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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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은 출애굽하여 가나안에 정착하여 사는 동안 왕이 없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직접 그들의 왕이 되어 주셨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이집트에서 종살이 하던 이스라엘을 구출하여 내신 후 시내 산에 도착하여 이들과 더불어 언약을 맺으셨다. 이 언약으로 여호와께서는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되시고, 이스라엘은 여호와의 백성이 되었다. 이스라엘이 여호와의 백성이 되었다는 말은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의 왕이 되셨다는 뜻이다. 따라서 시내산 언약을 “왕의 언약”(The Covenant of Kingship)이라고 말한다. 그리하여 이스라엘은 하나님께서 그들을 직접 다스리시는 신정통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이스라엘에서 왕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외적으로부터 백성을 지키는 일이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위하여 싸우시고, 이스라엘에게 항상 전쟁에서 승리하게 하신 분이시다.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신적 전사가 되어 거룩한 전쟁(holy war)을 수행하며 그의 백성을 위하여 싸우셨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조상 아브라함을 선택하실 때부터 이미 그의 심중에 아브라함의 후손 가운데 왕을 세워 그가 하나님을 대신하여 통치하게 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계셨다. 그래서 아브라함, 이삭, 야곱에게 왕을 주실 것을 약속하셨다(창 17:6; 26:4; 35:11). 그리고 야곱의 아들, 유다에게는 그의 자손이 형제들 가운데 왕이 될 것이라는 예언적 약속을 주신다. (창 49:10)
그러나 이스라엘은 만족하지 못했다. 사사시대에 접어들면서 이스라엘은 인간 왕을 구하게 된다. 이스라엘 백성은 선지자 사무엘에게 나아가 “이제 모든 민족들처럼 우리에게 왕을 세워서 우리를 다스리게 해주십시오.”(삼상 8:6)라고 청한다. 사무엘이 왕의 제도가 자기들에게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설명해 주어도 “아닙니다. 우리에게도 왕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도 모든 민족처럼 우리 왕이 우리를 다스릴 것이며, 그가 우리 싸움을 싸우기 위해 우리보다 앞장서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삼상 819, 20)라고 주장한다. 결국 여호와께서는 이들의 강청을 들어주시어 사울을 왕으로 주신다.
여호와께서는 사울을 왕으로 주심에 있어서 먼저 사무엘과 대면하게 하여 그를 왕이 되도록 준비시킨다. 사무엘은 사울을 숩 땅의 산당에서 만나 여호와께서 그를 세워 왕 삼으실 것을 예고해 주고 그의 머리에 기름을 부어준다. 그리고 그가 하나님께서 왕으로 세우셨음을 확신하게 하는 징조로 그날 그에게 일어날 일에 대해서 말해 준다(삼상10:1-8). 그리고 그들이 서로 헤어질 때, 하나님께서 사울에게 다른 마음을 주셨다(10: 9). 우리 한글 개역 성경은 “새 마음”을 주셨다고 번역하고 있지만 히브리어 성경은 “렙 아헬”( )이라고 적고 있다. “렙”()이라는 말은 “심장”(heart)이라는 의미이고, “아헬”()이라는 말은 “다르다”(different, another)는 뜻이다. 따라서 이는 “다른 심장” 혹은 “다른 마음”이라고 번역해야 옳다. 영역본들도 히브리어의 뜻을 충실하게 살려서 “새 마음”이 아니라 “다른 심장”(another heart, ESV, KJV)라고 번역하든지 아니면 이를 동사적인 표현으로 “하나님께서 그의 마음을 바꿔주셨다.”(God changed his heart, NAS)라고 하든지 “하나님께서 그의 내면적 인격을 바꿔주셨다.”(God changed his inmost person, NET)라고 번역하고 있다. 여호와의 영이 그에게 강하게 임하시자 사울은 딴 사람이 되었고(삼상 10:6), 또한 예언도 하게 되었다 (삼상 10:10).
개역성경처럼 “새마음”이라고 번역할 때 우리는 성령의 역사로 말미암아 변화된 새로운 사람으로 혼돈할 가능성이 많다. 어떤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왕이 될 사울에게 성령을 주셔서 새로운 사람이 되게 하셨다고 해석하는 사람이 있다. 말하자면 중생하고 거듭난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울은 중생한 사람은 아니다. 만일에 사울이 중생한 사람이라면 왕이 되어 번번히 하나님을 뜻을 거역하며(삼상 15장), 하나님께서 기름부으신 자를 대적하고 죽이려하고(삼상 19:10; 20:33), 심지어는 놉의 제사장 85명과 그들의 가족을 몰살하는 만행을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다(삼상 22:17-18). 그에게는 성령은 커녕 악한 영이 들어와 괴로움을 당하고 있었으며, 말년에는 엔돌의 신접한 여인을 찾아가 자신의 운명을 점친다(삼상 28: 8-14).
따라서 하나님께서 사울에게 주신 “다른 마음”이란 중생한 마음이 아니라 앞으로 왕으로서 이스라엘을 다스릴 수 있는 은사나 능력으로 이해해야 한다. 사울이 왕이 되기 전 온 이스라엘은 여호와께 왕을 달라고 들끓고 있는 때였다. 그러나 사울은 민족의 앞날에 대해서 관심이 없었다. 그는 다만 그의 아버지의 잃어버린 암나귀를 찾아 헤메는 자, 말하자면 가족적인 사람이었고, 종교적인 관심도 별로 없어서 당시의 위대한 선지자 사무엘에 대해서도 별로 아는 바가 없는 사람이었다(삼상 9: 5-6). 그러나 사무엘이 그에게 기름을 붓자 그는 변하여 민족에 대한 관심과 책임감과 지도력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군대를 이끌고 나아가 암몬 사람 나하스를 쳐서 승리를 거두는 것을 볼 수 있다(삼상 11장). 그렇다고 해서 그의 속사람이 변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가 왕이 됨으로 하나님께 대한 그의 내면에 잠재한 반역성이 더 적나라하게 들어난 것이다. 하나님께서 사무엘을 통하여 아말렉 족속을 모조리 진멸하라고 명하셨지만 그는 아말렉 왕 아각과 각 종 질 좋은 전리품을 남겼다. 마땅히 진멸해야 할 물건 “헤렘”을 진멸하지 않았다. 이 일로 사울은 여호와께 버림받았고(15:22-23), 결국은 그는 이 일로 말미암아 그의 군대는 물론 그의 아들, 요나단과 더불어“헤렘”의 법대로 (수 6:18: 삼상 28:18-19) 길보아 산에서 블레셋 사람들에게 처참하게 죽임을 당하였다(삼상 31:1-2). 사울은 결코 중생하고 변화된 사람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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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바른번역, 바른해석, 바른적용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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