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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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애굽기 6:7에는 여호와께서는 모세를 이스라엘 백성에게 보내어 그들을 구원하실 계획을 알리시며, “내가 너희를 내 백성으로 삼고, 내가 너희 하나님이 될 것이다.”(출 6:7; 출 19:5 참조)라고 말씀하신다.  성경에는 “나는 네 하나님이 되고 너(희)는 내 백성이 되리라.”라는 공식이 많이 언급되고 있는데 우리는 이것을 계약공식 혹은 선택공식이라고 한다. 선택과 계약은 항상 같이 따라 다니기 때문에 이를 분리하여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선택이 없이는 계약이 있을 수 없고, 선택은 계약이 있어야만 법적 구속력을 갖게 된다. 이러한 밀접한 관계 때문에 선택 공식이나 계약 공식이 같이 사용 되었으리라 추측된다. 따라서 이러한 성격 때문에 어느 것이 선택 공식이고 어느 것이 계약공식인지 구별하는 것은 문맥을 따른 수밖에 없다.  
여호와께서는 이스라엘을 많은 민족 중에서 자기 백성으로 선택하시고, 그들을 구원하여 시내 산으로 인도하여 그곳에서 계약을 맺으신다. 이때에 모세는 여호와와 이스라엘의 계약 중재자가 되어 짐승을 잡아 그 피를 하나님을 상징하는 돌 판과 이스라엘 백성 위에 뿌렸다. 여호와께서 아브라함과 언약을 맺을 때처럼 짐승을 잡아 쪼개서 그 고기를 벌려 놓고 그 가운데로 언약 당사자들이 지나가는 것은 아니었지만 목숨을 담보로 언약을 맺었다는 점은 같다. 왜냐하면 피는 곧 생명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이 언약을 어길 경우 피를 흘려야 할 것이다. 고대 세계에서의 언약이나 계약이란 이처럼 생명을 담보로 맺은 것이었다.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그의 생명을 담보하여 언약을 맺고 이스라엘을 그의 백성 삼으셨다. 이스라엘도 그들의 생명을 담보로 여호와를 그들의 하나님으로 모시고 예배하고 섬기겠다는 맹세를 한 것이다.
“나는 너희 하나님이 되고 너희는 내 백성이 되리라”는 이 계약 공식은 고대 근동 세계에서 흔히 사용하는 결혼 선언 공식을 차용한 것이다. 아마도 시내 산에서의 여호와와 이스라엘의 계약관계가 그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결혼 관계와 흡사하다는 인식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스라엘에 있어서 남녀의 결혼이란 일종의 계약이었으며, 결혼에는 계약서를 써야한다는 점에서 유사점이 있기 때문에 이를 은유로 차용했을 것이다. 결혼식에서 신랑은 신부에게 반드시 결혼 계약서를 써주고, 결혼 잔치를 베푼 후 사람들 앞에서 “너는 나의 아내이고, 나는 너의 남편이다”라는 결혼 선언을 해야 했다. 그래야 이들의 결혼이 법적인 효력을 발생하고 법적인 구속력을 갖게 되었다. 이 결혼 선언 공식은 사실상 계약 공식과 일치한다. (Seock-Tae Sohn, The Divine Election of Israel (Grand Rapids: Eerdmans, 1991). YHWH, The Husband of Israel (Eugene: Wipf & Stock, 2002). 한글 본으로는 손석태 『이스라엘의 선민사상』(서울: 성광문화사, 1991), 『 여호와, 이스라엘의 남편 』(서울: 도서출판 솔로몬, 1997) 등을 참조 바람). 따라서 성경의 계약(혹은 언약)개념이나 계약공식은 그 기원이 결혼공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Scott W. Hahn, “Covenant in the Old and New Testaments: Some Current Research (1994-2000) CBR 3(2005):263-92..” Kinship by Covenant : Canonical Approach to the Fulfillment of God’s Saving Promises (New Haven & London: Yale University Press, 2009), 9)]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선지자 예레미야는 이 시내 산 언약을 결혼식으로 이해하고 있다(렘 31:31-33). 여호와 하나님과 이스라엘은 시내 산에서 결혼식을 올린 것이다. 그래서 여호와는 신랑이 되고 이스라엘은 여호와의 신부가 된 것이다.
그러나 결혼은 부부가 지켜야할 법도가 있고, 규칙이 있다. 그렇지 못한 경우는 이혼하게 된다. 남편은 아내에게 이혼장을 써주고 집에서 내쫓는 것이다. 이때 사용하는 이혼 공식이 “나는 네 남편이 아니고 너는 내 아내가 아니다.”이다. 여호와께서도 이방신을 섬기고 여호와와 맺은 언약을 깨뜨린 이스라엘 백성을 향하여 이혼장을 써주었다고 하시며(렘 3:8), “너는 내 백성이 아니고, 나는 네 하나님이 아니다.”(호 1:9)라고 선언하신다. 그리고 이들을 가나안 땅에서 내쫓아 아시리아나 바빌로니아로 잡혀 가게 하신다.
신약성경에서는 예수께서 물을 포도주로 만드는 신적 권능을 가진 신랑으로 오셔서 결혼 잔치를 베풀고 (요2장), 그를 믿는 성도들을 그의 신부로 맞으신다. 요한 계시록은 어린 양 그리스도와 세마포를 입은 성도들 사이의 장엄한 결혼 예식으로 끝나고 있다(계 19:7-9).
그러나 여호와 하나님과 이스라엘이 시내 산에서 맺은 언약은 다만 남녀의 결혼 은유로만 이해되는 것은 아니다. 성경에서 여호와와 이스라엘을 왕과 백성의 관계나 여호와와 이스라엘을 부자 관계로 이해하는 그 출발점은 모두 시내산 언약이다. 따라서 시내산 언약은 신정언약(Theocratic Covenant), 왕정언약 (Covenant of Kingship) 이나 부자언약(Father-Son Covenant)의 성격을 가진다.(이 부분에 대해서는 손석태 『목회를 위한 구약 신학』이나 개신대학원대학교의 교수논문집 『개신논집』5, 6, 8 호 참조하기 바람.) 여호와께서는 이 시내 산 언약을 통하여 이스라엘의 왕이 되시고, 이스라엘은 그의 백성이 되신 것이며, 또한 시내 산 언약을 통하여 여호와께서는 이스라엘의 아버지가 되시며 이스라엘은 그의 아들이 되고, 가나안 땅을 유산으로 받은 것이다. 따라서 “나는 너희 하나님이고, 너희는 내 백성이다”는 공식은 여러 관점에서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하나님께서는 이집트에서 노예 생활하던 이스라엘을 구출하여 그의 백성 삼으셨다.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백성이 될 만한 자격이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여호와께서는 이들을 그의 백성으로 선택하셨다(신 7:1-11). 그 이유는 그의 조상 아브라함과의 언약을 지키고, 그의 후손들이 여호와를 사랑하고 그의 계명을 지켜 그의 제사장 나라가 되게 함이었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죄의 노예들이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의 아들 예수님을 피흘려 죽게 하시고 우리를 살리셨다. 그리고 우리를 그의 신부요 자녀로 삼으시고, 백성 삼으셨다. 우리는 털끝만큼도 그의 백성, 그의 자녀가 될 수 있는 자격도 공적도 없지만 ...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이요, 신부요, 자녀답게 살아야 한다. 그것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의 계명을 지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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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바른번역, 바른해석, 바른적용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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