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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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김성혜 총장님을 가까이에서 모실 수 있었던 것은 한세대학교의 교수로 임용이 된 후 였다. 당시에는 학내 사태로 인해서 교원들과 학생들 사이에 팽팽한 긴장이 날마다 지속되었다. 학교에 등교한 어느날은 학생들이 김성혜 관이라고 쓰여진 관을 들고 운동장을 순회 하면서 김성혜 총장을 장사 지내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하였다. 그때만 해도 김성혜 총장님이야 말로 참 오래 사실 것으로 여겼다. 왜냐 하면 욕을 많이 먹는 사람이 오래 산다는 속설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난 211일 향년 79세로 김성혜 한세대학교 총장이 소천을 하셨다. 필자는 은퇴한지 5년이 넘었기 때문에 총장님을 자주 뵈지는 못했지만 먼 발치에서라도 건강하시기를 원했지만 병마를 이기지 못하신 것 같았다.

 

김성혜 총장님은 1942년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의 부인이자 조 목사와 함께 이 교회를 설립한 고() 최자실 목사의 딸이다. 그는 1965년 이화여대 피아노과를 졸업한 후 1995년 미국 맨해튼음악대학에서 석사를, 2008년 미국 오럴로버츠대학에서 목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조 목사와는 1965년 결혼했다. 2001년부터 한세대 총장을 지내며 직접 강좌도 맡아 학생들에게 매주 '피아노 연주법'을 가르쳤다.

 

김성혜 총장에 대해서는 사람들 마다 평가가 달랐다. 어떤 사람은 매우 부정적인 말을 하는 경우도 보았다. 그러나 가까이에서 모셔본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어느 누구 이던지 리더십을 발휘하여 조직을 움직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모든 사람들의 욕심을 다 충족시킬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정이 많으신 분이셨다. 한번은 결제를 받기 위해 총장실에 들렸더니 고구마를 내어 놓으면서 먹으라고 하였다. 총장님께서 어떻게 고구마를 드시냐고 하였더니 시골의 성도가 해년마다 고구마를 가져 옴으로 새벽에 삶아 왔다고 하였다. 자그마한 담소와 함께 방을 나오면서 총장님의 소박한 생활을 였볼 수 있었다.

 

필자가 한세대에서 근무 하는 동안에 총장님으로부터 혼났던 적이 있었다. 어느날 아침 직원 채플 시간이었다. 그날 내가 설교한 제목은 쓰나미와 지도자였다. 설교를 진행 하는 가운데 총장님의 신상을 건드렸다. 즉 총장님은 세계 최대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 사모로서 많은 비난을 받을 때에 그들을 죽이고 싶도록 미워지겠지만 용서 하는 일이 얼마나 어렵겠느냐 라는 취지의 설교 였다. 그러나 총장님은 자신이 성도들을 죽이고 싶도록 미워 한다는 취지로 이해하였다. 결국 몇 주일을 몹시 괴롭게 지내게 되었다. 결국 오해를 풀어 드리게 되었지만 참으로 힘든 시간이었다.

 

총장님의 조문을 위해서 서울대 장례식장을 갔다. 언제나 웃고 계시는 사진을 보면서 한세대에서 근무하면서 총장님과 얽힌 사건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인파가 넘칠 것으로 알았지만 왠지 조용하였다. 아마도 코로나 19로 인한 요인으로 생각했지만 그래도 조금은 씁쓸한 마음은 어찌 할 수 없었다. 평소에는 문턱이 달토록 총장실을 드나들었던 사람들은 어디 갔을까를 생각해 보면서 인간의 간사한 마음을 측정하는 시간이기도 하였다.

 

오늘은 미국의 미네소타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홍완표 박사님으로부터 페이스북을 통해서 소식을 전해 왔다. 동봉한 사진에 의하면 몇 사람의 교수들과 함께 찍은 김성혜 총장님의 사진이었다. 환하게 웃고 계신 모습을 보면서 이 세상에서 다시는 만날 수 없음이 안타가운 마음이다.

 

총장이라는 직임이 어느덧 3D가 되어버렸다고들 한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대접을 받는 자리라고 여겼던 것들이 지금은 학교 경영을 위해서 노심초사 해야 하는 자리가 된듯하다. 김성혜 총장도 예외는 아닐 것으로 짐작이 되었다. 학교 경영에 따른 자금 문제, 노사의 갈등 문제, 인간관계에서 오는 다양한 문제들 그리고 대형 교회의 사모로서 감당해야할 비난을 감수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마지막 장례식이 있는 날 아침에 한세대 교정을 지났다. 혹시라도 다시 한 번이라도 운구 행열을 보고 싶어서 였다. 그러나 서울대 병원에서 교회로 그리고 장지인 파주시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으로 가셨다 들었다. 필자의 생각에는 그래도 30여년을 봉직한 자신의 대학 캠퍼스를 한번쯤 돌아서 가신 것이 순리라고 판단되었다. 아무튼 김성혜 총장님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이제 천국에서 편히 쉬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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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칼럼] 김성혜 총장님 편히 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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