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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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한복음 8장에 소개되는 사건은 우리가 익히 아는 이야기이다. 본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참담하기 그지없다. 유대인들이 죄를 지은 한 여인을 미끼로 데려다 놓고, 이 여인과 예수님을 동시에 죽이려고 손에 돌맹이를 들고 숨을 죽이며 바라보고 있다. 죽음이 온 세상을 짓누르고 있는 숨막히는 장면이다. 그러나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이 여자에게 돌을 던저라.”(7)는 예수님의 이 한 마디의 말씀이 이 어둠을 뚫고 모든 사람들의 죽은 양심을 흔들어 깨우는 빛의 역할을 한다.
설교자들은 요한복음 8장을 설교 본문으로 택하고 설교를 할 때면 대개의 경우 이 사건을 배경으로 이 여자를 중심하여 설교를 많이 한다. 12-59절에 이르는 예수님과 유대인들 간에 벌이고 있는 논쟁점을 다루는 것은 부담스럽게 생각한다. 본문 자체도 길고, 이들이 벌이고 있는 논쟁점도 쉽게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한복음에 있어서 중요한 점은 사건 자체에 대한 해설을 담고 있는 설교부분 (discourse)이다. 죽을 수 밖에 없는 한 여인을 살리는 사건을 통하여 예수께서는 자신이 어둠을 비추는 “생명의 빛”이시오, 죄의 종노릇을 하는 인생들을 구원해주시는 “해방자”이시오, 죽은 자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분이심을 증거한다.
예수께서는 여기에 운집해 있는 사람들을 향하여 “내가 곧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결코 어두움 속에 다니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게 될 것이다”(12)라고 말씀하신다.
예수께서는 사람을 죽이려고 돌을 들고 서 있는 이 장면을 “어두움”으로 표현하신다. 어둠이 덮여 있는 세상으로 보시고 있다. 그래서 자신이 “세상의 빛” 혹은 ”생명의 빛“이라고 말씀하신다. 죄를 짓고 끌려와 죽음을 기다리는 여인, 자신들도 이 여자에게 돌을 던질 수 없는 죄인임을  알지 못한 채, 온통 독선에 빠진 인간들이 득세한 세상, 온통 죽음을 부르는 세력들이 가득한 이 세상을, 예수님은 어둠이요, 밤으로 간주하신 것이다. 가룟 유다가 예수님과의 마지막 만찬석상에서 그가 주신 떡 조각을 받아먹고 그의 선생을 배반하여 팔려고 나갔을 때도 성경은 밤, 곧 어둠이라고 했다. 모든 사람이 죽음에 갇혀 있고, 어둠에 묻혀 있다.  
예수께서는 이들을 향하여 “내가 곧 세상의 빛이다”라고 말씀하신다(12). 그리고 그를 따르는 자는 어둠 속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요한복음 서론에는 예수님 안에 생명이 있었고, 그 생명이 사람들의 빛이라고 했다. 그 빛이 어둠에 비쳤으나 어둠이 그 빛을 깨닫지 못했다고 했다 (요한 1:4-5). 바로 이 말씀대로 이 세상은 어둠이다. 모든 사람들이 좌와 죽음에 갇혀 있고, 어둠에 묻혀 있다. 어둠 속에 있지만 자신이 어둠 속에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 어두움이다.
이러한 자에게는 세상의 빛 되신 예수님을 만날 때 비로서 자신이 얼마나 용서받지 못할 죄인임을 알게 된다. 예수님을 만나 예수님의 음성을 들을 때 비로소 그의 마비된 양심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베드로도 예수님 앞에 섰을 때 자신이 죄인임을 알았다. 이사야 선지자도 하나님을 뵈올 때 비로소 그가 입술이 부정하여 선지자가 될 수 없는 자라는 고백을 할 수 있었다. 예수께서는 우리의 양심을 흔들어 깨우고, 우리 자신의 어두움을 비추시는 생명의 빛이시다.
예수께서는 이어서 “너희가 내 말 안에 거하면 참으로 내 제자이며 진리를 알게 될 것이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32)라고 말씀하신다.
예수께서 보실 때 이 유대인들은 다 자유롭지 못한 자들, 곧 죄의 종들이었다. 결국 이들은 죄 가운데 죽을 자들이었다 24). 예수께서 말씀하신대로 여자는 육신에 매인 자이요,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은 율법에 얽매인 자들이었다. 특히 유대인들은 자신들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자기들의 기준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율법의 이름으로 처형하고 죽이려고 하는 자들이었다. 이들은 자신이 어떤 사람이며,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예수께서는 죄를 짓는 자는 모두 죄의 종이라고 선언하신다(34). 왜 죄 짓는 자를 죄의 종이라고 말씀하시는가?
이 세상에 죄를 짓고 싶어서 죄를 짓는 사람은 없다. 사람 속에 있는 죄가 사람이 죄를 짓도록 유혹하고 충동질을 하는 것이다. 사람 속에서 죄를 짓도록 조종하는 자는 바로 마귀이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너희는 너의 아비 마귀에게서 나서 너희 아비의 욕망을 따라 행하려고 한다. 그는 처음부터 살인자였고, 진리 안에 서 있지 않았으니 이는 진리가 그 안에 없기 때문이다. 그가 거짓을 말할 때마다 자기 본성에서 말하는 것인데, 그가 거짓말쟁이며 거짓의 아비이기 때문이다.”(44)라고 가르치신다.
우리 속에서 우리를 조종하는 자가 마귀이며, 마귀는 본성적으로 거짓말쟁이며, 살인자라는 것이다. 아담에게 거짓말을 하고 아담을 죄짓게 하여 죽음으로 몰아넣은 자가 바로 마귀였기 때문에 아담의 후손인 모든 인간을 향하여 예수께서는 마귀에게서 낳은 마귀의 자식들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말하자면 우리가 아무리 죄를 짓고 싶지 않고, 선한 일을 하고 싶어도, 마귀가 조종하는 우리는 하는 수 없이 죄를 짓게 되고, 죽을 수 밖애 없으므로 우리는 “죄의 종”이요 “마귀의 자식”인 것이다. 바울은 이러한 비참한 상태를 한탄하며, “아, 나는 비참한 사람이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 주겠는가?”(롬 7:24)하고 부르짖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를 이 죄의 굴레로부터 해방시킬 분이 위로부터 오셨다(23). 예수께서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 하나님의 아들로 아버지의 보내심을 받은 자이다.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가지신 분이시기에 그에게는 불가능이 없다(마 28:16). 따라서 하나님의 아들은 마귀의 세력하에 종노릇을 하는 자들을 해방시킬 수 있는 것이다. 하나님의 아들이 우리 안에 거하시면 감히 마귀가 우리 안에 들어와 왕노릇을 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아들 예수께서는 “아들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면 너희가 참으로 자유롭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신다”(36).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이 내 왕이 되시고, 내 안에 앉아 거하시면 마귀가 내 안에 들어올 수가 없는 것이다. 예수님이 바로 우리의 울타리가 되어 주시고, 우리의 마음을 지켜주시는 문지기가 되시는 것이다.
하나님의 아들은 말씀으로 우리 안에 거하실 수 있다. 말씀이 내 안에 있으면 말씀이신 하나님의 아들이 내 안에 거하시는 것이며, 바로 말씀이 계시는 곳에 성령이 함께 거하시는 것이다. 따라서 “너희가 내 말 안에 거하면 참으로 내 제자이며, 진리를 알게 될 것이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라”라고 말씀하신다. 우리가 죄로부터 자유롭고 싶고, 마귀의 권세로부터 자유롭게 되기를 원한다면, 우리 안에 진리인 하나님의 말씀이 머물러 있어야 한다. 그때에 성령께서 내 마음을 지켜주시고, 죄의 세력을 물리쳐 주실 것이다. 진리를 알아야 모든 얽매인 것으로부터 해방되어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37-59절의 말씀은 예수님과 유대인 사이에 죽음에 대한 논쟁이다. 사람이 죄의 종이 되면 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죽음이 기다라고 있다. 죄인의 종말은 죽음이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말씀하신다. “누구든지 내 말을 지키면 그는 영원히 죽음을 보지 않을 것이다.”(51). 유대인들은 이 말씀에 크게 반발한다. 아브라함도 죽었고, 선지자들도 다 죽었는데 예수께서는 영원히 죽지 않는다고 하니 예수, 당신은 아브라함보다 위대한가? 도대체 당신은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하고 묻는다.
예수께서는 “너희의 조상, 아브라함이 나의 날 보기를 즐거워하다가 보고 기뻐하였다.”(57)고 말씀하신다. 예수님은 자신이 분명 아브라함보다 위대하며, 아브라함보다 먼저 계셨다는 것이다(58). 아브라함이 그의 날 보기를 즐거워하다가 보고 기뻐하였다는 말은 아브라함도 죽음을 넘어 살아 있다는 말씀이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유대인들의 말이 맞다. 세상 사람들은 다 죽을 것이다. 아담과의 연대성 안에 있는 사람들은 마귀의 종이 되어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지 못하여 죄와 죽음의 굴레를 쓰고 살다가 결국 다 죽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대속적인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아담의 죄 값을 치르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 안에서 그의 말씀을 지키며 사는 사람은 영원히 죽음을 맛보지 않을 것이다.
예수님은 육신에 매여 죄를 짓고 끌려와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한 여인을 말씀으로 살리시며, 그를 죽이고자 하는 자들에게 예수님 자신이 생명의 빛이시며, 참 자유를 주시는 해방자이시며, 나아가서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가르치고 설교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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