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k-a.jpg
 어느 날 둥지를 졸업한지 얼마 안 된 까치 한 마리가 넓은 풀밭에 두 눈을 끔벅이며 앉아 있는 두꺼비 한 마리를 발견했다. 시장하던 차에 먹잇감을 발견한 까치는 공중을 한 바퀴 휙 돌아 두꺼비 앞에 내려앉았다. 넓은 풀밭이라 두꺼비가 도망갈 곳이 없다고 판단해 바로 공격하지 않고 약간의 여유를 부렸다. 까치가 나타나자 두꺼비는 너무도 놀란 듯 그대로 넘어져 하얀 배를 드러냈다. 까치가 공격하기도 전에 사지를 하늘로 뻗어버리는 것이다. 세상에 이렇게 쉬울까? 까치는 두꺼비를 톡 쏜다. 그런데 그 순간 정신이 아찔해지면서 몸이 비틀거렸다. 몸을 세워보려고 하는데 말을 듣지 않는다. 왜 이렇게 어지러울까? 까치가 정신을 차리려다 안되겠다 싶어 그 자리를 피해 어디론가 날아가자 기절한 듯 누워있던 두꺼비가 벌떡 일어나 조용히 숲 속으로 사라진다. 기절한 것이 아니라 죽은 척한 것인데 세상 경험이 없던 까치가 두꺼비 살갗에 흐르는 독을 아무 생각 없이 덥석 삼켰던 것이다. 멋모르고 달려들었다 혼난 까치는 두 번 다시 두꺼비를 건드리지 않았다. 한번 쪼았다 비틀 거렸으니 두번 쪼았다가는 무슨 일이 날지 모르기 때문. 경험 많은 까치는 두꺼비가 눈 앞에 있어도 못 먹는 떡이라는 사실을 알고 못 본체 한다. 두꺼비만 그럴까? 아니다.
동물과 식물도 살아가는데 필요한 무기를 갖고 있다. 실례로 어떤 동물들은 발이 빠르거나 나무타기에 능하거나 땅속에서 생활하는 등등. 아니면 경이로운 번식력을 갖고 있다. 그래야 일부가 포식자에게 당하더라도 종족을 보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 역시 자신을 지키는 무기가 있다. 밤톨에 무수하게 붙어있는 가시와 억새의 칼날 같은 잎사귀는 함부로 접근하다간 ‘피’를 볼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경고다. 떫은 감과 신 앵두는 맛이 없으니 먹지 말라는 의미다. 마늘과 양파는 공격자의 눈을 아프게 해 방향감각을 잃게 한다. 대마초는 더 독특한 방법을 쓴다. 자신을 먹이로 삼는 동물이 다시 찾지 못하도록 하는 강한 환각 성분을 갖고 있다. 정신을 몽롱히 만들어 위치를 기억하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다. 연한 풀들도 무기가 있다. 초식동물에 뜯어 먹인다 싶으면 먼저 희생된 풀이 고약한 냄새를 분비한다. 이 냄새는 주변 풀에게 ‘공습경보’가 되어 모든 풀이 일제히 쓰디쓴 냄새를 퍼뜨린다. ‘맛이 쓰니 더 이상 뜯어 먹지 말라’ 는 의미다. 겨울, 야산에 흔한 조릿대는 희한하게도 그 지역에 내리는 평균 눈의 양만큼만 자란다. 그 이상 자라 소복히 쌓인 눈 위로 모습을 드러내면, 먹이가 궁한 초식동물에게 뜯어 먹히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법칙은 인간 사회에서도 그대로 적용이 된다. 강한 힘을 가진 사람은 살아남고 약자는 뒤로 처지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다행히 현대 문명은 초원과는 달라서 단순히 힘으로만 지배되는 사회는 아니다. 그래서 지성, 체력, 기술력, 정신력 등 생존을 위한 다양한 종류의 능력으로 살아간다. 그러니 꼭 완벽할 필요가 없다. 무엇이든 좋으니 한 가지 무기 즉 장점만 있으면 된다. 결점이 있어도 다른 장점으로 대체하면 된다. 그러니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고통 받기보다는 장점을 더 강하게 특화시키는 편이 훨씬 났다. 그렇다면 무엇이 나만의 무기인가? 첫째 일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것이 무기이다. 확실한 목표, 구체적인 계획은 그만큼의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무기라고 해서 항상 뭔가를 찌르고 방어하는 것만 뜻하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차이점은 일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방식이다. 그들은 양적으로 계획하고 바보스럽게 일하면서 남들과는 다른 길을 간다.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까닭에 때로는 시행착오를 겪고 밑바닥으로 굴러 떨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은 곧 바로 일어나 그곳에서 부와 성공을 얻는다. 이에 세계적인 발명가 에디슨이 이런 말을 했다. “나는 학교에 가는 대신 도서관에 있는 책을 거의 읽다시피 하면서 광범위한 지식을 얻었다. 내가 남들과 똑같은 것을 배우는 학교를 다녔다면 어떻게 이런 연구결과를 내놓을 수 있었겠는가? 대학에서 공부한 과학자들은 학교에서 배운 대로만 연구 대상을 보려고 하기 때문에 자연의 비밀을 놓치고 말죠” 둘째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생존무기는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다. 즉 삶의 이유를 가지는 것이다. 이것을 알면 우리는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오랫동안 돕고 있는 탤런트 김혜자 씨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저는 연기를 할 때는 괜찮지만 연기를 하지 않을 때는 제가 왜 살아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죽음을 생각 했습니다. 하지만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돕고 나서는 제가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애들을 구해준 게 아니라 애들이 저를 구원해 준겁니다”. 고로 아직도 자신만의 무기를 갖고 있지 않는 사람은 서둘러 찾아보자.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나만의 생존 무기가 있는가?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