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5(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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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경에 보면 “기업의 백성”이라는 말과 “소유의 백성”이라는 말이 나온다. 물론 이스라엘을 가리키는 말로 하나님께서 주로 쓰시는 말씀이다. 얼핏보면 이 말은 다같이 이스라엘을 지칭하는 말이기 때문에 서로 같은 의미로 교환 사용할 수 있는 말 같다. 그러나 이 어귀가 사용되는 배경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가려서 이해하고 사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백성”이라는 말은 히브리어 “암 나할라”는 말을 번역한 것이다. “나할라”라는 말은 “세습적인 재산,”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산,” “상속받은 재산,”(inheritance, hereditary property, or heritage)을 일컫는 말이다. 부모로 물려받은 것은 고대 세계의 경우 거의 땅이다. 그러나 가업이나 집과 같은 건물일 수도 있다. 따라서 “암 나할라”는 문자적으로 “상속의 백성” 혹은 “유산의 백성”이다. 기업이라는 말은 한자로 “基業”이라고 쓴다. 땅을 일컫는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은 요사이 많이 사용하는 “企業”이라는 말과 혼돈을 많이 가져오기 때문에 “유업”이라는 말을 선호하고 있다. 보통 우리가 “상속자”라고 하면 집안이나 가문의 대를 이어가며, 부모의 재산을 물려받을 자식, 곧 아들을 뜻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스라엘이라는 민족을 가리켜 “기업의 백성” 혹은 “유업”의 백성이라고 부른다면 그 의미가 무엇인가?
하나님은 천지를 창조하시고 세상을 다스리시는 왕이시오 주인이시다. 따라서 하나님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의 주인이시다. 시편 24:1은 “땅과 거기에 가득 찬 것과 세상과 그 안에 사는 모든 것들이 다 여호와의 것이다.” 라고 선언하고 있다. 여호와 하나님은 자신이 이 땅의 주인이시라는 것이다(출 9:29, 19:5; 레 25:23; 신 10:14; 렘 25). 이 땅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그의 종 모세에게 이집트 왕 바로에게 가서 다음과 같이 전하라고 말씀하신다.
“너는 바로에게 말하기를 ‘여호와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이스라엘은 내 아들, 내  맏아들이다. 내가 너에게 말하기를 내 아들을 보내 나를 섬기게 하라 하였으나, 네 가 보내기를 거절하니, 보아라. 내가 네 아들, 네 맏아들을 죽일 것이다.”(출  4:22-23)
하나님께서는 이집트에서 바로의 종살이를 하는 이스라엘 백성을 향하여 “내 맏아들”이라고 선언하신다. 맏아들은 가문을 이어갈 상속자이다. 고대 근동 세계에서 상속자가 없는 사람은 노예들 가운데 사람을 택하여 그의 양자로 삼고 왕이나 관원들 앞에서 입양계약을 맺고 입양문서를 작성했다. 양자는 그의 양부모의 노경에 공양자 노릇을 하고, 대신 그의 양부모로부터 재산을 물려받는다. 상속자가 된 것이다. 여호와께서는 땅의 주인으로서 이스라엘에게 땅을 주시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내가 스스로 말하기를 ‘나는 어떻게 하든지 너를 자녀들 가운데 두어,  수많은 나라들 중에 가장 훌륭한 유업인 아름다운 땅을 네게 주겠다.’ 하였고, 또 말하기를, ‘너희는 나를 내 아버지라고 부르며 내게서 떠나지 마라.’ 하였다. (렘 3:19)
이 말씀은 “너를 자녀들 가운데 둔다”는 표현은 고대 바벨론의 입양에 관한 관용구적 표현이다 (Sohn, The Divine Election of Israel, 65,71).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수많은 나라들 중에서 그의 아들로 삼고, 가장 훌륭하고 값진 땅을 그에게 유업으로 주셨다는 것이다. 여기서 “유업”이라는 말은 히브리어 “나할라”를 쓰고 있다. 따라서 여호와 하나님은 이집트에서 종살이하는 이스라엘을 자기 아들로 삼고, 그에게 아름답고, 값진 가나안 땅을 유산으로 주셨다는 것이다. 따라서 성경에서 이스라엘을 가리켜 “유업의 백성,” 그리고 여호와께서 그들에게 주신 가나안 땅을 “유업의 땅”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러나 “소유의 백성”은 이와는 다른 영역에서 사용되는 말이다. 히브리어 “세굴라”의 사전적 의미는 “개인적인 재산” (personal property)이다. 그런데 여호와께서는 이스라엘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신 후 언약을 제의하시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온 땅이 내 것이니, 이제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잘 지키면 너희가 모든 백성들 중에서 내 소유가 될 것이며, 또 너희는 네게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민족이 될 것이다.”(출 19:5-6)
여호와께서는 이스라엘이 여호와의 언약을 잘 지키면 그의 소유로 삼겠다는 것이다. 물론 “온 땅이 내 것이다.”고 전제하시지만 여기서 여호와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을 그의 소유로 삼는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에서는 자식과 아내가 아비나 남편의 소유의 개념으로 사용된다.
특히 아내는 십계명의 마지막 계명에서 보는 것과 같이 남종이나 여종이나 집에서 기르는 가축과 같이 남편의 소유 목록에 들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아내는 여종과는 다른 특별한 소유이다(). 그래서 여종들처럼 팔거나 죽여서는 안 된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여호와의 소유는 자식보다는 아내의 개념이다. 왜냐하면 시내산에서의 언약을 성경은 여호와와 이스라엘 사이의 결혼 예식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그들의 조상들의 손을 굳게 잡고 이집트 땅에서 그들을 이끌어 내던 때에 그 들과 맺는 언약과는 같지 않을 것이다. 그때에 내가 그들의 남편이었으나 그들은  내 언약을 깨뜨려 버렸다. 여호와의 말이다.”(렘 31:32)
여기서 언급되고 있는 언약은 이스라엘이 이집트에서 나올 때 시내 산에서 여호와와 맺은 언약이다. 이 시내 산 언약을 맺을 때에 여호와께서는 이스라엘의 남편이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여호와의 신부인 셈이다. 이 말씀을 통해서 볼 때 시내산 언약은 여호와와이스라엘의 결혼식이다. 고대 근동 세계의 풍습에 따르면 결혼은 일종의 계약이며, 결혼식은 남편이 여러 축하객들에게 잔치를 베풀고 결혼 계약 선언을 하는 데, 일반적으로 이 결혼 선언은 신랑의 신부에 대한 소유권 선포라고 할 수 있다. 결흔을 통해서 부모의 소유였던 처녀가 신랑의 특별한 소유, 즉 “세굴라”(hlgs)가 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시내 산 언약, 즉 결혼식을 올린 이스라엘은 그의 신랑 여호와의 신부가 되고, 그의 특별한 소유가 된 것이다. 이때에 사용된 어휘가 바로 “세굴라”이다. 이러한 배경 가운데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향하여 “암 세굴라”라고 부르시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이스라엘 백성에 대하여 다같이 “유업의 백성”과  “소유의 백성”이 사용되지만 그 기원과 의미는 다르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아들로서 유산을 상속받을 자로서 “유업의 백성”이자, 여호와의 특별한 소유, 곧 신부로서 “소유의 백성”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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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바른번역, 바른해석, 바른적용-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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