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5(목)
 

한국교회 보수교단 연합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문재인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의 발표와 기자회견으로 인해 정교분리원칙 위배라는 비판이 비등하다. 우리나라 헌법 제19조는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는 것이고, 이어 제20조는 정교의 분리를 명기하고 있다. 1항은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 2항은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자유민주 국가가 갖는 가장 중요한 사회규범이다.
양심의 자유의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종교 신행(信行)의 믿음과 행위이다. 1항은 종교자유를 보장하는 포괄적 의미에서 신(信)을 말하는 것이고, 2항은 종교가 정치권력에 관여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정치권력이 종교에 관여해서는 안된다는 행(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국가안전보장과 질서 그리고 공공복리를 위배하는 경우에 한해서 종교의 자유가 제한될 수 있다(헌법 제37조 2항).
이번에 한기총의 시국선언문과 문 대통령 하야 기자회견은 종교인의 신앙행위의 자유로서, 그것이 과연 국가안전보장과 질서 및 공공복리에 위배하는가 하는 문제를 논해야지, 목사가 정치에 관여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논리는 옳지 않은 것이다.
지적한 대로 헌법의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는 말은 정치가 종교에 간섭하지 말라는 것이지, 종교가 정치권력에 대해서 말해서는 안된다는 뜻이 결코 아니다. 그런 주장은 정교분리를 핑계로 종교를 탄압하려는 발상에서 나오는 것이다.
특히 기독교의 목사는 왕권을 보호하고 전통을 고수하려는 제사장직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라, 선지자직, 즉 예언자에서 계승되는 직분이다. 예언자는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서 왕과 방백과 제사장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일탈을 비판하고, 시정토록 해야 할 책무가 있다. 오늘날도 마찬가지이다. 목사가 우리사회 지도자들의 일탈행위를 지적하지 않으면 누가 그 잘못을 지적할 수 있는가? 지도자가 잘못 판단하고, 잘못 가고 있는 것을 알면서 아무 말도 않는 것은 ‘벙어리 개’(사 56:10))라는 예언자의 말이 딱 들어 맞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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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의 시국선언문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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