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심 취소’ ‘공소 기각’, “1·2심 재판비용 고소인 부담하라”
유승찬 목사 “하나님께서 어려움 통해 더욱 견고히 세워주셔”
기독교대한감리회 총회 재판위원회가 수지선한목자교회 유승찬 목사와 용인서지방회 전혜성 감리사에 내린 경기연회 재판위원회의 정직 판결을 무효로 돌렸다. 경기연회의 재판에 심각한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는 것인데, 일반재판에서도 보기드문 '파기자판'까지 나와 그 내막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총회재판위원회는 지난 7월 26일 서울 광화문 감리교 본부에서 위원회를 열고, 유승찬 목사와 전혜성 감리사가 상소한 '직권남용의 건'에 대해 '원심 취소' '공소 기각'의 파기자판을 결정했다. 또한 총회재판을 포함한 앞서 연회재판까지의 모든 소송비용을 고소인들에게 부담토록 했다.
파기자판은 상위 재판국이 상소건에 대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스스로 재판하는 것으로, 보통 대법원에서는 웬만한 하자가 아니고서는 사건을 고법으로 돌려보내는 '파기환송'을 명령할 뿐, 파기자판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
파기환송이 원심 재판국의 판결은 틀렸지만, 기존의 내용만으로 이를 다시 결정짓기는 미흡할때 이뤄지는 것과 달리, 파기자판은 앞서 이뤄진 절차, 내용만으로 원심 재판국이 틀렸다고 확신할 때 이뤄진다. 당연히 파기자판은 최종 재판국이 직접 사건을 마무리하기에 더이상 불복할 수 없다.
교회측에 따르면 총회재판위원회는 이번 판결에서 원심인 경기연회의 재판을 정면으로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총회재판위는 최종 판결문에서 "치유 불능의 하자"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도 없이··· " 등의 매우 강력한 표현으로 경기연회 재판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꼬집었다.
또한 총회재판위는 앞서 연회재판위가 감리교 헌법인 교리와장정에 명시된 기본적인 재판 절차조차 지키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교리와장정에 따르면, 모든 소송은 먼저 화해조정위원회를 거쳐야 하는데 이러한 과정이 없었으며, 또한 기소를 담당하는 심사위원회에는 반드시 법조인이 포함되어야 하는데, 이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
이에 총회재판위는 교리와장정에 근거해 사건을 판단해야 할 재판위원회가 오히려 교리와장정의 절차를 지키지 않았기에 이를 '치유 불능의 하자'로 보고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스스로 사건을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
앞선 정직 결정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던 유승찬 목사는 이번 '파기자판' 결정에 대해 매우 상식적인 판결이라 환영하며, 더 이상 교회가 분쟁치 않고, 온전히 회복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유 목사는 "이번 사건을 겪으며, 스스로도 교회도 매우 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어려움 속에서 우리를 견고히 서도록 해주셨다"며 "이제 교회가 하나되어서 더욱 단단히 서 가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또한 브레이크스루기도회, 여름단기선교, 청장년집회 등 코로나로 멈췄던 다양한 교회 프로그램들이 재시작되고 있다며, 현재 교인들의 열정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상태라고 덧붙였다.
수지선한목자교회 성도들도 크게 환영했다. 한 성도는 "그간 이 사건을 바라보며 너무 마음이 아팠다. 왜 우리교회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까 되새기며, 목사님과 교회를 지키는 일에 앞장섰다"면서 "전 성도들이 혼연일체로 위기를 극복했다. 이번 결과는 성도들이 함께 울부짖으며 기도한 것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성도 역시 "안타까운 시간을 지나 이제 다시 십자가 앞으로 온전히 나아갈 수 있어서 너무나 감사하다"고 기뻐했다.
앞서, 수지선한목자교회의 성도들은 경기연회의 판결 직후, 성명을 내고, 경기연회 재판의 부당함과 유승찬 목사 및 전혜성 감리사의 무죄를 주장하며, 교계의 관심과 도움을 호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