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4(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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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에서 통곡하는 소리가 들리니 라헬이 그 자식을 위하여 애곡하는 것이라 그가 자식이 없으므로 위로 받기를 거절하였도다"(렘 31:35).
라헬이 남편 야곱의 사랑은 받았지만 자녀를 낳지 못하여 업신여김을 받고 눈물로 세월을 보낼 때에 하나님께서 라헬을 생각하셔서 야곱의 열한 번째 아들을 낳았는데,  ‘하나님께서 나의 부끄러움을 씻으셨다’고 하여 요셉이라고 불렀습니다.
그 후 야곱이 처가살이를 청산하고 온 가족과 함께 짐승을 이끌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중에 라헬이 또 출산하게 되었지만 난산이었습니다. 라헬이 핏덩이 아들에게 젖 한번 물려 보지 못하고 숨을 거두면서 ‘이 아들은 슬픔의 아들이로다’ 라며 그 이름을 ‘베노니’라고 불렀으나, 야곱은 열두 번째 아들을 안고 이름을 베냐민이라 불렀습니다.
핏덩이 베냐민과 요셉을 두고 떠난 라헬은 슬픔을 안고 눈을 감았습니다. 그 후에 사랑하는 아들 요셉이 형들의 미움을 받아 애굽으로 가는 대상에게 팔려간 후에 야곱에게는 ‘짐승에게 찢겨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지하에 있는 라헬이 그 자식을 위하여 통곡했다는 것입니다. 예레미야는 무덤 속에서 라헬의 통곡은, 지금 바벨론의 포로가 되어 나라도 잃고 자유도 잃고 신앙도 잃은 소망없는 이스라엘의 청년들을 위하여 울고 있는 모든 어머니를 대신하는 통곡으로 들었습니다.

베들레헴의 통곡
그 후 수백 년이 지난 지금 베들레헴 인근 라마의 땅에서 라헬은 다시 통곡합니다. 동방박사들을 만나 메시야 탄생을 알게 된 헤롯 왕은 첫 번 성탄에 위장된 평화를 앞세우고 권력의 야욕에 눈이 멀어서 베들레헴과 그 지경 안에 있는 두 살부터 그 아래의 모든 사내아이들을 죽입니다(마 2:16).
광란의 대학살 속에서 어린 아들을 품에 안고 이리저리 좇기는 젊은 엄마들의 비명과 통곡 소리가 들렸습니다. 이 통곡은 칼날을 피하여 애굽으로 먼 길을 떠나는 어린 예수를 전송하는 눈물이 되었습니다.
라마의 통곡 소리는 오늘 이 시대 역사에도 수없이 터져 나옵니다. 입시지옥에 시달리는 청소년, 취업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청년들, 권력과 금력이 공정한 경쟁을 무너뜨리는 사회를 향해 청년들의 절망감이 ‘이게 나라냐?’하는 비관적인 눈물을 쏟고, 뺑소니 차량에 아빠를 잃고 남편을 잃고 ‘목격자를 찾습니다’고 울부짖는 젊은 부인과 아이들의 눈물, 나라가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패를 나누어 싸움질을 그칠 줄 모르는 위정자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한숨, 촛불과 횃불이 난무해도 내 심령은 어두워 갈 길을 잃은 무언의 시위자들, 양심을 팔아버리고 오히려 ‘인정이 매말라야 잘 살 수 있다’고 믿는 비양심적인 인간들이 득세하는 이 세상이 시베리아의 찬바람보다 더 매섭습니다.
라마의 통곡 소리가 어찌 그 옛날 베들레헴에서만 들리겠습니까? 이 온 나라에 사무쳐 있습니다. 이 아픔과 통곡을 누가 멈추게 하고 싸매 줄 수 있습니까?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 어둠 속에 빛으로 오신 예수, 통곡 속에 소망으로 임하신 임마누엘 예수, 성탄은 우리의 아픔과 통곡 속에서 예수를 만나는 사건입니다.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 아픔이 없고 눈물이 없는 상태가 평화가 아니라, 아픔이 있는 곳일지라도 그 아픔에 위로자로 동참해 주시는 주님을 바라볼 수만 있다면, 거기에 그 아픔을 이기고 그 통곡을 그치고 나아가는 용기와 새로운 삶에 대한 소망과 평화가 임할 것임을 확신합니다.
이사야 7:14에 “그러므로 주께서 친히 징조를 너희에게 주실 것이라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이제 라마의 통곡 소리는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라는 천사들의 합창이 되어 온 세상에 퍼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위로를 받을 것임이라”(마 5:4). 이것이 성탄입니다. 이 혼란한 시대에 우리는 다시 한 번 임마누엘의 성탄을 맞습니다. 여기에 진정한 평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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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의 통곡 그 후에-유종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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