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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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 국회대강당에서 NAP 독소조항 반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했습니다. 가보니까 여당 국회의원들은 안오고 야당 국회의원들만 왔습니다. NAP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여야를 초월해서, 크리스천의원들이 서로 손을 잡고 독소조항을 수정하도록 해야 하는데 정말 아쉬웠습니다. 더구나 야당 국회의원들은 NAP에 대한 문제를 안보, 경제, 국가 기본 정책까지 싸잡아서 함께 비판하는 것입니다. 물론 야당의 의원들이야 그런 입장일 수밖에 없겠지만 마치 그 자리가 야당을 위한 포럼의 자리로 둔갑을 해 버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니, 그 자리는 마치 반정부운동의 자리와 같았습니다.

저는 출범 메시지를 맡았는데 제 차례가 와서 강단으로 올라갔습니다. 저는 미리 준비한 원고를 접어두고 즉흥적인 메시지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최대한 균형적인 메시지를 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여러분, 저는 정치인이 아니고 목회자입니다. 그래서 중립적이고 균형적으로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남북정상회담과 평화조약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응원하고 박수를 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NAP안에 있는 독소조항은 참으로 우려스럽습니다. 인권이 무엇입니까? UN 인권 헌장 29조를 보면 윤리, 도덕에기초를 하고 공익에 반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국가 인권위원회는 인권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서구에서의 인권운동의 선도자는 윌버포스고 미국에서는 마틴 루터 킹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래봬도 마틴 루터 킹 퍼레이드 재단에서 국제평화상을 받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당시 마틴 루터 킹 보다 더 과격하고 급진적 인권운동을 했던 마르콤 엑스가 있었습니다. 그는 조지아주와 몇몇 주에서 백인들을 다 쫓아내버리고 흑인공화국을 만들자고 주장했습니다. 백인들을 적폐 중의 적폐로 생각하고 흑백간의 편가르기를 하는 인권운동을 했던 거지요. 물론 그는 일부 흑인들로부터 마틴 루터 킹 보다 더 큰 지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우리 중의 대부분은 그에 대한 존재 자체도 모르지 않습니까

그러자 뒤에서 막 그만해, 그만해, 내려와!” 이런 소리를 지르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조금 전에 한 야당의원이 법무부의 인권정책을 마련한 담당관을 비판하자 죽여, 죽여!”를 외친 사람이었습니다. 정말 극단적인 생각과 표현을 하는 사람이지요. 그러나 저는 계속 메시지를 이어갔습니다.

반면에 왜 마틴 루터 킹은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고 존경을 받고 있습니까? 그는 흑인과 백인을 화해시키고 통합하는 평화적인 인권운동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저 조지아주의 붉은 언덕에서 흑인과 백인이 함께 손을 잡고 살아가는 그런 세상을 꿈꾸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훗날 그의 비도덕적인 과실들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노벨평화상을 받게 되었고 여전히 미국 사람들이 그가 탄생한 날을 기념하여 공휴일로 지키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도 편가르기식 선동을 하지말고 정말 소통하며 통합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특별히 정부가 인권운동을 앞세워 편가르기식 선동을 하지 말고 상호 간에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면서 소통하고 화해하고 통합하는 인권정책을 펴야 합니다.”

그랬더니 또 그 쪽에서 막 소리를 지르는 것입니다. “내려와, 지난 번 국가조찬기도회 때 문재인을 상찬했던 것부터 회개해!” 그래도 저는 아랑곳하지 않고 메시지를 이어갔습니다.

지금 우리는 한반도에 평화의 꽃씨를 뿌리고 북한의 핵 폐기와 종전선언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그러면 언젠가는 피흘림이 없는 복음적 평화통일이 이루어질 수도 있을 텐데 그때 이러한 극단적 인권정책이나 조례를 북한 주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또한 과연 북한 지도부가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우리 정부는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합니다. 이 일을 위해서도 우리가 하나가 됩시다. 우리 한국교회 뿐만 아니라 타종교도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특별히 종교는 사회의 마지막 항체요 보루요 저항인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저항인자가 되어서 이 독소조항을 수정하도록 합시다. 이를 위해 우리 모두가 하나 되어 끝까지 싸웁시다

그러자 우레와 같은 함성의 박수가 나왔습니다. 물론 도중에도 함성의 박수가 나왔습니다마는, 그러나 소리를 질렀던 몇몇 분들은 자기중심의 확증편향성과 선택적 지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한 마디로 극우 중의 극우의 확증편향성을 가진 사람들이죠. 지금 우리는 보수가 되었건 진보가 되었건 절대로 편가르기를 하면 안 됩니다. 무조건 동성애를 인권으로 포장해서 선동정치를 하려고 하는 진보 쪽도 큰 문제이지만, 아군에게 총질을 하면서까지 극우적인 확증편향성에 사로잡혀 과격한 발언을 하고 좌충우돌하는 사람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극우건 극좌건 무조건 편가르기식으로 우리 사회를 선동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것입니다. 물론 편가르기를 하는 것은 정말 쉽지요. 극단에 서서 상대를 비판하고 증오하는 거야 정말 쉬운 일입니다. 그러나 상대와 서로 소통하고 설득하며 대화로 풀어나가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어렵지만 그것이 크고 진정한 지도자의 길이지요. 솔직히 저는 그 분들 보다도 건강한 교회 생태계를 위해 더 많은 희생과 헌신과 눈물을 쏟은 사람입니다. 이런 일을 위해서 얼마나 배후에서 활동하고 후원하고 희생했는데요. 저 또한 정말 극단적인 발언과 행동을 해야 할 때는 그렇게 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아도 될 때에는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죠. 저는 그런 극단적이고 과격한 행동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마음속으로도 그들에게 총질은 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함께 손잡고 일해야 하니까요. 공항으로 출국하는 길은 하늘이 캄캄하고 비가 쏟아져 차가 몹시 막혔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맑은 하늘을 꿈꾸며 저는 비행기와 함께 이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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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목양칼럼] ‘아군에게는 총을 겨누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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