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건물 교회당·전임 성직자 제도 부정... 예배형식 및 성례전 등 전통교회와 달라

퀘이커(Quaker)
그리스도교 분파 중에 ‘퀘이커’라는 특이한 교파가 있다. 다른 말로는 ‘종교친우회’(Religious Society of Friends)라고도 한다. 퀘이커는 17세기 영국국교회에서 일어난 청교도운동의 한 일파로서 ‘떨다’ 또는 ‘진동하다’라는 뜻이다.
1650년대에 조지 폭스(George Fox)가 제창한 명상운동에서 시작되었다. 명상 중에 성령이 임하면 몸을 떤다는 것이다.
조지 폭스는 그리스도가 직접 가르치고 인도한다며 모든 그리스도인의 생활은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생활 전체에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특별히 구별된 교회당 건물이나 안수 받은 성직자를 부정했다. 그리고 그들은 성례전에서 외적으로 드러나는 세례와 성찬이 아니라 영적인 세례와 성찬을 믿으며, 노예제 폐지, 사형제도 폐지, 집총거부, 절대평화주의, 금주령 및 남녀평등 등 혁신적인 사회사상을 주장해 초기에는 많은 박해를 받았다.

창시자 조지 폭스와 퀘이커교도들
창시자 조지 폭스는 청년시절 청교도그룹에 속했으나 칼빈주의 예정설과 원죄 개념에 회의를 갖고 방황하며 영적 도움을 찾아 여러 모임에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어느 날 “네 상태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이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 한 분밖에 없다”는 음성을 들었다. 그가 이 메시지를 전파하자 추종자들이 생겼다.
초기 퀘이커교도들은 어떤 종류의 의식이나 사전 준비 없이 예배를 드렸다. 심지어 정해진 설교자도 없었다. 성령의 인도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으면 하나님이 예배자들 가운데 한 사람을 골라 설교자로 삼을 것이라고 믿었다.
퀘이커 운동은 영국 북부에서 시작하여 런던과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유럽 지역과 신대륙 북아메리카로 퍼져나갔다. 초기 북아메리카의 선교활동의 중심지는 뉴잉글랜드, 뉴암스테르담, 롱아일랜드, 메릴랜드, 버지니아 등이었다. 후에 펜실베니아가 중심이 되었다.
그러나 영국에서 청교도 성직자들은 기성교인들이 퀘이커에 심취해 가는 것을 못마땅히 여겼다. 퀘이커교도들의 예배형식은 충동적이었고, 청교도의 정통주의적 견해들을 거의 무시했다. 그로인해 ‘예배의식이 무질서하고 난잡하다’는 이유로 박해를 받았다.
퀘이커교도들은 맹세도 하지 않고, 국교회에 출석하지 않으며, 국교회에 십일조를 내지 않는다는 이유로 1662년 발표된 퀘이커 조례와 유사한 형법에 따라 처벌받았다. 약 1만5천명이 이 법에 의해 처벌을  약 500여명이 영국 감옥에서 죽었다.
당시 영국은 비국교도들에게는 공무원이 되거나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자격도 제한했다. 그래서 퀘이커교도들은 주로 상업이나 공업 같은 자영업에 종사했다
퀘이커교도들에 대한 자유는 1686년 챨스 2세가 관용령을 내리고 1689년 종교적 관용법이 발표되어 영국에서 자행되던 극심한 박해는 그쳤으나 법적 제약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퀘이커교도들의 검소한 생활과 성실성을 인정받아 많은 지방에서 은행들을 세우는데 공을 남겼다.
 
퀘이커의 신앙 및 예배
퀘이커란 하나님 앞에 모두가 평등하다는 의미에서 ‘친우회’(Friends)라고 칭하며, 모든 사람은 자기 안에 하나님의 성품인 신성(神性)이 있으므로 이를 잘 기르는 법을 배우면 누구나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
퀘이커 신앙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는 ‘내면의 빛’이다. 그 빛은 양심이나 이성과는 다른 것이다. 그 빛은 직접적인 하나님의 임재와 하나님의 뜻을 깨닫게 하는 모든 인간 내부에 있는 하나님의 빛이다. 그 빛은 인간의 양심을 깨우쳐 이성에게 다시 명령을 내린다.
이러한 내적인 인도에 귀를 기우리는 경험은 신비적이고 공동적인 성격을 지닌다. 그 빛을 따라 그의 말씀을 기다리는 모임이 예배이다. 성령이 말하는 것을 기다리는 자들과 예배자들의 침묵 속에서이다. 이 모임은 어떤 때는 어떠한 메시지도 들려오지 않으며 완전히 침묵적일 때도 있다. 이런 경우에도 이 모임은 참여자들에게 영적인 유익을 준다.
예배시에는 남녀가 구별 없이 말을 하거나 기도한다. 남녀의 동등한 자격을 주는 것이다. 여기에서 전하는 증거를 그 모임 전체의 하나님에 대한 체험으로 여기고 숙고한다.

15개 조의 신학 논제
1675년 15개 조의 신학 논제로 발표된 퀘이커 신조는, 제1 지식의 참된 토대에 관하여, “모든 행복의 극치는 하나님에 관한 참된 지식에 있다...” /제2 직접적인 계시에 관하여, “아버지를 알 사람은 아들과 그리고 아들이 아버지를 계시하여 준 사람 외에는 아무도 없으며, 또 아들의 계시는 성령 안에서, 또 성령으로 말미암는 것이므로 성령의 증거로만 하나님의 참된 지식이 계시되어 왔고 또 되고 있으며 될 수 있는 것이다...” /제5 그리스도의 보편적 구원에 관하여, “한 사람의 죄인도 죽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시며 모든 사람이 살고 구원받는 것을 기뻐하시는 하나님은 그의 무한한 사랑으로 그의 독생자에게 빛을 주실 만큼 세상을 사랑하셨으니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구원을 받을 것이다...” /제11 예배에 관하여, “하나님이 열납 하실 만한 예배는 어떤 장소나 때나 사람에게 제한되는 일 없이 하나님 자신의 성령의 내면적 및 직접적 감동과 이끄심을 받고 드리는 것이다...” /제12 세례에 관하여, “한 주, 한 신앙이 있드시 ‘한 가지 세례’(엡 4:5)가 있다. 세례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 의하여 하나님 앞에서의 선한 양심의 응답이다. 이 세례는 순수한 영적인 것 즉 성령과 불의 세례이며, 이것을 받음으로써 우리는 그와 함께 죽고 함께 묻힌다...”/제13 성찬,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는 일에 관하여, “그리스도의 몸과 피의 성찬은 내면적 또는 영적인 일이며, 그의 살과 피를 받는 것이다. 그리스도가 사시는 사람들의 심중에서 성찬에 의하여 속사람이 커간다. 그리스도가 제자들과 같이 계실 때 떡을 떼신 것은 이 사실의 상징이다...”
그리스도교 교파들 가운데 성례전을 외적 형식으로 준수하지 않는 교파는 퀘이커교 뿐이다. 퀘이커는 영적인 세례와 성찬을 믿는다. (구세군은 세례식은 ‘병사입대식’으로,  성찬식은 삼색 깃발 앞에서 신앙 다짐으로 대신한다.)  
 
퀘이커 내의 분파 및 조직들
퀘이커는 18,19세기를 지나면서 여러 분파로 분열되었다. 첫째, ‘정통파’ 또는 ‘복음주의파’는 런던 및 아일랜드에서 연례 모임을 통해 서로서로 친교를 가졌다. 둘째, ‘보수파’는 퀘이커의 예배 및 복장 등 옛 형식을 지키며 연례 모임을 가졌다. 셋째, 미국에서 일어난 ‘힉스파’는 비교적 진보적 신학사상을 가져 다른 퀘이커교도들과 분리되어 있었다. 그러나 보수적인 미국의 연회들은 친교 가운데서 퀘이커의 전통과 예배양식을 유지했다.
퀘이커는 아프리카나 유럽대륙에 널리 확장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 중에 행한 구호활동으로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스웨덴, 스위스 등에도 새로운 연회들이 생겨났다. 그러다가 이들이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연합이 이루어졌다.
퀘이커교 연합회: 이 연합회는 1902년에 5년회(Five Years Meetimg of Friends)로 조직되었다가 1965년 연합회(Friends United Meeting)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러나 정통파와 보수파 연회들은 힉스파의 진보적 사상을 경계했다.
일부 정통파 교회들은 미국에서 활동하던 조지프 존 거니의 영향을 받아 사역자가 사회를 보는 전통적인 예배형식을 채택했다. 이들은 내면의 빛보다 신조와 성서에 더욱 주의를 기울였으며 보다 적극적인 사회활동과 선교프로그램을 전개했다.
미국 퀘이커 봉사위원회: 이 단체는 사회사업과 공공정보 프로그램을 통해 평화와 화해를 증진시킬 목적으로 1917년 미국과 캐나다 퀘이커교도들이 창설한 단체이다. 제1차 세계대전 중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도와 선택적 군복무 형태의 일환으로 구제사업 및 구급차 부대에서 일하도록 조치했다. 이들은 지역사회 발전, 인종화합, 전쟁 피해지역 주민에 대한 구호, 피난민 지원 등의 사업을 한다.
퀘이커교 세계자문위원회: 1937년 미국에서 창설된 국제조직으로, 세계 모든 지역의 퀘이커교도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방문, 회의, 연구 등의 활동을 장려하며, 퀘이커교의 여러 조직 및 활동과 연계한다. 이 위원회는 뉴욕과 제네바에 있는 UN에 대표부를 두고 있다.

한국의 퀘이커교
퀘이커가 한국에 소개된 것은 1955년 미국인 교도들로부터 포교되었다. 한국 퀘이커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입신의 표적으로 세례와 성찬을 행하는 외에 특별한 교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 표기된 신조, 즉 신앙조문은 고정화 형식화 되어 살아 있는 신앙을 기계적으로 말살하고 생장(生長)을 막아버리는 위험이 있으므로 친우회(親友會)는 성문화 된 신앙조문을 가지고 있지 않고 다만 침묵 중에 하나님과 교통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모임은 만장일치로 사회자 1인을 선출해 회합을 갖는다. 모든 교도는 하나님 앞에서 평등하며, 목사·장로·집사 등 직제는 따로 없다.  
퀘이커도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고, 고대 에큐메니칼 삼위일체 교리를 믿는 프로테스탄트의 일파이다. 따라서 기성교회들의 직제와 예배형식 및 성례전이 다르다는 이유로 기독교의 정통성이 부정되지는 않는다.  

 

태그

BEST 뉴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세계 그리스도교 분파 이야기/강 춘 오 목사(발행인) 27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