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현수)새벽기도
2018/04/11 14:54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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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기도

신 현 순

동이 트려나, 미명의 첫 새벽
도심은 오래도록 거무스레 웅크리고 있다
건물과 건물들 사이를 잰걸음으로
계단을 오른다
어둠을 밀어내며 여자는 손수건을 찾는다
한 장은 나의 것
한 장은 너의 것
다른 한 장은 외다리 의족의
저 남루의 남자를 위해
성전 안은 아직 어둡다

드문드문 엎드린 사람들에게서 쇳소리가 들린다
저 바깥의, 아닌 것에 포로되어 있는 사람들
성전 안에 불이 켜진다

환하다, 오르간 소리가 울린다

하루의 시작은 새벽이다
도심의 첫 새벽 빌딩 숲을 가로질러 차가운 대리석 계단을 올라 성전 안으로 들어가는, 그 모습만으로도 거룩한 번제를 올리고 있지않는가, 성경에서 목격하는 한나의 새벽기도를 만나게 된다.
“그들이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여호와 앞에 경배하고 돌아가 라마의 자기집에 이르니라 엘가나가 그의 아내 한나와 동침하매 여호와께서 그를 생각하신지라”(삼상 1:19) 엘가나와 한나가 비로소 하나님으로부터 아들 사무엘을 선물로 받았음에...
새벽기도는 무한한 은총이다. 시인은 그의 하나님을 신뢰한다. 그 사랑과 긍휼을 새벽마다 체험하게 된다. 나와 너, 소외된 불우한 이웃의 이야기를 손수건 갈피마다 개켜놓고 무릎 꿇는다. 어둠 속에서 빛을 찾아 주님 음성 듣기를 간구한다. 세상에 포로 되어 묶여 있는 자,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 모두가 억눌림에 혼탁하고 기도소리는 쇳소리를 내고 있는 듯 불이 켜지는 순간 환하다.
오르간 음율이 흐르고 비로소 그 분 음성이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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