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기독교 ‘창조설’ ‘심판설’ 믿는 교인 30년간 20% 감소
개신교인 36% “비종교인이라도 선하면 구원받을 수 있어”


한국갤럽은 지난해 대대적으로 실시한 ‘한국인의 종교’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최근 세차례에 걸쳐 발표했다. 본보는 지난호 <한국의 종교 실태>에 이어 금번에는 <종교 의식>을, 다음호에는 <종교 단체와 종교인에 대한 인식>에 대해 연속 보도할 예정이다.           <편집자 주>


한국갤럽의 2차 발표에는 한국인들의 의식이 유교, 불교, 기독교 중 어디에 가까운지 신이나 사후세계의 존재유무에 대한 생각이 담겨있다.
이 중 기독교적 성향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약화됐다. 유교적 성향은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급격히 쇠퇴한 이후 큰 변화가 없었으며, 불교적 성향은 지난 30년간 불교인-비불교인 차이보다 종교인-비종교인 격차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기독교적 성향 약화
기독교적 성향을 묻는 질문인 “이 세상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초자연적인 힘을 가진 누가 만들었다”는 말에는 34%가 ‘그렇다’, 52%는 ‘아니다’라고 답했고 ‘앞으로 이 세상의 종말이 오면 모든 사람은 절대자의 심판을 받게 되어 있다’는 말에 대해서는 ‘그렇다’ 25%, ‘아니다’ 60%로 나타났다.
종교별로 보면 기독교적 성향 항목에 대해서는 개신교인의 긍정률이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은 천주교인, 불교인, 비종교인의 순이었다. 창조설은 개신교인의 59%가 믿으며, 천주교인은 45%, 불교인 34%, 비종교인은 21%에 그쳤다.
절대자의 심판설에 대한 긍정률 역시 개신교인이 61%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은 천주교인 38%였으며 불교인(16%)과 비종교인(12%)은 20%를 넘지 않았다.
창조설과 심판설 모두 지난 30년간 긍정률은 10%포인트 남짓 감소한 반면 부정률은 20%포인트 넘게 증가해 기독교적 성향은 전반적으로 약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특히 기독교인에서 두드러진다.
1984년 개신교인과 천주교인의 창조설 긍정률은 모두 80%에 달했으나 30년간 개신교인 59%, 천주교인 45%로 감소했으며, 심판설 역시 1984년 76%에서 2014년 개신교인 61%, 천주교인 38%로 바뀌며 개신교인-천주교인 간 차이가 커졌다.

개신교인 79%, ‘절대자/ 신’ 믿어
종교적 교리의 중심을 이루는 초월적 존재에 대한 인식에 따라 개인의 신앙 형식과 내용, 즉 개인의 신앙 생활이 달라질 수 있다. 여러 종교에서 말하는 초자연적인 개념들에 대해 각각 존재한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존재한다’는 응답은 ‘기적’이 56%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죽은 다음의 영혼’(47%), ‘극락/천국’(42%), ‘귀신/악마’(41%), ‘절대자/신’(39%) 순으로 나타났다.
종교별로 보면 여러 초자연적 개념의 존재를 믿는 사람은 개신교인 중에 가장 많았고(5개 개념 모두에 대해 70% 이상) 그 다음은 천주교인(각 개념별로 60% 이상), 불교인(최저 ‘절대자/신’ 44%, 최고 ‘기적’ 57%) 순이었다. 비종교인은 42%가 ‘기적’이 있다고 봤고 ‘죽은 다음의 영혼’은 28%, ‘귀신/악마’ 22%, ‘극락/천국’ 18%, ‘절대자/신’ 16% 등 나머지 개념을 믿는 사람은 30%를 넘지 않았다.
지난 30년간 각 개념의 존재 긍정률 추이 또한 달랐다. ‘절대자/신’의 존재를 믿는 사람은 지속적으로 감소했지만(1984년 51%; 2014년 39%) ‘극락/천국’을 믿는 사람은 30년간 꾸준히 40% 내외, ‘죽은 다음의 영혼’은 50% 내외, ‘기적’은 60% 내외로 유지돼 변화가 크지 않았다.
최근 10년간 변화만 보면 불교인의 경우 ‘극락/천국’ 존재를 믿는 사람이 36%에서 51%로 많아지는 등 여러 초자연적 개념 긍정률이 대체로 늘었고 개신교인과 천주교인은 비슷하거나 상대적으로 변화가 적었다. 한편, 비종교인은 10년 전에 비해 각 개념별 긍정률이 감소했다.

개신교, 종교간 관용성 인정 비율 가장 낮아
종교의 교리 차이에 대한 관용성, 즉 ‘여러 종교의 교리는 결국 비슷한 진리를 담고 있다’는 말에 대해 ‘그렇다’ 70%, ‘아니다’ 24%였으며 6%는 의견을 유보했다. 역대 조사에서 ‘그렇다’는 응답이 모두 70%를 상회해 한국인은 대체로 서로 다른 종교 교리도 결국은 통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지난 30년간 긍정률은 소폭 감소(1984년 78%; 2014년 70%)한 반면 부정률은 배로 늘어(1984년 12%; 2014년 24%) 종교 간 차별성(배타성)이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종교별로 보면 불교인과 천주교인의 79%, 그리고 비종교인의 74%가 ‘그렇다’고 답한 반면 개신교인은 그 비율이 49%에 그쳤다. 개신교인은 1984년 첫 종교 조사 때부터 타 종교인이나 비종교인에 비해 종교적 관용성을 인정하는 비율이 낮은 편이었고(개신교인 65%; 비개신교인 80% 이상) 그러한 경향은 5차 조사까지 이어졌다. 바꿔 말하면, 자신이 믿는 종교만을 절대 진리로 보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으며 특히 개신교인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비종교인의 구원 인정, 불교>천주교>개신교
‘아무리 선한 사람이라도 종교를 믿지 않으면 극락이나 천국에 갈 수 없다’는 말에 대해서는 67%가 ‘아니다’, 20%가 ‘그렇다’고 답했고 13%는 의견을 유보했다. 역대 조사에서 ‘아니다’라는 응답, 즉 ‘비종교인이라도 선하다면 구원 받을 수 있다’고 보는 사람은 모두 70% 내외였다.
그러나 종교별 차이, 특히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간 입장은 상반됐다. 우선 비종교인의 76%가 비종교인이라도 구원 가능하다고 답했고 불교인(75%)과 천주교인(67%)도 가능성을 높게 봤으나, 개신교인은 그 비율이 36%에 그쳤으며 이러한 경향은 지난 30년간 비슷하게 유지되어 왔다.
이번 종교 의식 관련 조사 결과 중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우리 사회에서 종교인과 비종교인 간 경계보다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간 경계가 더 명확히 나타난 점이라 할 수 있다.              <차진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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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한국갤럽 ‘한국인의 종교’ 설문조사 2차 발표 ‘종교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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