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1.jpg
소위 ‘3S우민화정책’은 2차세계대전 이후 일본 및 한국에서 Sports, Sex, Screen을 수단으로 정부에 대한 불만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정책 통칭이다. 12·12군사반란, 5·17쿠데타, 5·18무력진압으로 집권한 제5공화국의 취약한 정통성에 대한 저항의지를 좌절시킬 목적으로 시행된 것이다.
당시 군부정권은 1981년에 ‘88하계올림픽’과 ‘86아시안게임’을 유치했고, 1982년 프로야구, 1983년 프로축구와 프로씨름, 농구대잔치를, 1984년 ‘한국배구슈퍼리그’를 출범시켰다. 1982년에 야간 통금을 시행 37년 만에 해제시킴으로 성매매 업소들이 급속히 늘어났으며, 대중적인 포르노 테이프 보급되고 에로 영화가 대거 제작되었다. 스크린도 예외는 아니었다. 1980년 컬러 TV 방송이 전국적으로 시작되었다. 당연한 사회적 발전현상일 수 있지만 군부는 우민화 정책이라는 의심을 피하지 못했다.
이 3S 정책의 원조는 포르투갈의 총리이자 독재자였던 안토니우 살라자르가 시행한 3F 정책이다. 3F는 Futebol(축구), Fatima(포르투갈 카톨릭 성지, 신앙), Fado(포르투갈 유명 민속 음악)인데, 이는 이스타두 노부 시대 포르투갈의 우민화 정책이다. 안토니우 살라자르 총리가 1932~68년까지 의원내각제를 악용하여 독재정치를 펴는 동안에 활요한 것으로 한국 군부정권의 3S 정책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필자는 지금 사회를 뒤집어 놓고 있는 정준영 사건에 대하여, 이를 발본색원하고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처방이 나와야 함에는 이의가 없다. 그러나 이것이 국민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집권 세력이 불편한 부분을 감추려는 의도라면 신종 우민화 정책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지금 정부는 진퇴양란의 북핵문제, 드루킹 사건으로 인한 정권의 정통성 시비, 극단적인 경제불황으로 인한 서민경제의 침체 등등 실로 간과할 수 없는 중대한 정책적 실패에 의해 상당한 국민적 저항이 시작되고 있음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런 와중에 가장 자극적이고 감각적인 한류 스타와 그와 관계된 클럽의 패륜이 온 메스컴을 장식하고 있다. 한류의 정점에 있는 스타들의 일탈만큼 국민적 관심을 끄는 것은 없을 것이다. 그들의 퇴폐적이고 무례한 행동들과 이를 뒷받혀 준 경찰과의 컨넥션이라면 충분히 원만한 정치적 사건들을 묻어버릴 수 있는 폭발력이 있음도 사실이다. 가뜩이나 혼잡스러운 정치적 국면을 타개해 나가기 위해 시간이 필요한 정권으로부터는 더 이상 좋은 소재가 없을 것이다. 사실이라면 정당성을 가장한 위계요, 참담한 결과를 가져올 삼류정치의 전형이다.
그런데 이 정부는 느닷없이 과거와 싸운다. 71년전 '여순사건'의 재심 확정되었다. 당연히 71년의 한은 풀어야 하나 시기가 절묘하다할 정도로 의심스럽다. 대통령은 친일과 빨갱이를 연결시키는 기묘한 화법으로 과거와의 싸움을 선도했다. 이 싸움은 백번싸워도 백번이기는 민족적 가치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 역시 3S정책의 또 다른 변형이다. 그러면서도 현재와의 싸움은 피했다. 서해호국 영령들은 외면하고 정치 일정을 소화했다. 한미동맹은 길을 잃고, 남북연락사무소 북측 인원이 철수해도 대책이 없다. 미세먼지 대책은 말과 시늉뿐이고 바람불기만을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 그들의 주요 관심사는 아닌 것같다. 이런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정치적 마약일거라는 추측이 그리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분명히 알 것이 있다. 마약은 투약 후 일정시간까지만 그 효력을 발휘하지만 그 시간이 끝나면 끝없는 후회와 무력감에 시달린다고 한다. 그 때문에 다시 마약을 찾고, 그렇게 그는 망가진다. 만일 정권이 그 잘못을 덮기 위하여 3S 같은 정치적 마약을 상습적으로 복용한다면, 이 정권의 종말이 처절하고 비극적일 것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언제나 독재자들의 정책은 당위와 필요로 포장된 현실로 나타난다. 정권이 이런 정책에 의존한다는 것 자체가 그들의 내부에는 치부와 썩은 오물들로 가득 차 있음을 자인하는 것이다.
자신있다면 정직하게 나와야 한다. 자신들의 실패와 실정을 바로 알리고, 야당과 국민들의 매서운 문초를 감내한 다음 협력과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그래야 함께 사는 길이요, 그런 정부라면 아무리 야당이 물고 늘어져도 국민은 신뢰하고 따라갈 것이다. 그러나 만일 그 반대로 허접하고 자극적인 것들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놓고자, 속이고자 한다면, 그 약효가 다하는 순간 무서운 국민적 저항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현 집권 세력이 정말로 명심해야 하는 것이 이런 필연적 사실 때문이다.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삼류 ‘3S우민화정책’의 비극을 예언하며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