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신임 교단장협 출범 문턱에서 일단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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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같은 이름의 두 개의 단체가 나와 ‘정통성’을 두고 문제를 일으켰던 교단장협의회가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초 먼저 활동을 시작한 한국교회교단장협의회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지난 5월 김동엽목사(예장 통합측)와 안명환 목사(예장 합동측), 이신웅 목사(기성), 김대현 목사(기침) 등의 당시 각 교단 총회장들과 전용재 감독회장(기감)이 중심이 되어 결성됐다. 이후 세월호 관련 회개기도회와 특별법 제정 촉구 등의 세월호 관련 활동을 벌였으며, 지난 7월에는 △녹색한반도 통일화합나무 7천만그루심기 △5대중독(알코올, 마약, 도박, 게임, 성) 예방 △출산장려 및 자살예방을 위한 생명존중 △에너지 및 근검절약 △청소년 바로 세우기 등의 ‘5대 범국민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지난해 10월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김경원 목사)의 ‘2014 한국교회 신임교단장 초청 축하모임’에서 새로운 교단장협의회를 설립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신임 교단장들이 중심이 된 이들 교단장협의회는 기존 한국교회교단장협의회에 대해 인정치 않았으며, 그들의 활동에 대해서도 각 교단에서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이후 양쪽 다 별다른 활동이나 대립이 없었으나 최근 신임 교단장협이 다시금 본격적인 출범 의지를 보이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 6월 30일 서울 여의도 CCMM 빌딩에서 교단장협의회의 정통성 계승과 복원을 위해 21개 교단 임원들이 모였으나 특별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흩어졌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 총회장과 총무들이 모인 이날 회의는 △교단장협 복원 여부 △복원할 경우 조직 구성 등 두 가지 안건을 다뤘다.

특히 조직 구성과 관련, “인가된 4년제 신학교 혹은 신학대학원대학교를 두어야 한다”는 회원 자격과 임원 및 실무진 조직안 등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제시되기도 했다. 조직안은 상임회장단과 공동회장단, 서기, 회계, 감사를 두는 임원회와 25명 내의 운영위원회, 그리고 사무총장 및 사무국을 포함하고 있다.

우선 복원 여부에 대한 토론은 “기구의 성격을 먼저 논하자”는 최성규 목사(한기총 증경대표회장)의 건의로 시작했다.

최 목사는 “배포된 자료에서, 복원할 경우 명칭을 가칭 ‘한국교회 교단장회의’로 할 것을 제안하고 있는데, 친목적 느낌이 강하다”며 “그런데 이는 뒤에 예시된 조직안과 다소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또 이것이 과거 교단장협을 이어가는 기구인지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정영택 목사(예장통합 총회장)는 “교단장협 복원을 두고 ‘또 하나의 연합기관’을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있다”면서 “이런 점에서 한기총이나 교회협 등 기존 연합기관들의 사업에 전혀 간섭하지 않으면서, 큰 틀에서 방향과 대안을 제시하는 정도의 기구였으면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교단장협의 복원은 무난히 결정될 것으로 예견됐다. 복원 자체를 문제 삼는 이는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종문 목사(통합피어선 증경총회장)가 ‘한국교회교단장협의회’와의 관계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논의의 방향이 전환됐다.

원 목사는 이미 교단장협이 구성되어 활동을 하고 있는 상황에, 신임 교단장들이 다시 단체를 만든다는 것에 대해 원론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원 목사는 “구태여 다시 만들 필요가 있느냐. 실질적으로 큰 교단의 총회장들이 다 모였었다. 여기에 함께 참여해서 가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홍정 목사(예장통합 사무총장)도 “한국교회 전체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가야 할 문제”라며 “갈등의 씨앗을 품고 출발하지 않도록, 먼저 충분히 논의를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백남선 목사는 “그런 모임이 있는지 몰랐다”고 말하며, 기존의 ‘한국교회교단장협의회’와의 마찰 가능성을 사실상 시인했다.

이들은 한국교회교단장협의회와의 관계 문제 등에 대한 해결을 담당할 일종의 전권위원을 뽑아 후속 처리를 맡기기로 결의하고, 준비위 7개 교단 대표에게 이에 대한 구성을 일임했다. 결국 복원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다.

이 밖에 이날 회의에선 교단장협을 복원할 경우, 연속성을 위해 현 총회장 외에 직전 총회장과 부총회장도 회원에 포함시킬지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교회교단장협의회의 실무를 맡고 있는 장헌일 장로는 “이런 시점에 교단장협마저 성도들과 국민들에 안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 송구스럽다”고 또다시 일고 있는 교단장협 논란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장 장로는 “누가 정통성이 있고, 대표성이 있느냐는 지금 중요한게 아니다. 본질은 한국교회를 위해 한국사회를 위해 어떤 일을 할 것이고,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이다”며 “비본질적인 부분에 집착해 논쟁을 하면 결국 우리는 중요한 부분을 놓친다. 하나님이 기뻐하는 단체가 되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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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아직 끝나지 않은 두 개의 교단장협의회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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