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4(수)
 
무덤들이 열리고 잠자던 성도들의 몸이 일어났다 (마 27:5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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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께서 십자가에서 큰 소리로 부르짖으시고 돌아가셨다. 그러자 두 가지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다. 첫째는 성전의 휘장이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둘로 찢어졌다(마 27:51). 둘째는 땅이 흔들리고 바윗돌이 갈라졌다. 또한 무덤들이 열리고 잠자던 많은 성도들의 몸이 일어났다. 그들은 예수님의 부활 후에 무덤에서 나와서 거룩한 성읍에 들어가 많은 이들에게 나타났다 (마 27:52-53).
이 기사에서 예수님의 죽음과 동시에 성전의 휘장이 찢어졌다는 사건은 우리가 분명한 역사적 사실로 잘 받아들이고, 성전의 성소와 지성소를 나누던 휘장이 찢어짐으로 죄인과 하나님,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에 놓인 모든 장벽이 허물어졌다는 성경이 가르치는 신학적인 의미에 대해서도 대부분 찬동하고 잘 믿는다. 그러나 예수님의 죽음과 함께 지진과 같은 현상이 일어나 무덤이 열리고 “잠자던 많은 성도들의 몸이 일어났다.”는 기록에 대하여는 역사적으로나 신학적으로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 점이 있다.
오늘날의 신학자들도 이 점에 대하여 많은 의문을 제기하며, 이상하고 신비로운 수수께끼라고 말한다. 따라서 어떤 사람은 전설 (A.B. Bruce), 전설이 담긴 전통(A. Plummer), 신화적인 전설(W. Grundmann)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확실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그것은 정상적인 경험으로는 판단할 수 없는 유일한 사건인 만큼 객관적인 논증의 문제가 아니라 믿음의 문제(R.T. France), 혹은 신학적 문제(L. Morris, C. Blomberg)라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 일에 대하여 당시 사람들의 증언을 믿지 않을 수 없다. 54절에 보면 백부장과 그와 함께 예수님을 지키던 자들이 지진과 그 일어난 일들을 보고 두려워했으며 이 일을 보고 “이분은 참으로 하나님의 아들이셨다.”는 고백을 한다. 백부장과 예수님을 지키던 자들은 그 날에 있었던 “지진과 그 일어난 일들”을 보고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인정한 것이다. 그렇다면 성전의 휘장은 확실히 찢겨졌고, 지진은 분명 있었던 일이고, 무덤에서 잠자던 몸들이 일어난 것도 사실일 것이다. 이들은 이 날에 일어났던 일을 예수님과 연관시키고 하나님과 연관시키고 있는 것은 예수님의 죽음에 대하여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시고, 예수님을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분인 만큼 무덤에서 잠자는 자들도 능히 일으키실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 확실한 것은 마태 자신이 역사적인 사실에 대한 관심보다는 신학적인 면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만일에 역사적인 사실을 강조하려고 했었다면 이 사건을 좀 더 자세하게 기술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마태가 관심을 갖는 신학은 어떤 것인가?
마태는 휘장이 갈라진 사건과 무덤에서 잠자는 성도들이 일어난 사건을 함께 취급하고 있다. 이 일은 예수님의 죽음과 동시에 일어난 사건이다. 따라서 이 세 사건은 서로 연관성이 있는 것이다.
첫째로 예수님의 죽음은 백부장과 예수님을 지키던 자들의 증인과 같이 역사적인 사실이라는 것이다.
둘째로 예수님의 죽음은 성소와 지성소를 구분하는 휘장이 찢김으로 이 두 방을 나누는 장벽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인간의 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가로막힌 담이 예수님의 속죄적인 제물로 자신을 십자가에서 바침으로 무너지고 관계가 회복되었다는 것이다(히 9:1-28; 10:19-20).
셋째로는 예수님의 대속적인 죽음과 동시에 무덤에서 잠자던 성도들이 일어났다는 것은 예수님의 죽음이 “죽음의 죽음”을 가져와 더 이상 죽음의 세력이 성도들을 무덤에 가두어 둘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죄로 말미암은 죽음의 세력이 무너짐으로 성도들은 이제 무덤에서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예수님의 부활은 바로 죽음의 권세를 무너뜨리셨다는 증거가 된 것이다(고전 15:54-57).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학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여기서 말하는 무덤에서 일어난 “성도들”은 유대인들인가? 예수님의 제자들인가? “거룩한 성읍”은 어디인가? 무덤에서 잠자다 일어난 사람들은 과연 어떠한 몸이었을까? 부활하신 예수님처럼 영원히 썩지 아니할 영적인 몸이었을까? 아니면 야이로의 딸이나 나사로처럼 이 세상에 태어날 때 받은 육의 몸이었을까(고전 15:42-49)? 또한 무덤에서 일어난 자들은 33절에 보면 예수님의 부활 후에 무덤에서 나와서 거룩한 성읍에 들어가 많은 사람들에게 보였다고 했는데 그러면 이들은 예수께서 숨을 거두실 때 무덤에서 일어나 예수께서 부활하실 때까지 사흘 동안 무덤에 있었단 말인가? 등의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고 명쾌한 해석이 필요하다.
마태는 그의 복음서 곳곳에서 구약성경의 말씀을 인용하여 그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어떻게 성취되었는가를 보여준다. 에스겔서 37:12-14; 이사야서 26:19; 다니엘서 12:2에는 주님의 죽은 자들의 시체가 일어날 것을 예언하고 있는 데 마태는 바로 이 사건이 구약의 예언이 이루어졌음을 보여준다고 기록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고린도전서 15:20-23; 골 1:18; 계 1:5등에는 죽은 자의 부활에 대하여 예수님이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 “죽은 자들 가운데 먼저 살아나신 분”, “죽은 자 가운데 처음 나신 분”이며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실 때에 그분께 속한 자들이 함께 살아난다고 했다. 그런데 마태복음 본문에 보면 잠자던 성도들이 예수님보다 먼저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마태복음과 바울의 가르침이 서로 어긋나는 불일치점을 보게 된다. 이러한 성경 자체 안의 불일치 점에 대하여 우리는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그리하여 “그리스원어신약” 비잔틴 본문 (The New Testament in the Original Greek, Byzantine Text Form, 1995)을 비롯하여 서양의 여러 역본들은 이러한 성경상의 불일치점을 조화시키기 위하여 52절에 “또한 무덤이 열렸다.”에서 문장을 끊는다. 이어서 52하반절과 53절은 “그리고 잠자던 많은 성도들의 몸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들은 예수님의 부활 후에 무덤에서 나와서 거룩한 성읍에 들어가 많은 이들에게 나타났다.”라고 읽는다. 무덤이 열린 것과 성도들의 몸이 일어난 것이 동시에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시간적 간격이 있는 것처럼 읽고 있다. 말하 자면 무덤에서 몸이 일어난 시간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가능하게 번역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NIV(1998), 개역 한글판, 한글 개역개정판, 표준새번역, 바른성경 등은 모두 “또한 무덤들이 열리고 잠자던 많은 성도들의 몸이 일어났다.”고 읽으므로 구문상 무덤이 열린 것과 성도들의 몸이 일어난 사건이 동시에 일어난 것처럼 간주하고 있다. 그러나 2011년 판 NIV는 “무덤이 열렸다.”에서 문장을 끊음으로 그 이전의 NIV 역본들을 수정하여 신학적인 불일치점을 조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우리 한글 성경도 이 같은 점을 고려하여 다음과 같이 읽는 것이 적절하다.
마태 27:51, 마침 그때에 성전의 휘장이위에서부터 아래까지 둘로 찢어졌다. 그리고 땅이 흔들리고, 바위들이 갈라졌다.
마태 27:52, 무덤들이 열렸다. 그리고 잠자던 많은 성도들의 몸이 일어났다.
마태 27:53, 그들은 예수님의 부활 후에 무덤에서 나와서 거룩한 성읍에 들어가 많은 이들에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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