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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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외로우신가요?” “요즘 같은 때에 외롭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외롭다 못해 우울하기까지 합니다.” 어떤 사람과 주고 받은 대화를 요약한 것입니다. 코로나 상황은 우리를 자꾸 외로운 분위기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코로나는 반달리즘을 몰고 왔고 공동체를 여지없이 와해시켜 버리고 말았습니다. 가족도 예전만큼 유대를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요즘 수도권의 상황은 더 그렇습니다. 외로움은 여러모로 폐해가 많다고 합니다. 혈압이 상승 되고 수면의 질이 떨어지며 일반인들에 비해 조기사망 가능성이 26%나 높다고 합니다. 또한

이 외로움은 우울증으로 가는 뇌 회로를 활성화 시켜 줍니다. 더욱이 이 외로움은 전염성이 강하다는 것이죠. 오죽하면 영국에서는 외로움 장관을 세웠을까요?

 

이러한 외로움의 속성과 분위기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던 영국의 작가 다니엘 튜더는 스스로 고독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유대관계를 맺으라고 제안합니다. 외로울수록 누군가를 만나고 좋은 공동체에 들어가서 소속감을 가져야된다는 겁니다. 저는 그 글을 읽고 외로움을 극복하게 하고 이기게 하는 가장 좋은 공동체가 교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은 교회를 비방하고 혐오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교회 생활의 맛을 보지 못해서 그런 겁니다. 저희 교회 같은 경우는 일단 와 보면 훈훈한 분위기를 경험하고 따뜻한 사랑과 섬김의 냄새를 맡습니다. 그 냄새를 맡은 사람은 스스로 소속감을 갖고 유대의 차원을 높이며 거룩한 부족공동체의 응집 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세상의 공동체에서도 자원봉사나 자선행위를 하면 유대의 질을 높이고 뇌에서 옥시토신이 분비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치매를 막을 뿐 아니라 헬퍼스 하이즉 정서적 만족감이나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하물며 교회이겠습니까? 교회 안에서는 거룩한 부족공동체를 경험하고 오토텔릭, 즉 자원제를 드리는 마음으로 하나님과 그 공동체를 위해 섬기고 헌신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거룩한 헬퍼스 하이, 즉 영혼의 포만감과 황홀감을 느끼게 되지요.

 

저는 목회자로서 이런 거룩한 헬퍼스 하이를 누리고 살아갑니다. 저는 전혀 외로운 사람이 아닙니다. 언제나 관계적인 삶을 살고 부족공동체의 한 중앙에서 일종의 추장과 같은 존재로 살아가기 때문이죠. 그러나 지도자로서의 고독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앞장서서 일을 하면 반드시 외롭고 고독하게 되어 있습니다. 또 비난과 공격을 받을 때도 있어요. 그러나 그런 사람들마저 이해하고 품어버립니다. 그럴 때 고도의 헬퍼스 하이를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 목회자이지만 문학예술 영역에 젖어들면 예술적 외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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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제가 존경하는 이어령 전 장관님께서 전화로 제게 이런 칭찬을 하시더라고요. “소 목사님은 교계활동과 사회활동도 많이 하지만, 문학을 하고 시를 쓰고 예술적 감성이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창의적 상상력을 가지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솔직히 저도 문학과 예술, 시와 음악의 영역에 들어가면 깊은 고독을 느낍니다. 그 고독이 있어야만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하이터치(공감능력)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이런 외로움을 느낄 때는 다니엘 튜더의 제안대로 자연을 가까이 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연 속에서 자연과 유대를 하고 대화하며 소통할 때 정서적 행복감이 찾아옵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런 영역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고 자선을 베푸는 것은 더 좋습니다.

 

그래서 저는 비교적 문학적 예술적 감성이 통하는 선광현 목사님, 박주옥 목사님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고 작은 인정도 베풉니다. 왜냐면 그것이 헬퍼스 하이를 누리는 길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들과는 달리 우리 그리스도인만이 할 수 있는 가장 특별하고 위대한 유대관계가 있습니다. 그것은 수직적으로는 주님과 유대를 맺는 것이고, 수평적으로는 교회 안에서 영적, 역설적 부족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은 외로우면 외로울수록 주님께 더 깊이 나아가고 주님과 더 친밀하고 은밀한 관계를 맺습니다. 그리고 감동이 올 때는 언제나 자원제를 드리고 특별한 헌신을 합니다. 또한 교회에서 사랑하고 섬기는 공동체를 이루고 내가 먼저 섬기고 남을 배려하는 삶을 삽니다. 그럴 때 절대적 헬퍼스 하이를 누리게 됩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무슨 외로움이 있을까요? 무슨 우울함이 있겠습니까?

 

그런 차원에서 보면 이번 중대본의 획일적인 비대면 예배 발표는 너무 아쉽기 그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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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외로운가요? 헬퍼스 하이를 경험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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