 비롯한 종교개혁 정신과 칼빈의 개혁주의 신학을 소개했다. 특히 칼빈의 개혁주의 신학에 대하여 △하나님 중심 △성경 중심 △그리스도 중심 △교회 중심 △기도와 경건 중심 △문화 변혁주의적 삶의 신학 등으로 부연설명했다.
김목사는 가톨릭의 가장 큰 특징으로 수도원적인 금욕주의를 언급하면서, “세속주의적인 유행과 값싼 은혜에 치우치고 있는 개신교가 본받아야 할 덕목들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인간의 고행에 너무 치우치고 있다. 가톨릭은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의 은혜를 전적으로 바라보고 사모하고 의지하려는 은혜 중심적인 신앙생활을 하려고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톨릭 신학의 중심인 스콜라 신학에 대해 “계시와 믿음의 우위를 지적하면서도 자연과 이성의 역할과 제도적인 교회와 성례의 절대성을 강조했다. 이는 신학적으로 비판할 수 있으나 지나치게 믿음과 은혜만을 강조하면서 개교회주의와 분열과 분파로 치우치고 있는 개신교회가 긍정적으로 참고하여야 할 요소들이라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함세웅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에 대한 소회’란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함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기단 동안 꽃동네를 방문한 것을 언급하면서, “꽃동네는 그동안 교회 안팎으로 많은 지적을 받아왔고 그 실체가 복음 정신과 맞지 않는 곳이다. 교황의 꽃동네 방문이 취소되고 아주 작고 아름다운 복지기관을 방문했었다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 하는 큰 아쉬움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이 꽃동네에서 수도자들과 평신도들을 만나면서, 그들에게 수도자의 청빈과 평신도의 인간적 연대를 강조함과 함께 “부의 축적이 영혼을 해칠 수 있다”고 권고했다고 전했다.
함세웅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해 “사람은 보통 머리로 생각하고 종합하며 입으로 말한다. 그런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슴과 심장, 마음으로 말해야 함을 우리 모두에게 새롭게 일깨워 주었다”고 평가하면서, “그분의 한국 방문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가족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한국에 머무는 동안 내내 이분들의 아픔과 고통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우리나라의 정치상황을 인식한 듯 “국정원 개입 관권, 부정선거로 정부의 정통성 문제가 제기되고 민주. 통일 인사들과 평화와 화해를 선포하는 사제들을 향해 끊임없이 종북 논란을 일으키며 매도하는 반민주, 반평화 수구 집단이 강력한 권력을 장악한 한국사회에 대해 나름대로 교황 특유의 사목적 언급이 간접적으로라도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상상해 본다”고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함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한 목자로서의 직무 수행’을 언급하면서,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위로와 겸손한 모습으로 다가가는 것이 사제로서의 직무를 다한 것은 아니다. 스스로 시대의 징표로서 고난받는 민중에게 분명하고 확실한 예언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왜 민중들이 고통 중에 있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 어려움을 극복하고 공동체 구성원으로 존중받을 수 있는지 대안도 제시할 때 진정한 예언자로서 사제 직분을 성실히 수행한 주님의 제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강연은 이장식 박사의 발언으로 마무리 됐다. 이 박사는 “교리는 다툼을 일으키지만, 관용은 이해와 화목을 가져온다”며, “가톨릭과 개신교가 우리 모두 다 죄인이고, 회개하고 예수님 믿으면 구원 얻는다는 등의 공통분모들을 찾아내고 살려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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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다시 떠오른 천주교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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