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주요 장로교 총회가 지난 주 일제히 끝났다. 올 해도 몇 개 교단이 분열해 새로운 교단을 만들기도 하고 이름뿐인 통합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한국교회 교단의 숫자는 매년 늘어난다.
교단이 쉽게 갈라지는 원인은 원교단이 명색만 교단일뿐 아무 것도 지킬 것이 없기 때문이다. 임대 사무실에 달랑 책상 몇 개 놓고 앉았다가 지방색과 출신 신학교, 또는 교단정치색으로 서로 나뉘어져 딴 살림을 차리고 나가는 것이다. 이런 교단은 교단재산을 관리하는 법인도 없고, 제대로 된 신학교 하나도 없다. 이건 교단도 아니고, 총회도 아니다. 글자 그대로 종교적 친목단체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여차하면 패거리를 만들어 총회를 갈라 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더 기막힌 것은 교단간 연합과 일치를 위해 존재한다는 교단연합단체들이 갈라진 교단을 원교단과 똑같이 회원으로 인정해 준다는 점이다. 명분은 어느 편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지만, 속내는 한 교단이라도 더 많은 회원교단을 가입시켜 분담금을 받아 연합단체 운영비에 보태려는데 있다. 따라서 연합단체가 회원교단의 분열을 합법화 하고 부추기는 모순을 조장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므로 교단연합단체들이 원교단의 동의 없이는 갈라진 교단에 대해 회원으로 받아 들이지 말아야 한다.
이미 한국 기독교에는 300개가 넘는 교단간판이 내걸렸는데, 이대로 가면 수년 내에 500개도 넘는 교단으로 늘어나게 될 지 모른다. 이는 한국교회의 윤리적 패배 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더 한심한 것은 교단을 분열하여 간판을 내거는 소위 지도자들이 부끄러운 줄을 모른다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자신들이 기독교 신앙을 보수한다고 말한다. 대관절 그들이 보수한다는 기독교 신앙은 무엇이란 말인가?
성경은 우리에게 성령의 하나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 했는데, 조그마한 땅덩어리에서 교파 하나도 통일하지 못하고 한 교파에서 300-400개 똑같은 교단 간판이 내걸리게 방치하는 것이 성령의 뜻을 따르는 것인가. 그래놓고 무슨 교단 총회장입네, 무슨 임원입네 하고 다니는 저들 꼬락서니를 보자니 속이 뒤집어져 구역질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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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도 역시 교단은 분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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