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5(목)
 

세 기관 통합 불가 시, 두 기관 통합도 고려키로

회원교단들에 공문 발송, 책임 회피 위한 명분 확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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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총연합(공동대표 소강석 이철 장종현)이 교계 연합기관 대통합에 대한 회원교단들의 중지를 확인키로 했다. 겉으로는 대통합을 위한 각 교단들의 의지를 모으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이단 문제선결이라는 한교총의 원칙론에 대한 동조를 이끌어내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한교총 통합준비위원회(위원장 김태영 목사/ 이하 통준위)는 지난 96일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 한교총 본부 회의실에서 2차 모임을 갖고, 대통합 관련 여러 논의를 진행했다. 위원장 김태영 목사를 포함해 총 7인으로 구성된 통준위는 약 2시간여 계속된 장기 회의 끝에 총 3가지를 결의했다.

 

먼저 지난 1차 모임 때 의지를 모았던 교계 대통합의 필요성을 재확인하고 세 기관과의 만남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다만 통합에 있어 세 기관이 불가할 시, 일단 두 기관만이라도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유연성을 발휘키로 했다.

 

앞서 지난 93일 세 기관은 통합 논의를 위한 만남을 가진 적이 있으나, 이 자리에 한교연의 통합위원은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기총과 한교총의 통합위원들은 이번 통합 논의가 매우 좋은 기회라는 점을 확인하며, 적극 협력하자는 서로의 의지를 확인 했지만, 또 다른 당사자인 한교연이 불참한 상황은 다소 불편할 수 밖에 없었다.

 

이에 한교총은 양병희 목사(예장백석 증경총회장)와 고영기 목사(예장합동 총무)를 한교연과의 대화를 위한 대화위원으로 위촉하고, 한교연측과도 적극적인 통합 논의를 진행키로 했다. 양병희 목사는 한교연 4대 대표회장을 역임한 경력으로 해당 임무의 적임자로 지목됐다.

 

또한 한교총 회원교단들에 금번 통합과 관련한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발송키로 했다. 대다수 회원교단들이 9월 총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 총회에서 해당 내용을 보고받고, 논의토록 하기 위함이다.

 

해당 공문의 핵심은 김태영 위원장이 앞서 언급한 이단금권선거의 선결이었다. 한교총은 회원교단들에 한국사회에 무리를 일으킨 사이비 이단과 금권선거를 일소하고, 한국교회의 하나됨을 추구할 수 있도록 협력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본 공문이 의도하는 바는 선 통합을 기대하는 여론의 압박을 상충시키기 위한 정당성 확보로 보인다. 지금 여론은 한기총의  통합, 후 협상선언과 반대로  협상을 원칙으로 내세운 한교총을 크게 나무라는 상황, 자칫 이번 통합이 무산될 시, 그 모든 비판은 한교총 지도부와 통준위에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

 

그런 상황에 회원교단들이 각자의 총회에서 “‘이단금권선거를 일소하자는 공문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이는 곧 한교총 통준위가  협상을 고수할 수 있는 명분이 되고, 이후 통합이 무산된다 하더라도, 자연스레 회원교단의 결정으로 그 책임을 떠넘길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허나 한교총이 내세우는 해당 조건들이 꼭 한기총과 한교연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한교연은 한교총 내부의 혼재한 정체성을 언급하며, 이를 선결조건으로 내걸었다. 이는 WCC, NCCK의 회원교단인 통합과 감리교 등을 지목한 것으로, 사실상 해당 교단들의 퇴출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금권선거는 애초에 특정 단체에 책임을 떠넘길 수 없는 것이, 금권선거를 만든 것은 엄밀히 단체가 아닌 각 교단이 내세운 후보들이었기 때문이다. 각 교단간의 치열한 교권 전쟁이 만든 불의한 문화가 바로 금권선거이며, 이를 주도했던 것은 소위 주요교단을 자처하는 중대형교단들이었다. 그리고 이 교단들은 바로 한교총에 대다수 포진되어 있다. 애초에 한교총이 금권선거 해결을 조건으로 내건 자체가 지독히 모순인 것이다.

 

한교총이 세 기관과의 통합에 있어 매우 적극성을 띄는 것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나, 스스로 아무것도 내려놓지 못하는 모습은 당장 한국교회의 하나됨을 염원하는 교계를 또 한 번 실망케 하고 있다.

 

한편, 한교총 통준위는 오는 929일 오전 103차 모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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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 외치면서, 아무것도 안 내려놓는 ‘한교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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