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현수)블타바 강가에서
2018/02/12 15:5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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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타바 강가에서

 김 령 숙

남의 마음 한 자락
물들이는게 어디 쉬운 일이던가
시간이 흐르면서 습지 번지듯이
스며들게 하는 것이 어디 그리 쉬운 일이던가

달빛에 젖고
빗물에 그리워하고
그림자에 밟히고

저무는 강가 카페에서
따슨 차를 마시며
목구멍으로 타고 오는 이 따스함처럼
나 또한 누군가의 가슴을 이토록 적신 적이 있었던가
블타바강 저녁 노을도
붉게 출렁이며 마음을 물들이는데...

슈마바 산맥에서 발원하여 엘바강으로 흘러드는 430km의 長江 블타바 강가에서 누군가, 서 보았다면 더군다나 그 강과 어둠의 交感을 보았다면 놀랍고 아름다운 비감에 젖어들게 될 것이다.
블타바 강에 밤이 오고 달빛이 내려 강물에 스민 듯 젖어서 프라하를 안으며 엘바강으로 흘러가는 긴 江의 어둠, 달빛, 강의 신비로운 조응에, 나그네 된 시인은 이국의 강을 품으며 “남의 마음 한 자락 /물들이는 게 어디 쉬운 일이던가
자괴감과 아쉬움을 돌이키고 있다. 강과 노을, 밤, 달빛이 서서히 合一하며 강의 유속에 함몰하는 프라하의 체취는 깊고 그윽하지 않을까?
도도하게 흐른 강물에 저항 없이 스며드는 저 빛들의 존재는 얼마나 크고 넓은가,
따슨차 한 잔 울컥 목구멍을 타고 따뜻한 누군가의 온기를 기억나게 하고 블타바 긴 강에 노을은 온 몸 던져 붉게 물들이고 있다. 자랑하지도, 큰 소리 내지 않고 오직 혼신으로 강물에 생명의 붉은 빛을 스며들게 하고 있다, 블타바 강이 엘바 강으로 흘러가는 여정을, 유유히 함께 흐르는 까닭을, 강가에 선 나그네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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