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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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정치는 말로 하는 것이다. 그 말은 여론을 대변하고, 다시 그 여론은 정치인의 말을 만든다. 그래서 정치인은 말을 잘 하든지 말을 아끼든지 해야 하는 이유이다. 최근 정치 현장에서 가장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이 손혜원 의원이다.
그의 투기의혹은 1월 15일 조카와 보좌관 등이 목포 근대문화역사공간으로 지정된 거리의 건물 여러 채를 사들여 이 일대가 문화재 구역으로 지정되기 전에 이익을 봤다는 것이다. 이에 손 의원은 SNS를 통해 “악성 프레임의 모함이며, 투기는 커녕 사재를 털어 친인척이라도 끌어들여 목포 구도심을 살려보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틀 후에는 “목포 투기 의혹이 아니라는 데에 제 인생과 전 재산은 물론 의원직을 걸겠다. 목숨을 내놓으라면 그것도 내놓겠다”고 했다. 유튜브 방송에서는 언론의 잇따른 의혹 제기에 “아주 악랄한 인격 말살이며, 요만한 먼지도 찾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필자는 그의 과도한 언사를 보면서 심정적으로 손 의원의 혐의를 확신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 혐의가 없고 자신이 있다면 이렇게 까지 말할 필요가 없었다. 더욱이 그는 실세 현역 국회의원이다. 바로 다음 날 모 신문은 그의 남편이 대표인 재단 명의로 건물 9채를 사들였다고 보도하자, 손 의원은 그날 KBS 9시 뉴스에서 "서울에 있는 나전칠기박물관을 목포로 옮기려 부지를 확보해달라고 재단에 부탁한 것이며, 목포의 주상복합 작은 집 수백 채가 아주 특별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에 놀라워서 지인 300명 정도에게 사라고 권했다"고 주장했다.
문화재 안목을 가지고 부동산에 투자한 것이지 투기가 아니라는 주장이었지만 검찰은 “목포시의 도시 재생 사업 계획이 포함된 보안자료를 보고 이 부동산들을 매입하게 한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적 안목이 아닌 국회의원 신분으로 얻은 정보를 이용해 사들였다는 것이다.
초선인 그는 당당하게 1월 20일 당시 홍영표 여당 원내대표를 대동해 탈당선언을 하면서 “0.001%라도 검찰 조사에서 그런 사실이 밝혀진다면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다음 날 직권남용과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고발당해 검찰의 수사가 시작됐다.
그는 ‘이해충돌원칙위반’을 따지는 언론에 “지겹다”고 했으며, “이해 충돌, 투기와 차명은 목숨 걸고 싸울 것”이라고 했다. 그의 언사는 참으로 과격하고 극단적이며 섬짓하다. “제 인생, 전 재산, 의원직, 목숨, 인격 말살, 요만한 먼지, 0.001%” 하나 같이 극단적이고 자극적이다.
이것은 자신이 스스로 위험을 감지하고 있다는 반증이며, 이렇게 하지 않고는 끝없이 의문을 제기하는 여론에 맞설 수 있으며, 냉정한 검찰 수사를 정치적인 힘으로 누를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일 것이고, 조여드는 상황에 맞설 수 없다는 강박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18일 손 의원을 부동산실명법 위반으로 기소하자 손 의원은 “검찰이 말한 보안 자료를 읽지도 않았고 보좌관이 자료를 가지고 있었다”는 딱한 주장을 했다. 이 주장으로서 그는 스스로의 유죄를 인정하는 꼴이 되었고, 이제부터 그의 말은 초라한 정치인의 어색한 변명과 궁색한 수사가 되어버렸다. 그래도 괜찮은 여성 정치인 중에 한 사람인 줄 알았더니 이처럼 실망스러운 내면을 그의 값싼 입질로 다 날려버리니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가 다 실수가 많으니 만일 말에 실수가 없는 자라면 곧 온전한 사람이라 능히 온 몸도 굴레 씌우리라(약 3:2)”는 말씀이 특별히 다가오는 것은 누구인들 이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혀는 곧 불이요 불의의 세계라 혀는 우리 지체 중에서 온 몸을 더럽히고 삶의 수레바퀴를 불사르나니 그 사르는 것이 지옥 불에서 나느니라(약 3:6)”는 말씀을 생각하며 우리 모두가 위기를 당했다고 함부로 말하는 일을 조심해야 한다. 외경 집회서 28:21에 이런 말이 있다. “혀 때문에 당하는 죽음은 무서운 죽음이고 그런 혀보다는 차라리 지옥이 낫다.” 말과 정치인의 운명적이 함수 관계를 손의원이 기억하고, 필자가 소개한 성경과 외경의 말씀을 새겨 줄 것을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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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정치인의 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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