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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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래 ‘설’이란 “섧다”라는 뜻으로 새해의 첫날에 일 년 동안에 아무 탈 없이 무사태평하게 보낼 수 있도록 근신(謹身)한다는 뜻으로 몸차림이나 행동을 삼가 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동양에서는 해(年)의 주기를 음력 기준으로 ‘설 쇠다’로 말한다. 말하자면 새해를 맞아 삼가고 조심하는 날로 ‘나쁜 기운을 쫓아낸다’는 의미로 말한다. 그리고 새로 맞이하는 새해의 첫머리를 한 해로 ‘설’이라 한다. 새해가 낯설어 ‘낯설다’는 어근에서 ‘설’이라 한다.
‘설익다’의 설이 그런 의미인 것처럼 일년 내내 삶이 익어가는 자리가 되기를 바라는 것을 알게 한다. 설익는 삶이 아니라 삶을 잘(=익숙하고 능란하게, 아주 적절하게, 만족스럽게 충분히) 익는 성숙한 삶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설날에 고향을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내 삶의 자리인 탯자리에서 지금 고향을 찾아 나의 삶 성숙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느끼고 어른들께 효성에 곁들인 자기 정체의 본래를 찾는데 그 뜻이 깃들어 있다.
태양을 향해 솟구치는 불의 근원은 태양을 향하여 있기에 불을 붙이면 불은 태양이 있는 위로 솟아오른다. 물의 근원은 바다에 있기에 물은 바다를 향하여 물의 근본을 따라 물은 아래로 바다를 향하여 내려간다. 고향을 찾는 사람의 마음은 삶의 근원을 찾는 마음이며 자연에 솟아 있는 나무는 그 생명의 뿌리가 땅에 박혀 있음을 알아 땅에 내려진 흙에서 솟아 자란다. 이렇게 고향을 찾는 사람의 마음은 귀소본능(歸巢本能)이며 세월의 흐름에 따라 한 존재의 삶의 가치가 생명에 기인하고 있음을 알게 한다.
성서에서 역사의 조상들이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 약속 되어진 생명의 진가를 통해 하늘의 구원의 사실들을 알게 하는 것으로 신약에서 첫 구절은 “아브라함의 자손이요 다윗의 자손인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로 부터 시작함을 알게 한다. 아브라함은 이삭을 낳고 이삭은 야곱을 낳고 야곱은 유다와 그의 형제들을 낳고” 예수의 족보로 부터 하나님과의 믿음의 약속으로 대장정을 펼치는 이유를 알게 한다.
모세의 소명 기사나, 조상들의 믿음의 생활이 아버지 하나님을 찾아 부르짖기를 ‘아브라함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 ‘요셉의 하나님’, 그리고 애굽에서 종살이하던 이야기와 출애굽의 삶의 ‘속 내평’(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일의 실상)을 믿음의 덕담을 늘어놓는다. 이는 고향을 찾는 마음으로 본향을 향한 그리움의 마음이며 고향의 자연적인 산천뿐만 아니라 생명의 영원한 본향을 그리는 삶의 자리인 탯줄을 찾는 본능을 깨닫게 한다. 아브라함, 이삭, 야곱의 아버지 하나님의 의미는 자기 핏줄을 확인하는 것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내림 사랑의 고백을 의미한 하나님의 구원의 사건에 대한 대대로 내려 온 믿음의 자손들이 살아 온 삶의 고백임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본문은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아라 하나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내 아버지 집에는 있을 곳이 많다. 그렇지 않다면 내가 너희가 있을 곳을 마련하러 간다고 너희에게 말했겠느냐? 나는 너희가 있을 곳을 마련하러 간다”고 말씀하신다.
전래로 내려 온 조상들의 얼이나 남겨 주신 믿음의 유산을 기리면서 삶의 역사는 생명의 얼이 새겨있는 지혜를 알게 하고 어른들의 사랑의 삶을 사는 곳에서 사랑의 체험을 통하여 힘의 근원인 하늘의 기운을 터득하게 한다. 이는 어른들의 삶에서 느끼며 일어나는 마음, 친근감으로 사랑의 가치를 느끼는 마음의 정을 터득하게 되어 옳고 그름의 판단력도 가지게 된다.
그러므로 함께 사는 생활 속에서 효행의 삶을 익힌다. 익히는 것은 삶의 근본인 믿음을 배우는 것이다. 생명의 근원이 하늘과 땅으로 해서 아버지 하나님이 지으신 천지(天地)라 한다. 햇빛과 공기, 그리고 물과 땅이 없으면 생명으로 사는 모든 것, 그리고 자연은 살지 못한다. 이 세상의 생명이 있는 곳에는 천지가 따른다. 천지에 흘러가는 시간에 따라 때를 형성하여 삶을 거두고 생사화복을 거느리신 분 바로 그 지으신 이가 나의 삶을 믿음의 관계로 이끔을 알게 한다.
이 우주에 거하는 세상의 이치는 하늘의 섭리와 은혜로 그 이치를 깨우치게 한다. 부모를 모시고 사는 삶은 생명의 근본을 알게 한다. 한 사람이 갖는 그 인품은 그가 살아온 가정의 공동체에서 보고 듣고 깨우치는 삶에서 나오기 때문에 그 삶의 바탕의 분위기를 나타낸다. 이것을 가정의 본보기로 나타내 보이는 것이다. 오늘의 이 시대의 삶은 새로운 가치구조를 형성하지 못한 채 방향을 찾지 못하고 서로가 불신사회의 늪에서 헤메이고 있다. 성서의 가르침은 바로 여기에 생명의 삶을 알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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