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프리즘] 임성택 교수의 ‘교회가 세속 정치에 승리하는 길’
2022/06/14 10:37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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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택 교수(KC대학교 전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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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시대를 경험한 우리 민족에게서 남북분단은 숙명처럼 느낀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 우리 민족의 운명은 그나마 단일민족, 혈통적 일체감으로 외부의 재난으로부터 스스로를 지켜왔다. 왕과 위정자들이 타락하고 부패하여 그들이 나라를 망쳐도 민초들이 일어나 피로써 지켜냈다. 언제나 우리의 가슴속에는 우리는 하나이며, 이 땅의 주인은 민초라는 아주 오랜 민족적 민주주의가 뿌리내리고 있었고, 그 힘으로 오늘에 이르렀다.

 

그런데 최근에 이르러 이 뿌리가 썩어가고 있음에 화들짝 놀라 정신이 혼미해지는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다. 극심한 신분차별의 역사도 거쳐보았고. 무지막지한 사상적 좌우 대결에 의한 피눈물도 경험했었다. 그러나 그것으로 인해 고통받고 설움 받은 계층이 생겨나고 아픈 역사적 사건을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우리의 존립을 위협할 만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작금의 작태는 우리 민족의 뿌리깊은 우리식 민주주의의 근간을 썩이고 녹여내고 있다. 이러다가는 더 이상 우리가 존재할 수 없는 사태에 이를 수도 있다.

 

고질적인 영호남의 대결은 이미 익숙하고 그렇다고 치자. 이미 내성도 생겼고, 서로 얼굴을 마주하면 까닭없이 기분이 상한다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래도 지금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공존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다. 영호남의 갈등은 다른 지역 출신들과의 갈등을 이야기할 때 조금 강도가 셀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제 영호남의 차별을 서로의 농담 정도로 여길 수 있다. 그리고 남녀차별도 이제 그리 큰 문제는 아니고, 신분의 차별은 이미 극복했다고 보아도 좋다.

 

그런데 지금 새롭게 부각하는 갈등은 감정의 문제가 아니고 권력의 문제이고, 그 배후에는 엄청난 경제적 배려가 당근처럼 있고. 그 방법은 교묘한 편 가르기다. 최근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이대남과 이대녀의 대결을 바라보면서 청년을 사랑하는 필자의 마음은 아픔을 금할 수 없었다. 노사(勞使)의 편가르기는 고전적이고, 코로나 그 혹독한 전쟁 중에도 표를 위하여 의사와 간호사로 편을 갈라 싸우게 한탄을 넘어 감탄했다. 선생과 학생을 가르고, 세대와 세대를 가른다.

 

더 무서운 것은 내 편은 절대선이며, 상대는 절대악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이니가 하고 싶은 대로 해라는 유명한 대깨문의 표어가 이런 세대를 대변한다. 내로남불은 문제가 아니다. 내로남불이라 공격하면 그런 것은 없다는 식으로, 나아가 그러면 어떠냐고 말한다. 내편이 하면 그것은 언제나 정의요, 개혁과 혁신의 길이니 어쩔 수 없다는 주장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런 면에서 진보와 보수라고 서로 다른 것은 없지만, 양측의 극단적 선악 논쟁은 결국은 모두의 파멸을 가져올 것이다.

 

이들은 강력한 결속력으로 정치적 세력을 형성하고, 정치인들이 이 세력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구속한다. 자신들을 벗어나려 하거나 공격하면 문자 폭탄은 기본이고, 그들이 가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가용하여 그를 추방하든지 무력화시키고 결국 항복하게 만든다. 검수완박법에 반대했던 금태섭 의원은 쫒겨났고, 그나마 부정적인 소신을 밝히던 의원들마저 결국 전원 동의했다. 필자는 그들의 동의를 보고 그 나약함과 비겁함에 절망했다. 그래서 그들에게서 희망을 볼 수 없는 것이다.

 

이제 교회의 차례다. 180석에 가까운 의석을 가진 민주당과 진보 계열의 정치 세력에 의해 차별금지법 통과라는 위협 앞에 직면해 있다. 각종 악법들이 다수당의 횡포로 만들어지고, 무기력한 여당의 대응은 말만 요란하다. 이미 그들의 관심은 2년 후 총선에 가 있고, 득표를 위한 정략적 선택을 준비한다. 그들에 정의란 곧 득표일 뿐이다. 이들의 선택이 가져올 불행한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의 갈등은 망국적이다. 오직 자신과 같은 편의 승리를 위하여 우리의 근본을 허무는 이 무도함을 교회는 더 이상 지켜만 보면 안된다.

 

교회는 하나님으로부터 세상 정치에 대한 무한 책임을 부여받았다. 그것이 인간에게 통치를 허락하신 하나님의 정치적 처분이다. 이 인간의 권력 앞에 신정정치의 준엄함을 교회가 보여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더 이상 교회는 정부에 티끌하나도 구걸하지 말라. 받는 순간 선지자의 사명을 감당하지 못한다. 스스로 정화하고 갱신하고 개혁하여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그들 위에 서야 한다. 교회가 세속 정치에 승리하는 길은 이런 힘으로 민초의 정치적 지지를 결집하여 그들을 사로잡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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